설화(雪化)
“...?”
“휘는... 널 편하게 해줄거다.”
담이는 당황했다.
나를 마음속까지 지배하려 들었던 자가, 갑자기 왜 생각이 바뀐것일까...
“휘에게 가면... 널 노비로 두지 않을것이다.”
결은 무엇인가를 꺼내 담이에게 던졌다.
“결정은 네가 하거라.”
담이는 결이가 던진 것을 집었다.
두루마리로 된 양피지였다.
“이것은... 무엇이에요?”
“네가 영리하다면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낼것이다. 알아내면... 내게 와서 너의
결정을 알려라.”
담이는 두루마리를 들고 방을 나왔다.
결의 말이 너무 모호해서 담은 어리둥절했다.
방으로 돌아온 담은 양피지를 펼쳤다.
생각하기도 전에 눈물이 고였다.
분명... 눈에 익은 필체...
아버지의 글이었다.
그것은 아버지가 세의 내역을 적어둔 것이었다.
헌데 이것을 어떻게 결님이 갖고 있는것일까?
담이는 생각을 잠시 접고 내역을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다.
동이 트고 있었지만 담이는 꼼짝도 않고 있었다.
이윽고 담이가 일어섰다.
한 손에 양피지를 꽉 쥔채.
“정말이냐?”
“네.”
“...정말이냐?”
“...네.”
무엇을 묻고, 무엇을 대답하고 있는것일까.
방안의 공기는 무거웠다.
묻는 결이나 대답하는 담이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그런데도 왠지 슬픈기운이 맴돌았다.
“후우... 알았다. 물러가서 기다려라.”
담이는 아옥이도 들이지 않은채 방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표정은 굳어 있었고 손 놀림은 정확하며 매서웠다.
무언가 단단히 결심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