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나이로 태어나 꼭 한번은 꿈꿔봤던 소망. 아녀자들이 어찌 이해하랴.
남들 보기에는 허무한 꿈일지 모르나 내게는 일생을 건 로망이었다. 사나이 가슴 속에 고이 잠들어 있는 로망, 그 세계의 문을 살짝 열어보자.
키우기 힘들다고 말들 한다. 활동파 장난꾸러기에다가, 모험심 많고,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니, 다치기도 쉽다. 슈퍼맨 흉내내며 장독대에서 뛰어내리다가 다리가 부러지질 않나, 파워 레인저처럼 격투하다가 얼굴에 멍들고 울질 않나. 포켓몬, 케로로, 이누야사, 디지몬 등등 각종 TV프로그램 속 주인공들을 흉내내며 그처럼 되기를 원하고, 이때부터 남자들은 워너비 캐릭터를 가슴 속에 하나 둘 만들어간다.
꿈꾸는 캐릭터가 좀더 확고하게 자리잡는다. 기계 속에서 이리저리 휘날리던 설탕이 한데 뭉쳐서 솜사탕의 형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떤 이는 암흑가의 대부가 되고자 하고, 어떤 이는 17대 1로 이기는 격투가가 되고자 한다. 또 다른 이는 가만히 있어도 여자들이 달라붙는 인기 최고 '오빠'가 되고 싶어하고, 다른 이는 친구를 위해서 목숨도 버리겠다며 영원한 우정을 맹세하는 의리파가 되고자 한다. 또 황야의 무법자, 킬러, 무사도 빠지지 않는 단골 로망이다.
나이가 들수록 현실화 된다. 인상 한번 쓰면 가족이 쥐 죽은 듯 고요해지는 권위 있는 가장이 되고자 하고, 이 난세의 시대에 회사의 구원투수로 떠받들어지는 존경 받는 인물이 되고자 한다. 현역 은퇴 뒤 칩거생활을 해도 여기저기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기를 바라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올 만한 권력과 명예를 갖고자 한다.
이렇듯 사회, 가정 등 실생활과 연결되어진 로망이 하나 둘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허무맹랑해보이던 로망을 버리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래된 고향이다. 가슴 한 켠에 쌓아놓고 가끔씩 꺼내보고 새로이 마음을 다잡게 되는 것이다. 무료한 삶을 때때로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에너지원이 되기도 하다. 남자의 로망은 가능성이 있기에 아름답다.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 있겠지라는 믿음. 오늘도 남자들은 로망을 간직한 채 거친 파도를 헤치고 나아간다. 이때 여자의 역할이란? 그들의 로망을 들어주고 고개를 살짝 끄덕여주는 것. 그거면 족하다. 출처/글/젝시인러브 문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