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채널이 화력이 세서 올리게 됐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최근 서울 내 가장 유명한 대학병원 중 하나인 아산병원 마저 수술해줄 의사가 없어, 안타깝게 사망한 간호사의 기사를 보며 작년 10월 저희 할머니의 허망한 죽음이 떠올랐습니다. 급성 뇌출혈이 온 할머니는 구급차를 타고 대형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응급실에서는 앞에 환자들이 많아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다가 골든타임을 놓치고 뇌의 반이 까맣게 죽어버렸습니다. 이후 뇌출혈과 뇌경색이 함께 온 할머니는 중환자실에서 말 한마디 못하시고, 가족들을 한 번 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처음에는 할머니를 빨리 처치해주지 않은 병원이 원망스럽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병원도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환자가 와도 수술해 줄 의사가 없었습니다.
10년 전부터 생명을 다루는 필수과인 외과의사(일반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외상외과 등) 부족은 계속해서 지적되어왔지만, 잠깐 이슈가 된 뒤 묻혀졌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벌써 잊혀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도 안타깝게 사망하는데, 저희 할머니 같은 일반인 피해자는 얼마나 많았을까요? 저희 할머니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여러분과 여러분 가족의 소중한 생명이 꼭 지켜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간곡한 청원의 글을 쓰게 됐습니다.
“우리가 수술이 필요할 때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이미 15년 전인 2007년부터 외과 의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2007년 기사를 살펴보면, 서울대병원만 1,500여명의 외과환자가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KBS, 2007). 현재는 달라졌을까요? 오히려 심화됐습니다. 의사 숫자가 부족하면 수술을 다 소화해 낼 수 없고, 그만큼 환자들은 많이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암은 더 진행이 되고, 급한 수술의 경우 골든타임은 지켜질 수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 그리고 우리 가족들이 뇌출혈, 암 등 수술이 필요한 질병이 걸렸을 때 수술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 기간을 전문가들은 10년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이면 10년 뒤에는 맹장이 터졌을 때 응급 수술해줄 의사를 찾기조차 어려울 것이며(SBS, 2022.08.15), 중증 질병은 끝내 수술도 못 받고 길에서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조선일보, 2022.08,13).
“외과에 지원하는”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왜 의사가 부족할까요? 정확히 왜 외과의사가 부족할까요? “워라밸 없는, 개원도 못하는 외과의사의 현실”에 대해 저도 몰랐습니다. 의사 월급 평균 1천만원, 2천만원이라고 하지만 그건 평균의 오류이며, 하루 평균 12시간-16시간 일하는 고강도 수술 스케쥴, 수술 수련 및 공부, 학회 참석, 이틀에 한번 병원 당직, 말도 안되는 수련기간 동안의 월급, 주말 없는 삶, 당장 미용 의원의 의사와 비교해보면 자신이 걷고 있는 일에 대해 자괴감에 빠진다고 합니다.
실례로, 간이식 수술은 최소 5~6명의 의료진이 한 조를 이루며 수술시간은 기본 8시간으로 집중력과 체력이 요구된다고 합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간 이식의 경우 의료진 수가는 비용으로 환산하면 800만원입니다. 단순 술식으로 계산하면 간 이식팀 8시간 수술을 감안할 때 1시간 당 100만원이며 투입된 의료진 5~6명으로 나누면 집도 의사 1명의 시술료는 20만원에 불과한 셈이니 (병원신문, 2016.05.03), 쌍커풀 수술을 240만원으로 잡았을 때 1/12 수준입니다. 3시간 동안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할 위절제술은 1/4 수준이구요. 미용을 위한 수술과 생명을 살리는 수술의 차이가 이 정도라는 겁니다. 알고 계셨나요?
이우용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삼성서울병원 외과)은 "외과를 전공하고도 3분의 1은 요양병원으로, 나머지 5분의 1은 미용 시술이나 점을 빼는 일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사명감을 갖고 외과에 들어온 젊은 수련의들이 현실에 절망해 고난도 수술을 포기하고 있다"고 (뉴스 1, 2020.11.12) 이야기합니다.
서울성모병원 외과 송교영 교수도 “의대생과 인턴이 외과 전문의의 미래를 좋지 않게 보는 이유는 결국 수가 문제다. 환자를 살려내는 수술보다 비급여(미용성형 등) 수술을 하면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수 있다. 거기서 느끼는 좌절감이 있기에 수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래 의사들도 (전공으로) 외과를 선택하기 힘들 것이다.” (청년의사, 2020.09.07)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들이 외과를 기피하는 것을 비난할 수가 없었습니다. 의대생을 무작정 늘리자고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를 늘린다한들 외과를 선택할까요? 제가 의대생이라고 해도 선택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의사라면 외과를 선택하시겠나요?
수가가 너무 적어 수술할 병원이 없어지고,
환자는 계속 기다려야 합니다.
현재 수가(의료행위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는 돈) 체계는 외과 수술을 하면 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여서 중증 환자 수술이 가능한 인프라를 갖춘 병원이 줄어가고 있습니다. 생명을 구할 힘들고 어려운 수술일 수록 수가가 낮아 해당 과 지원자가 없고, 있더라도 결국 돈을 벌 수 없어 개원조차 힘든 현실이 필수의료 붕괴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비현실적 수가 체계가 만들어낸 기막힌 현실입니다(머니투데이, 2022.08.27).
김용배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저는 4명으로 구성된 세브란스병원 뇌혈관팀을 책임지는 교수입니다. 4명중 제가 개두술(두개골을 절개해 뇌를 노출시켜 진행하는 수술)을 가장 많이 합니다. 인건비, 재료비 다 합해 수술원가의 104%를 소진합니다. 1년 내내 수술하면 병원에 4%의 손실을 끼치는 셈입니다. " 라고 합니다(머니투데이, 2022.08.27).
우리나라에서 심장 수술 때 쓰는 관도 해외에 비하면 현저히 싸게 책정되어 있어, 수가가 터무니없이 낮으니 동남아에서 쓰는 재료를 아직도 쓰고 있습니다(조선일보, 2022.08,13). 이런 상황 속에 의료진의 이탈은 더욱 가속화되고, 결국 환자는 계속 기다려야 하며 시기 적절한 치료 및 수술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의료수가가 적다고 국민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피해만 쌓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바꿔나가야 합니다.”
첫번째, 대한민국 국민들이 필요시 안심하고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헌법 제35조 제1항 건강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통해 건강권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건강권은 위협받고 있습니다. 필요할 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번 아산병원 간호사의 안타까운 사망과 같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목도되고 있습니다.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 과목에서 충분한 숙련의를 확보하지 못한 우리 의료 체계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여, 부디 대한민국 국민이 필요할 때 치료와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두번째, 외과의사의 처우를 개선해야합니다.
외과를 선택하는 의사들(전공의, 전임의, 교수 등)의 처우를 개선하여 이들이 이탈하지 않고 끝까지 수련 과정을 마쳐 국민을 치료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인력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전공의 부족은 ‘전공의 수련 포기, 사직으로 인한 교수들 야간당직 → 의료진 전체 번아웃→ 전공의 지원율 하락’ 이라는 악순환(조선일보, 2022.08.26) 으로 이어지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입니다.
현행 전공의법은 국가의 지원이 의무 사항이 아니며, 정부가 전공의 교육에 책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족하여, 상급 종합병원이나 수련 병원에 전공의 교육을 일임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미국과 캐나다 등은 전공의 수련 비용을 정부가 다양한 형식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양질의 전공의 교육을 통해 우수한 의사를 양성해내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이익이라는데 뜻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부디 국가가 책임지고 세부적이면서 충분한 보상을 통해 외과의사의 처우를 개선해주시기 바랍니다.
세번째, 외과 수술 수가를 조정해야 합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수가 체계를 단번에 뜯어고칠 수 없으니, ‘필수 의료 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응급, 난이도, 위험도 등을 고려한 외과 수술의 수가를 조정해주시기 바랍니다. 나아가, 건강보험 재정개혁의 발판이 될 수 있기를 간곡히 희망합니다.
저도 몰랐습니다. 외과의사가 10년 뒤가 아니라 지금도 외과의사가 없어서 수술 못 받는 현실 속에 그 다음 피해자는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여러분의 가족도 될 수 있습니다. 부디 뜻을 모아 주세요.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을 위해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의 골든타임이 위험합니다.
꼭 지나치지 마시고,
1. 다음의 링크에서 동의해주세요. 간단한 가입 후 동의를 눌러주시면 됩니다.
2. 구글 서명폼에 서명해주세요. 약 5초의 시간만 소요하면 됩니다. 해당 서명은 보건복지위원회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 관련부서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 국민동의청원링크
https://petitions.assembly.go.kr/status/registered/E2D519CDAA6705BEE054B49691C1987F
∎ 구글서명폼
https://docs.google.com/forms/d/1TQYgZrbVzrU-5yOOb1UrWXZaPrtpO3Q0ShVaA_K1KQA/edit
[참고문헌]
“아산병원마저 속수무책? 의사 없어 환자 돌려보내는 K의료의 민낯”, 조선일보, 2022.08.14. https://naver.me/G3Kr0icV
“의대생과 인턴이 외과 선택하지 않는 이유를 아십니까”, 청년의사, 2020. 09. 07. https://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2581
[심층취재] 위기의 외과 ‘의사가 없다’, KBS 뉴스, 2007. 12. 7.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1472119
"3분의 1은 요양병원에, 외과수술하면 적자", 뉴스 1, 2020. 11. 12.
https://www.youtube.com/watch?v=23twALIcsqY
“무너지는 응급의료…10년 뒤 맹장 터져도 수술 어렵다". SBS 뉴스, 2022.08.15.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860724&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간이식 수준 세계 최고 Vs 수가는 최저(?)”, 병원신문, 2016.05.03.
https://www.kh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1239
“외과수술 할수록 적자… 원가 80%인 수가 정상화해야”, 조선일보, 2022.08.13
https://www.chosun.com/national/welfare-medical/2022/08/18/3OY2AE56MBAHRDGDZ3ASZTFAJA/
“개두술하면 병원 4% 손해…신경외과 의사가 증언한 기막힌 현실” , 머니투데이, 2022.08.27.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82510434095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