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있으면 꼭! 사립학교 보내세요
ㅇㅇ
|2022.09.18 10:54
조회 140,049 |추천 406
안녕하세요 5년차 초등교사입니다.
솔직히 아직도 공교육에 큰 기대 갖는 분들 없으시죠? ㅋㅋ 저도 나중에 아이 낳으면 학원 돌리고 무리해서라도 사립학교 보내려구요.
첫 발령 후 몇 년간 수업 준비하느라 주말은 다 반납하고 아이들에게 사랑, 관심, 정성 다 쏟아부었는데 돌아오는 건 민원이더라구요.
이제부터라도 철저하게 관심 끄고 아이들을 그냥 1년 보는 고객으로 생각하고 대충 일하는데 너무 편하고 좋아요.
웃기게도 민원도 안 들어옵니다ㅋㅋ
수업의 질이요? 그냥 교과서로 대충 수업합니다! 지루해보여도 어쩔 수 없어요. 수업 관련 영상물 잘못 보여줬다간 영상으로 시간 떼운다고 민원 들어오거든요 ㅎㅎ 모둠 학습도 무서워서 못해요~
숙제요? 안 냅니다! 애가 학원 숙제때문에 힘들어하는데 학교 숙제까지 하려니 부담이라고 연락오거든요~
맞춤법 틀리는 아이들 수두룩한데 그냥 흐린 눈 하고 넘어갑니다. 받아쓰기? 일기? 검사하려면 제 힘만 들고 민원 들어오기 딱이거든요. 안 하면 저는 편하죠.
솔직히 다들 공교육에 크게 기대 안하시잖아요?
제가 가장 현타왔던 거는요.. 말 안 듣는 아이 한 명 붙잡고 혼내면 민원이 들어오니까 보통 반 전체 대상으로 말을 꺼내는 편인데 혼나야 할 아이는 반성 기미가 전혀 안 보이고 들은 척도 하지 않는데 다수의 선량한 아이들이 제 눈치를 보면서 주눅들어있는거..
처음엔 마음이 참 싱숭생숭했어요. 소수의 몇몇 때문에 죄없는 아이들이 피해받는게 맞나.. 근데 어쩌겠어요. 딱히 해결책이 없는걸요. 잘못했다간 내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수도 있는데!
솔직히 처음엔 그렇게 예쁘던 아이들이 이제 딱히 예쁘지도 않아요. 누가 또 어떻게 말을 잘못 전달해서 나를 이상한 교사로 만들까 싶구요.
아무튼 여유 있으신 분들~ 꼭 사립 학교 보내세요!
제 주변에 이직 준비하거나 그만 두려는 젊은 교사들 많아요 ㅎㅎ 앞으로 점점 공교육의 질은 낮아질겁니다.
아무리 교사가 사명감으로 일하는 직업이라지만 아무 힘도 없이 어떻게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이어가겠어요?
제 또래 교사들은 연금도 제대로 못 받을거고 학창시절 비슷했던 성적의 친구들이 대기업 가서 내 월급의 몇 배 받는 거 보니까 현타도 오긴 합니다.
혹시 교대 지원하려는 분들도 말리고싶네요!!!!
방학? 육휴? 요즘은 대기업도 육휴 보장되고 연차 빵빵합니다
저는 10년전의 선택에 대해 상당히 후회하고 있으니 부디 현명한 선택하세요.
- 베플ㅇㅇ|2022.09.1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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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쓰려고 거의 십년만에 비밀번호 찾았어요. 글쓴분보다 아주 조금 경력 많은 현직 초등교사입니다. 저는 공교육과 사교육의 범주와 역할은 정말 다르다고 생각하며 여전히 수업연구 열심히 합니다. 교과서로 대충? 안해요. 학기초에는 교재연구로 초근도 하고 힘들어도 반 안에서 단 한 명이라도 배움이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에서 항상 열심히 준비합니다. 또, 교욱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글쓴분께서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작성했는지 충분히 공감합니다. 월급도 박봉에 연금도 거의 없다시피하고 열정 가지고 수업하다가 말 한 번의 실수로 아동학대로 신고당하고 모두 몸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인거 모르는 교사가 어디있나요. 저도 정말 별 거지같은 상황 다 겪어봐습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께서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대단한 사명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이 직업을 업으로 삼았으니 감내해야 할 부분도 있어야 하고 정 힘들고 감당하기 싫으시다면 다른 직업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베플ㅇㅇ|2022.09.1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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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이 키우는 엄마지만 학생인권 챙기느라 교권 떨어진 생각하면 좀 안타깝네요 힘내세요 샘~~
- 베플ㅁㅁ|2022.09.1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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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로서 처음에 욕하러 들어왔는데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손발 다 잘리고, 입도 묶여서 뭘 할 수가 없어요.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일도 안 생기지요…
- 베플ㅇㅇ|2022.09.1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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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생님 이렇게 자조적으로 글은 썼지만 정말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없는 분이었다면 이런 글도 안 쓰고 현타도 안 왔을거임... 별난 학부모, 아이들 많은거 알지만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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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ㅋ|2022.09.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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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언제는 그렇게 대단한 교육활동 하셨다고ㅋㅋㅋㅋㅋㅋㅋ 하기싫으면 때려치세요 불쌍한 애들 인생 망치지말고요 너 아니라도 열정넘치는 교사 널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