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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엄마가 된 옆집누나

해내리 |2022.10.17 06:35
조회 2,587 |추천 0

일단  

편의상 제목을 저와같이 붙이긴 했지만 수정을 좀 해야겠네  

정확히는 ‘옆집누나’가 아니고 ‘윗집누나’야.  

천상  

우리집안 내력과 곡절을 설명해야 이야기를 풀어나갈수 있겠군  

난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이후엔 쭉  

서울 강동의 32평짜리 아파트에서 아버지와 같이 살았지  

아버지는 그때 대기업에서 부장급 간부로 일하실때고  

보통 아버지는 자가용으로 회사로 출근하시고  

나야 버스로 네정거장 거리가 되는 학교에 다닐때인데  

 

근데 아마 내가 중학교 1학년때인가 2학년때쯤  

우리가 사는 아파트 10층에 새로 이사온 누나가 있었어  

- 참고로 우리집은 3층이야.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고향은 전북 정읍이고  

다섯 살 터울의 언니와 함께 고향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함께살며 직장생활을 하는 그런 누나였나본데  

우연히도 아버지가 다니시는 회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  

위치한 은행에서 일하는 고졸 여사원 누나였던거야.  

그때 나이는 20대 중반정도로 나하고는 열세살차이  

아버지하곤 열다섯살차이나는 누나였지  

 

근데 그렇게...아버지 회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은행에서 일하는 여직원 누나가 그것도 같은 아파트에 산다니  

아버지가 하루는 이렇게 제안을 하셨지  

‘같이 출근하지 않겠냐 ?’고 차로 태워다줄테니  

근데 이쯤되면...이건 누가봐도 남자가 여자한테 작업거는 모양새 아닌가  

하지만 우리 아버진 생각보다 순수하다면 순수하다고 할 수 있고  

쑥맥이라면 쑥맥같은 면이 있는분이라  

제3자는 물론 당사자인 그 누나나 심지어 ‘누나의 언니’ 입장에서도  

‘이거 뭔가 이상하다. 혹시 다른 저의가 있는 것 아닐까 ?’  

그런 의심을 할만하지만  

정말 처음 아빠 의도는 그저...  

같은 아파트 사는 이웃 아가씨가 우연히 알고보니 직장도 근처라  

사실상 출퇴근길이 같으니 차를타고 같이 출퇴근을 하자는것일뿐  

그 외 다른 의도는 없었어.  

 

다만 그렇게 한 시간이 1년쯤 지났을때지  

처음 그렇게 – 대충 내가 중학교 1학년떄쯤 – 아빠랑 같이 차를타고  

출근을 하는 윗집누나  

그렇게 좀 시간이 지났는데  

아버지가 하루는 나한테 좀 나무라시듯 말씀하시더라구  

‘너 왜 윗집누나한테는 인사도 안 하냐 ?’고  

그러면서 덧붙여서 말씀하시기를  

‘윗집누나가 너 인사도 잘 안하는 것 같고 말도 잘 안하는 것 같고  

무뚝뚝해보여 별로’라 그러더라구...  

 

허...  

근데 이건 솔직히 내 입장에선 좀 억울한 이야기야  

일단 앞서 이미 설명했지만 나야 버스를 타고 네정거장 거리에 있는  

학교에 다닐때고  

아버지는 차로 그렇게 윗집누나를 같이 태워서 출퇴근 하실때니까  

일단 시간이나 위치적으로 내가 윗집누나와 마주하게될일은 별로 없어  

물론 아버지 출근시간이랑 내가 학교갈 시간이 – 아버지 출근시간이  

나보다 대략 10여분정도 늦긴 하지만...그래도 아버지가 좀 일찍 회사에  

가시게 되거나 내가 어찌어찌하다보니 학교갈 시간이 좀 늦다보면  

어쨌든...그 누나와 마주치게될 일이  

없지는 않지  

 

물론 그럴 때 얼핏 아버지가 그 누나 차에 태워주시는 모습  

몇 번 본적이 있어. 하지만 난 어차피 학교갈길 바쁜몸이고  

대충 먼발치에서 보니...누나야 출근길이니 당연히 말쑥한 양복정장에  

...그러고보니 제법 늘씬한 키의 미녀에 특히 검은색 긴 스타킹이  

인상적이더라...뭐 대충...그 정도 느낌은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기로  

학교가기 바쁜 내가 그 누나한테까지 일부러 인사할일이  

뭐가 있겠나 ? - 혹 어떤이들은 ‘아무리 그래도 이웃에 사는 누나고  

아버지하고도 그 정도 인연이 있는 사람이라면 인사까지는 몰라도  

아는체정도는 했어야 하는 것 아느냐 ?’고  

인사성 없는 날 나무랄지도 모르지만  

거듭 해명이자 변명을 하자면  

나도 학교갈길 바쁜데 하물며 아버지가 그 누나 차에 태워다 주시는데  

거기까지 일부러 가서 인사할일은 별로 없어...  

 

그리고...  

평상시에 동네에서 내가 그 누나랑 마주칠 가능성도  

솔직히 그리 많지는 않다고 봐야겠지  

어쨌거나 나도 학교에 가지 않고 누나도 출근하지 않는 휴일이나  

주말오후쯤이라면 모를까  

그 외엔 내가 그 누나랑 마주칠일은 그리 많지 않아.  

물론 내가 하다못해 동네 마트에 생필품이라도 사러가다  

그 누나랑 마주쳤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은데  

일단 앞에서 설명했지만 난 보통 학교갈길 바삐 서둘 때 그렇게 우연히  

아빠가 그 윗집누나 차에 태워주시는걸 몇 번 본게 전부기 때문에  

거리상 ‘먼발치’라서 그 누나 체격이나 몸매(...)까진 확인할수 있을지 몰라도  

누나 얼굴을 가까이서 볼일은 거의 없었어  

 

그리고 나나 그 누나나 휴일에 동네에서 쏘다닐때는  

당연히 평상복 차림일테니  

아침에 – 그것도 어쩌다 한두번 – 대개는 말쑥한 정장차림으로 출근하는 누나를  

먼발치에서 본게 전부인 내가  

츄리닝 바람이나 평상복 차림으로 동네에서 돌아다니는 윗집 누나 얼굴을  

알아볼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아  

 

여하튼 아버지 말로는 그 누나가 나한테  

아는체를 몇 번 했는데 인사도 안하고 슬쩍 째려보고 지나갔더라 하더군  

난 기억에 없는데...솔직히 내가 학교 갔다와서 평상시에  

그리 자주 쏘다니는 사람도 아니고 – 게다가 난 교회라던가 이런 신앙생활  

같은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니  

동네 구멍가게에 생필품 사러갈 때, 비디오 빌리러갈 때  

그리고 한달에 한번 이발소에 머리깎으러 갈 때  

그 정도 외엔 쏘다니는 일이 별로 없는 사람이야  

헌데 그런 나를 윗집누나는 알아보고 아는체든 인사든 몇 번 건넸다는데  

난 인사도 안 하고 슬쩍 한번 째려만 보고 지나가더라는게  

아버지의 증언(!)인 셈이지...  

 

시간이 좀 흘렀고  

아버지가 윗집누나와 재혼을 생각하고 계시다는걸 알게된게  

내가 중학교 2학년이 된 여름무렵의 일이지  

그러고보면 아버지가 윗집누나를 출퇴근때 태워다주시고 한지  

대략 1년여정도의 시간이 지난 시점인데  

그러고보면 아버지 입장에서  

그냥 같은 아파트 사는 이웃집 아가씨가 우연히 직장도 근처고 하니까  

출퇴근시 태워다주겠노란 애초 의도는 순수했는지 몰라도  

‘순수한 의도’가 ‘순수한 정분’으로 발전할수도 있다는걸  

깨달은 순간이라고나 할까.  

 

다만 막상 그렇게 되자 자연스럽게  

내 문제를 고민하시기 시작하더군  

여하튼 윗집누나가 아버지한테 이야기한 내 인상은  

‘말수도 적고 무뚝뚝해보여 별로다’라는 것 아닌가  

그리고 이미 그때 아버지는 큰아버지들과  

그 문제를 상의하고 계셨나보더군  

큰아버지들이야 젊은시절 이혼한 막내동생이  

지금이라도 다시 좋은사람 만나 재혼을 한다니 기쁘고 감사한 일이지만  

그 말수적고 무뚝뚝한 게다가 이제 한참 사춘기인 중학생 조카녀석이  

열세살차이밖에 안 나는 젊은 새엄마와  

제대로 적응하며 살수 있을까  

그걸 고민하신 모양이야  

 

아버지와 큰아버지들은 그때 이미  

정 상황이 좋지 않으면 OO이(나)를 큰아버지 댁에서 사촌형들과  

같이 지내며 살게하는 방안을  

논의중이셨다하더군  

헌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난 그게 더 싫었어.  

입장바꿔 생각해봐. 한참 자기주장 강하고 자신만의 세상을 갖고싶어할  

그 중학생 나이에  

자신보다 열 살많은 사촌형들과 함께 사는게  

뭐 그리 좋을지...  

 

그리고 이제사 하는 고백이지만  

원래 나도 윗집누나 마음에 들었어  

뭐 먼밮치에서 바라본 윗집누나에 대해 무슨 남다른 감정이나 그런걸  

품을일까진 없겠지만  

여하튼 그런대로 키도 크고 늘씬하고 이뻐보이는 – 거리상 얼굴까지 자세히 볼수는 없어서 그렇지 -  

그런 누나...그런대로 괜찮다는 생각 했거든  

하지만 그렇더라두 그게 어디...그런 상황에서 쉽게 표출할수 있는  

감정은 아니잖아  

가령 학교가는길에 우연히 본 정장차림의 윗집누나에게  

또는 – 츄리닝 바람이든 무엇이든 – 주말에 동네 오가다 우연히 만난  

- 여하튼 새엄마 눈엔 그때 그런 내가 ‘인사도 제대로 안하고 흘깃 째려보고만 가는 아이’  

정도로 인식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마찬가지야. 아무리 그렇기로 학교가는길에 그렇게  

정장차림으로 출근하는 윗집누나에게  

또는 주말에 길가다 사복차림으로 우연히 만난 윗집누나에게  

‘누나~~~!!! 저 누나 마음에 들어요. 누나 좋아요 !!!’ 이렇게 달려들수야  

없는일이잖아. (그건 그냥 변태지 !!!)  

그러니 난 윗집누나를 출근길에 보게되건 주말에 동네 오가다 보게되건  

그냥 먼발치에서 슬쩍 바라보고 난 내갈길 가거나 내볼일 보러가는  

그리고 따지고보면 그게 가장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 아닌가 ?  

상식적으로 이웃집 사춘기 소년이 그냥 아침 등굣길에나 우연히 보고  

휴일날 동네 마트갈 때 잠깐 스치듯 보는 이웃집 누나랑  

뭐 그리 다정하게 이야기하고 인사나누고 할 일 있겠나  

 

따라서 아버지가 재혼의사를 밝히시며 내 의사를 진지하게 물으실때도  

난 그냥 내 특유의 무뚝뚝한 표정으로  

‘전 괜찮아요’ 이 말 외엔 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지  

그렇다고 내가 그 상황에서  

‘우와~~~!!! 아빠 저 새엄마 생기는거 좋아요. 저 윗집누나 좋아해요 !!!’  

이렇게 말할수도 없는거고  

그렇다고 정 반대로  

‘싫어요 !!! 저 큰아버지랑 사촌형들이랑 같이 사는건 죽기보다 싫어요 !!! 그냥 좀 불편  

하더라도 새엄마랑 살래요 !!’  

이렇게 말하는것도 그렇잖아.  

내 말은...다른 사람들이 볼땐 내가 그렇게 말수도 적고 무뚝뚝한 그런 X으로  

보였을지 몰라도  

내 입장에선 그렇게 나오는거  

- 가령 재혼의사를 밝힌 아버지한테 ‘전 괜찮아요’ 하고 짤막하게 답한다던가  

길가다 가끔씩 보는 윗집누나 그냥 가끔 곁눈질로 흘끔 쳐다보고 난 그냥  

내갈길 가는게...나로선 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표현방식이  

될 수밖에 없지...그 이상 내가 무슨 다른 표현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소리지..  

 

어쨌든 일단 아빠와 새엄마의 재혼날짜는 잡혀졌어  

내가 대체로 큰 거부반응을 보이지는 않는 것 같자  

아버지도 일단 큰 탈은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하신것인지  

윗집누나와의 재혼을 결심하신거지  

헌데 진짜 공교로운일이 하나 생겼어  

일단 아빠와 윗집누나는 그해 12월...  

그러니까 대략 12월 10일 정도로 결혼날짜가 잡혀졌는데  

동남아로 한 열흘정도 신혼여행을 떠났다 돌아오시기로 했는데  

그 뒤 1월 한달여동안 아버지가  

유럽출장을 가셔야할일이 생겼거든  

그러니까 아버지가 결혼하시고 신혼여행 다녀오셔서 얼마안돼서  

한달여동안 해외출장을 다녀오셔아하기 때문에  

그동안 사춘기인 나와 20대 중반의 젊은 새엄마가  

한달여동안은 집에서 함께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것이지  

설상가상으로 난 겨울방학때...  

아버지 입장에서 보통 머리아픈일이 안될 수가 없어  

보통 아무리 그래도 새엄마와 전처자녀들 사이게 불편하면  

남편이...아버지가...그 중간에서 중재역할을 해줘야하는데  

그 중재역할을 해줘야하는 아버지가...  

결혼하고 신혼여행 다녀와서 얼마 되지도 않아  

부재한 상태에서 나와 새엄마가 – 그것도 겨울방학기간에 -  

단둘이 함께 보내야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거야  

​ 

사실 회사 입장에서도 여하튼 부장급 간부인 아버지가  

젊은 여성과 재혼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런일이...배려가 될수있는일은 아니지  

사실 아버지 말로는 원래 회사에선 정 난감하면 출장을 보낼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바꿔주겠다고 이야기도 했는데  

허나 그건 되려 아버지가 받아들여선 안 되는 일이지  

가령 아버지 입장에서  

‘저...죄송하지만 아시다시피 제가 곧 젊은 여성과 재혼도 하는데  

그리고 애가 아직 사춘기 중학생이고 곧 겨울방학인데  

그런 상황에서 제 젊은 아내와 사춘기 아들녀석이 함께 지내게되면  

여러 가지로 불편해질수 있으니...’ <<-- 이런식으로 말했다간 회사 짤리지 !!!  

그러니 아버지 입장에서도  

여러 가지로 난감하지만 어쩔수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거야  

가령 출장을 떠나는 날짜 정도야 하루이틀 정도 조절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새해벽두부터 아버지가 젊은 아내를 한국에 그것도  

사춘기 아들과 단둘이 있도록 놓아둔채  

한달여간 유럽출장을 다녀와야하는 일정 자체엔  

변한 것이 없었어  

 

일단 결혼식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지  

사실 그 전에 윗집누나가...무슨 개인적인 용무나 문의같은 것 때문에  

우리집에 몇 번 들른적도 있고 어차피 피차 정식으로 인사도 해야하니  

우리집에 아예 들어온적도 없지는 않아  

하지만 그런 상황이라고 해서  

내가 딱히 할말은 없는 그 상황 자체는 달라질게 없지  

생각해봐. 까놓고 말해서 개인적인 용무나 문의사항이 있어 아버지를 만나러온  

윗집누나한테 그 아버지 아들인 내가  

무슨 달리 할말이 더 있을수 있을지  

따라서 그런 상황에서도 내가 딱히 다른 무슨 할말이 없는 상황 자체는  

변하지가 않는다 그런 이야기지  

 

다만 그러다보니 내 입장에서도 좀 답답해지긴 했어  

앞에서도 말했지만...난 윗집누나 그런대로 호감이 갔어  

게다가 그런 윗집누나가 아버지의 재혼상대라니  

더더욱 기분이 묘해지기도 했고  

허나 막상 그러니 오히려 윗집누나한테 뭐라고 말 붙이기가  

더 어색하고 어려워지더라  

 

게다가 어차피 대화라는게  

피차 공통된 관심사가 있어야 대화가 잘 이어질수 있다는 것은  

사춘기 중,고생 정도라면 충분히 판단할수 있는 문제야  

근데 과연 사춘기 남학생인 나와  

20대 중반의 성인여성인 윗집누나가 가질수 있을만한  

공통된 관심사가 과연 뭐가 있을까  

게다가 난 공교롭게도  

이공계 출신인 아버지와 달리  

관심분야가 주로 역사라던가 정치,종교,철학 이런 인문계분야라  

이런 관심분야가 20대 중반의 젊은 새엄마와  

공통된 관심사가 될수 있을지는  

나 역시 힘들고 어려운 문제였어  

가령 내가 그당시 즐겨읽던책은 삼국지나 초한자,열국지 같은 중국고전  

아니면 무슨 격동30년이니 제3공화국이니 하는  

근현대사 정치비화집이야  

헌데 그런 사안들 20대 중반의 여성이 관심가질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  

역시 중학생이라도 아주 바보나 아둔한 사람이 아닌 다음엔  

충분히 판단 가능한일 아닐까 ?  

- 가령 굳이 사춘기 여고생으로 치환해 판단해본다면  

여자애들이야 대개 로맨스 소설 같은거 보고 테스 같은 영화 보면서  

지들끼리 토론하고 논쟁벌일 그런 때 아닌가  

그러니 하물며  

삼국지,초한지,제3공화국 따위 관심있는 사춘기 소년이  

20대 중반의 윗집누나와 공유할만한 관심사는  

그리 많지 않을것이란 것  

충분히 판단 가능한 일이지  

 

마침내 운명의 날이 다가왔어  

아빠와 새엄마가 결혼하는 날이 말이지  

나는 아침부터 큰아버지들이 직접 챙겨 구해준 말쑥한 양복정장을 차려입고  

아버지의 결혼식장으로 갖지  

신부대기실로 들어가  

새엄마되실 윗집누나한테 정중히 인사를 드렸어  

신부화장 화사하게 한 새엄마는 출근길에 잠깐 우연히 볼때나  

동네에서 사복차림으로 몇 번 보았을때와는  

사뭇 또다른 분위기이기도 했는데  

새엄마가 뜻밖에 나한테 악수를 청하더라  

나도 새엄마와 악수를 했지 공연히 가슴이 뛰었어  

그리고 새엄만 날 살짝 품에 안아주기도 하시더라구  

큰아버지들은 여하튼 막내동생의 재혼상대이자 조카의 새엄마가 될 여자가  

아이와 잘 지내보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 같아보여  

흐뭇하게 웃으시더군  

 

아빠와 새엄마의 신혼여행 일정은 동남아 태국으로  

열흘정도 다녀오시는거였는데  

좀 뜻밖에 비상사태가 생겼어  

실은 아버지와 새엄마의 귀국예정일인 12월 20일경  

수도권에 이례적인 폭설이 내려 수도권 교통은 물론  

김포공항도 엉망이 되어 비행기가 뜨고 내릴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  

동남아라든가 외국에 있는 한국인들은 대개 그래서  

일본이라던가 중국을 우회해 제주나 김해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제3노선’을 택했다고 해  

- 근데 중국을 우리가 자유롭게 오갈수 있는데 아직 ‘김포공항’이 있는 시절이면  

시대적배경이 자연스레 90년대 중,후반정도가 된다. 그치 ^^;;  

 

어쨌거나 아빠와 새엄마도 일단 태국에서 도쿄로 갔다가  

거기서 제주행 비행기를 타고 거기서 다시 목포로 가는 비행기를 탄뒤  

거기서 기차를 타고 서울까지 올라오는  

밖으로 한바탕 삥 도는 우회노선을 통해  

집으로 돌아오실 수밖에 없었어  

결과적으로 실제 도착예정일인 20일보다 이틀이나 늦어진  

22일에나 들어오신거지  

돌아오는길이 폭설사태로 워낙 비상이고 엉망이어서 그런지  

아빠와 새엄마닌 이미 제풀에 지쳐 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못하시고  

씻지도 못하시고 바로 풀썩 쓰러지시더라  

 

사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부터야  

여하튼 아빠는 해외출장 문제로 다시 외국으로 나가셔야해  

그렇게되면 겨울방학을 한 나는 이후 한달을  

새엄마와 단둘이 지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는거지  

근데 원래는 아빠가 아무리 그래도 1월1일 신년 벽두부터 떠날필요가 있냐며  

하루,이틀 정도는 날짜를 늦춰도 무방하지 않느냐며 회사측과 조율을 했었던건데  

오히려 현지상황이 급박하다며 아빠에게  

원래 출국예정일보다 이틀정도 빨리 나가야한다고 해서  

아빠의 출국일은 12월 29일.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신지 불과 일주일만에  

다시 그렇게 해외출장을 나가야했고  

난 그때부터 새엄마와 함께  

한달의 시간을 보내야하는 상황이 발생한거지.  

 

사실 아빠의 결혼식날  

새엄마가 새엄마의 언니와 하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게 있어  

- 새엄마한테 언니라도 어쨌든 그냥 이모라고 불러야 하겠지만  

솔직히 ‘새엄마’까진 몰라도 새엄마의 언니한테까지  

‘이모’란 말은 입에 쉽게 안 붙더라  

허나 어쨌든 나랑 열세살 차이나는 새엄마보다도 다섯 살이나 많은 어른이니  

나하고는 스무살 가까이 나이차이나는 분이니  

존중해드려야겠지  

- 반대로 새엄마한테 한 열 살어린 동생이 있는 상황이라면 어떨뻔했을까 ^^;;;;  

 

‘힘들면 언제든 그냥 내 집으로 올라와. 내가 있잖아.’  

그러고보니  

아빠가 10층 누나랑 결혼을 한거니까 10층 이모는 아직 그장 계속 거기 사는거고  

새엄마에겐 생각보다 ‘친정언니’가 꽤 가까운곳에 있는 셈이니  

이모 입장에선 어쨌든 중학생 아들까지 있는 중년의 이혼남과 결혼하는  

자기 동생이 걱정되어서인지  

그런식으로 말을 했던 것 같아  

- 새엄마와 10층이모 부모님이 언제 왜 돌아가신건지는 뒤에서 또 따로 설명할게  

 

막상 그렇게 아버지가 해외로 떠나시고 다음날  

새엄마가 내게 묻더라. ‘혹시 짜장밥 좋아하냐 ?’고  

그때까지 사실 짜장면은 먹어본적 있어도 짜장밥은 먹어본 경험이 없어서  

좀 겁나고 두렵기도 했지만  

아버지도 안계신 첫날부터 새엄마와 부딪히긴 싫어서인지  

난 그냥 순종적으로 ‘네’라고 대답했어  

허나 나의 이런 평범한 말투도 새엄마에겐 여전히 무뚝뚝하게 느껴졌는지  

좀 답답해하는 표정을 짓더라  

여하튼 새엄마가 부엌에서 한바탕 지지고볶고 한 뒤 만들어준 짜장밥  

사실 태어나서 처음 먹어본것인데  

생각보다 맛있더라  

두 번째날에는 새엄마가 나한테  

‘두부참치찌개’라는걸 해줬는데  

역시 생각보다 맛이 있었어  

근본적으로 새엄마가 요리솜씨가 제법 있었고  

무엇보다 생각보다 내가 새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입에 맞았다고나 할까. - 새엄마가 해주는 메밀국수,콩국수도 입에 맞았지만  

상식적으로 메밀국수나 콩국수는 여름에 먹는 음식이지 겨울에 먹는 것이 아니니  

여기선 생략한다 ^^;;  

여하튼 생각보다 새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내 입에 맞았다는 것은  

생각보다 새엄마와 내가 소통이 쉽게 이뤄질수 있다는  

청신호이기도 했어  

새엄마도 내가 자기가 만들어주는 음식을 좋아하는 것을 보니  

퍽 다행이다는 표정을 짓더라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어  

10층 이모가 하루는 영화표 두장을 갖고 와서는  

새엄마에게 건네주며 이러더러  

‘이거 요즘 애들 좋아하는 영화인가보던데 한번 OO이(나) 데리고 가 보라’고  

영화는 글자그대로 요즘 10대-20대 사이에 한참 인기라는  

한 하이틴형 멜로영화였어  

그러고보면 10층 이모도 생각보다 센스있는 사람 같더라  

또 어쨌든 그만큼 나이와 연륜이 있어서인지 생각이 좀 깊은건지  

솔직히 새엄마의 이모되는 이가 그것도 동생이 동생의 의붓아들과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일부러 그런 이벤트 자리를 만드는 일은 웬만해선 잘 없을거아냐  

여하튼 덕분에 난 새엄마와 함께 – 그것도 10층 이모가 건네준 티켓으로 함께  

영화를 한편 보러가기도 했지. 사실 난 그전까지 본 영화는  

가끔 동네 비디오가게에서 빌려본 홍콩영화가 전분데  

생각보다 새엄마와 함께 본 영화가  

재미있더라  

다만 막상 그렇게 새엄마와 함께 영화관에 가니  

좀 분위기가 어색하긴 했어  

막상 가보니 관객들 대다수가 10대-20대 커플들이더라구  

그러니 그네들 입장에선  

대략 중학생 – 내가 좀 앳된 얼굴이라 초등학생으로 오해했을수도 있어 – 쯤 되어보이는  

아이가.  

엄마는 분명 아닌거 같고 누나라고 해도 나이가 좀 들어보이고  

- 게다가 자기 친누나랑 일부러 그런 하이틴영화 보러올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  

이모나 고모쯤 된다고 봐야하나...그런 20대 성인여성과  

대략 초등학교 5-6학년 내지 중학교 1-2학년 정도로 되어보이는 소년이  

함께 하이틴 멜로영화를 보러왔다는 것  

좀 어리둥절하다면 어리둥절한 풍경이었겠지  

다만 어쨌든 새엄마와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새엄마완 뜻밖에 생각보다 쉬이 가까워져갔어  

 

새엄마와 소통이 잘 이뤄진 계기는 또 하나가 있었는데  

보니까 새엄마는 뜻밖에도 주말에 공영방송에서 해주는  

시대극형 주말극을 즐겨보는 것 같더라고  

내용이 대충 구한말에서 일제-해방때까지 이어지는  

근대사를 다룬 드라마인 듯 한데  

나중에 알고보니 새엄마는 그런 근현대사 다룬 시대극을  

꽤 좋아하는 것 같더라  

하긴 사실 그런류의 근현대사 시대극도  

적당히 멜로섞어 만들면 제법 아기자기하고도 슬프게 스토리를 엮을수도 있으니  

굳이 역사나 시사같은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즐길만한 오락거리는 될수 있을거야  

 

한편 새엄마는 새엄마대로  

내 책장에 즐비하게 꽂혀져있는 책들을 좀 흥미롭고 관심있게  

살펴보더라  

새엄마 입장에선 이제 중2 마치고 어느덧 중3 올라가는 그 정도 나이대 소년이  

무슨 삼국지니 초한지니 열국지니 하는 중국고전  

아니면 무슨 ‘격동 30년’이니 ‘제3공화국’이니 하는 정치비화집  

그런거 좋아한다는게 좀 특이하고도 신기하게 보였는지  

아니면 어쨌든 그 아버지는 이공계 출신이고 직장도 그런 계통의  

대기업에 다니는데  

아들은 되려 관심사가 인문계 분야라는게  

새엄마 입장에서도 좀 신기하게 느껴졌던 모양이야  

 

사실  

새엄마와의 소통이 잘 이뤄진데는 그보다 앞서  

중요한 일이 있었어  

아빠가 그렇게 해외출장을 떠나시고 그 다음날  

아빠가 원래 1월1일 떠나게 된 일정을 이틀 앞당겨 떠나시게 된거니까  

사실상 한해 마지막날이 된 셈이네  

여하튼 난 다짜고짜 새엄마 앞에 엎드려  

새엄마의 두 발을 부둥켜안고 한바탕 슬피울었어  

사실 처음엔 약간의 연기와 과장이 좀 들어가긴 했는데  

왜 거...연기가 계속되면 실화가 된다고  

처음엔 좀 과잉해서 보인 연긴데 막상 들어가니  

실제 그간 느꼈던 외로움이나 아픔 이런게 한바탕 북받쳐올라서인지  

그냥 새엄마의 두발을 부둥켜안고 한바탕 울었지  

 

새엄마는 당황하고 어리둥절해서 ‘왜 그러냐 ?’고 물었고  

난 그냥 솔직히 대답했어  

그냥...그동안 여러 가지로 힘들고 무섭고 외로웠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어른이 되는게 무섭고...세상을...이 힘든 세상을 혼자 살아갈 자신이 없다며  

그런 내 솔직한 속내를  

새엄마 앞에서 고백했어  

새엄마는 당황하면서도 그런 나를 딱하고 안타깝게 여겼는지  

내 품에 꼭 안아주더라  

내가 새엄마한테 말했어  

‘가끔씩 힘들 때 이렇게 안아봐도 되냐 ?’고  

사실 많이 힘들고 외로와서  

새엄마한테라도 가끔 의지하고 싶었는데  

느닷없이 그러면 새엄마가 날 이상한 아이로 여길까봐  

차마 하지 못했었다고  

원래 난 말도 잘 못하는 아이고 표현력도 부족한 아이라  

내 마음을 보일수 있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다고  

새엄마 품에 안긴채 한참을 울었지  

그러자 새엄마도 내가 딱하다는 측은지심이 몰려들었는지  

날 품에 꼭 안고 토닥거려주었지  

 

아빠는 실제 출장일정보다도 일주일이 더 길어진  

2월 초에나 귀국하셨는데  

한달여동안 생각보다 사이가 좋아진 새엄마와 나 사이를 보면서  

의아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하셨지  

한편 새엄마는 아빠와 결혼후 약 1년여가 지난  

내가 고1때 첫 임신을 하셔서 이듬해 딸을 낳았고  

이듬해 다시 둘째를 가져서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했을때쯤  

또 딸을 낳았지  

그렇게 난 여동생 두명이 새로 생긴거지  

 

한편 새엄마와 나 사이는 그런 일련의 사건들이 계기가 되어  

그런대로 무난하게 지냈고  

새엄마가 낳은 동생들을 나도 대체로 이뻐해주었기 때문에  

아빠도 새엄마도 흡족해하셨지  

다만 막상 고3이 다가오자 나는 여러 가지로 번민이 생겨  

다시한번 새엄마의 두 발을 부둥켜안고  

슬피울었지  

솔직히 대학들어가는거 자신없고 세상을 버텨낼 자신도 없다며  

차라리 고3되면 시험 안보고  

혼자 훌쩍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다고  

새엄마에게 솔직히 고백했어  

다른건 몰라도 고3 수험생이 대학입시를 보지 않겠다는 것은  

우리나라 보편적인 상식과 가치관에서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라서  

새엄마도 적잖이 당황하시며  

날 달래며 설득하려 하셨지  

 

고2가 거의 끝나가고 고3으로 올라가는 겨울방학 무렵  

하루는 새엄마가 날 불렀어 그리고  

함께 여행이나 떠나자고 제안하시더군  

내키지 않아하는 나를 거듭 설득하시며  

그렇게 새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떠났어  

새엄마가 데리고 간곳은 뜻밖에도 새엄마의 고향인  

전북 정읍이었어  

새엄마는 그곳에서 자신이 어릴 때 언니랑 살던곳이나  

새엄마가 다니던 학교등을 보여주며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등을 들려주셨지  

그러고보니 새엄마는 아빠와 결혼할 때 아니 그전부터  

사실상 부모님은 부재한 상태셨는데  

원래 새엄마와 10층 이모는 어릴 때 아버지를 잃었고  

그후 어머니 혼자서 딸 둘을 쭉 키우셨는데  

그러던 어머니마저 10층 이모는 20대 초반 그리고  

새엄마는 아직 고2때쯤 되던 무렵에  

사고로 세상을 떠나셨다 하더군  

10층 이모도 아직 그때 20대 초반 어릴때지만  

새엄마는 더 어린 아직 고2때라서  

아버지없이 자란몸에 엄마까지 그렇게 잃게되어  

더 힘든시간을 보냈다고 하시더군  

그야말로 그땐 이대로 세상을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어 하셨다고 해  

 

그리고 10층 이모가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기도 한 새엄마와  

단둘이 남은 상황에서 혼자 직장생활이라도 하며  

동생을 먹여살리려 하다  

새엄마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  

함께 서울로 올라와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쭉  

살아오신거라 하더군  

여하튼 새엄마도 많이 힘든 사춘기시절을 보낸셈인데  

그런 자신을 그래도 버틸수 있게 해준게 10층 이모...  

즉 새엄마의 언니덕분이었다며  

나한테도 힘내라고 격려해주시더라  

솔직히 그런 새엄마의 손길과 따스한 음성 아니었으면  

나 진작에 정말 대학 포기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새엄마의 그 부드러운 격려의 음성이  

차마 그런 새엄마를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서라도  

더 이상은 ‘대학 포기하겠다’는 말은 꺼낼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되었어...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내가 수능을 봐야하는날이 다가왔지  

새엄마는 일전에 내가 그렇게 대학 자신없고  

차라리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다느니 어쩌느니  

그런말을 1년전에 했던게 마음에 걸려서인지  

혹시 얘가 진짜 시험 안보고 어디로 사라져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되셨는지 손수 차에 태워서  

수험장까지 데려다주셨어  

수험장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려야할 때  

새엄마가 내게  

갑자기 내 손을 살며시 잡아보며  

키스해주셨지...  

아...  

그 어떤 격려의 말보다도  

감동의 물결이 밀려오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난 새엄마의 키스를 받으며 떨려오는 가슴으로  

그리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걱정말라고 시험 잘보고 오겠노라하고는  

새엄마를 한번 안아본뒤  

수험장으로 향했지  

 

시간이 흘렀어...  

새엄마 키스의 힘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어쨌든  

경기도에 있는 4년제 대학 철학과에 무난히 합격했고  

이후 군대에 다녀오고 취직을 했지  

한편 우리집은 내가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 강동에서  

경기 분당의 40평 아파트로 이사를 했고  

그러고보면 우리집이 강동으로 이사를 갔던게 대략  

내가 초등학교 5-6학년때쯤 일인데  

그후 대략 15년 세월을 강동에서 살다가  

경기도 분당시민이 된 셈이로군  

하지만 난 경기도의 대학에 다니게 되면서  

인근에서 하숙을 하면서 일주일에 두 번정도 집에 들어오곤 했기 때문에  

이미 몸과 마음은 정서적으로 강동에서 멀어져있을때이기도 해  

새엄마는 차츰 자기 아이들 키우는데 좀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  

그렇다고 나한테 소홀히 대하거나 구박을 했던건 아니고  

뭐 그런대로 무난하게 새엄마와의 사이도 이어져갔어  

그렇게 세월이 흐른거지  

 

어느덧 내 나이 서른이 되고  

새엄마가 낳은 동생들도 대략 초등학교 6학년,4학년  

그쯤의 나이가 되었는데  

난 직장에 취직을 했고...다만 그때까지  

장가를 가지 못했지  

새엄마는 나이 어느덧 40을 넘긴 중년의 귀부인이 되었는데  

슬슬 걱정을 시작하시더라 내가 여태 장가를 안 간 문제를  

그때 내가 솔직하게 새엄마한테 고백했어  

여자나 결혼,연애 이런문제 자신도 없고 관심도 없으니  

그냥 새엄마랑 이렇게 친하게 지내면서  

동생들 돌보면서 같이 살고 싶다고  

그런 날 새엄마가 설득해서  

맞선을 주선하시겠다 하더라고  

 

선을 본 대상은 뜻밖에도 새엄마의 학교친구의 조카되는 여자였어  

근데 앞에서 새엄마는 어릴 때 부모님 잃고  

그후 언니랑 둘이서 새엄마가 고등학교 졸업할때쯤  

서울로 올라왔다는 이야긴 했었지 ?  

하지만 새엄마가 중학교,고등학교 시절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중  

이후 서울로 올라와 직장생활을 하던가 서울로 올라와 시집을 갔던가  

해서 그렇게 서울에서 살고있는 동창이 몇몇 있었나보더라구  

그래서 마치 계모임이라도 하듯 그렇게 연락하면서 사는  

친구가 몇몇 있었나봐  

 

그래서 그런 친구중의 한명 조카되는이를 소개받았지  

그러니까 이를테면...  

새엄마의 친구의 조카되는이를 소개받은셈인데  

굳이 좀 더 정확히 따지자면 새엄마 친구분 되는이의  

큰오빠의 딸이라 하더라고. 그러니 그 오빠되시는분은 이미 50을 넘긴 나이고  

그 딸이니까 이제 나이는 20대 중반  

그런대로 적절한 나이대고...대체로 무난한 가족관계가 형성될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나 할까  

솔직히...100% 썩 맘에 드는 맞선 상대는 아니었고  

제대로 된 연애도 못해보고 이렇게 결혼하는게 억울하기도 했지만  

여하튼 그런대로 상대도 무난해보였고 또 새엄마 체면과 입장을 생각해서라도  

상대를 받아들이기로 헀어  

그렇게 결혼까지 이뤄진거지  

새엄마는 막상 내가 그렇게 결혼에까지 이르게 되자  

감회가 남다른 듯 날 꼭 한번  

안아주시더라  

 

새엄마를...사랑했냐구 ?  

허허 참...  

한두마디 단어로 쉽게 답변하기 힘든 그런 질문을  

이 시점에서 하면 날더러 어쩌라구.  

글쎄...사랑이라...  

세상에는 플라토닉과 에로틱 사이  

또는 친구이상 연인이하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운 복잡미묘한 수많은 감정선이  

존재한다고 해두자  

새엄마를...나는...  

엄마로서 사랑했을까...아니면 이성(異性)으로 사랑했을까  

아니면...성적 대상으로 사랑했을까...-.-;;;  

 

그거 하나만 간단하게 이야기하고 마무리하지  

나는 왜  

새엄마의 발을 부둥켜안고 울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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