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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아예 안하시는분들 계신가요?

ㅇㅇ |2022.12.24 00:06
조회 274,568 |추천 1,591


고등학교때 소위 말하는 은따인 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누군가 대놓고 괴롭히는건 아니지만 아무도 상대 안해주는 그런 친구요
안씻고 다니거나 이상한 행동을 한것도 아닌데 묘하게 겉돌았죠
1학년때부터 그랬던걸로 들었고 저랑은 3학년때 같은 반 되며 처음 만났어요
혼자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 조금 챙겨줬어요
절친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동수업 같이 하고, 제가 밥 먹는 무리에 끼워서 같이 밥 먹는정도?
그리고 같은 지역내 대학에 입학하며 캠퍼스에서 몇번 마주치면 인사하는 딱 그정도였어요

그러다 대학 졸업하고 한참 후, 그 친구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에 급히 장례식장으로 향했죠

그 친구가 편지를 하나 썼는데 거기에 제 이름이 있었어요
웃는 모습이 예쁜 ㅇㅇ아, 너는 나한테 유일하게 따뜻했던 친구였어. 떠나려고 하는데 니 생각이 났어. 정말 고마웠어.

친구 어머니가 건네준 짧은 편지를 읽고, 딸을 잃은 어머니가 저에게 고맙다며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고, 저는 참 많이 울었어요

나는 그 친구에게 그렇게 잘해주지 않았는데, 왜 마지막에 내 생각이 났을까. 났으면 전화 한통해주지. 힘들다고 말했으면 술 한잔은 샀을텐데. 아니다, 내가 먼저 안부 물어볼걸. 잘 지내고 있냐는 그 한마디 어려운것도 아닌데 왜 나는 연락 한번 못했을까. 여러 복잡한 생각이 들어 많이 미안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때 동창들은 한명도 오지 않았어요
제가 같이 밥먹었던 무리의 친구들한테는 직접 장례식 소식을 전했는데 안타깝다는 답장은 몇명에게 왔지만 직접 와준 친구는 한명도 없었어요

같은 지역내 살고 있는 친구들이 꽤 되고, 몇명은 장례식장 근처 동네에 거주하는걸로 아는데, 근데도 한명도 안왔어요

그래요 다들 사는게 바쁘니, 그렇게 친하지 않았으니 오지 않은거 이해했어요
그렇지만 안왔으면 그걸로 끝 아닌가요?
sns에 슬프다는 장문의 글은 왜 쓰는건가요?

오랜 친구가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웃는 모습이 이렇게 생생한데 널 어떻게 잊어야할지 모르겠다는 글을 보고 어이가 없었어요

또 한명은 남자친구와 고급 식당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더군요


댓글로는 동창 몇몇이 자기도 소식 들었다며 너무 마음 아프다는 댓글을 달고, 자기들끼리 울고 위로하고 신파를 찍고 있는걸 보면서 인간이란 대체 뭔가, sns가 뭐길래 이렇게까지 하나 싶어요

보여주기식이지만 이것도 요즘의 애도 방법 중 하나인걸까요?
이것도 시대의 흐름으로 봐야할까요?

그렇지만 저는 이해하기 어렵네요

sns를 원래도 귀찮아서 안 했지만 이젠 하고 싶지 않아요

저도 그렇게 변할까봐 무서워요

주변에서는 늘 왜 너는 sns 안하냐, 2030중에 sns 안하는 사람 처음 본다고들 하던데 저처럼 안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추가)

댓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제 주변에서 sns를 아예 안하는건 저 하나 뿐이라 이상하다는 시선을 많이 받았어요. 만나는 친구들이나 지인들 혹은 나이가 많은 직장상사들도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늘 사진부터 찍고 무언가를 써내려가기 바빠서, 제대로 얼굴보고 눈을 맞추고 얘기한게 언제였던가 하는 생각에 가끔은 씁쓸해지기도 했었죠.

또 나를 뺀 모두가 sns에 즐거운 일상을 올리고 정보를 얻고 소통을 하는 모습을 보며, 저 혼자 시대의 흐름에 올라타지 못한거 같아 초조할때도 있고 도태된 듯한 느낌에 우울할 때도 있었어요.

sns가 무조건 다 나쁜거 아니고 분명히 순기능도 잔뜩 있잖아요.
그래서 조금 힘들더라도 한번 시도해볼까 하고 있던 차에 친구 일이 터져서.. 이제는 정말로 하고 싶지 않아졌어요.

sns 가볍게 이용하면 득이 될테지만 저는 중독처럼 빠지지 않을 자신이 없거든요.

내 주변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어떤가 싶어서 글을 썼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하지 않고 계셔서 안심되기도 하고 이대로 살아가도 괜찮네 싶고 그렇네요.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야하는데 제가 나약해서인지 쉽지 않다는걸 느끼는 요즘입니다.

친구가 하늘에서는 따뜻하게 지내길 바라며 여러분들도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한해 마무리 잘하시기를.. 이만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추천수1,591
반대수19
베플ㅇㅇ|2022.12.24 09:24
일반인이 연예인병 걸린것 같아요. 저도 안합니다.
베플ㅇㅇ|2022.12.24 09:55
저도 그런인간들 싫어서 안해요 특히 링겔맞은사진 쳐 올리는거 진짜 황당 그 자체.. 남 아프다는 사진에 좋아요 누르기 뭐해서 스킵했더니 전화와선 자기 아픈사진 못 봤냐고 따짐ㅋㅋ목소리 들으니깐 쌩쌩하네 이러고 말았지만 관종들끼리 놀아라 생각하고 계정 다 삭제함 쓰니도친구들 하는행동 어이 없겠지만 그러려니 하세요 보여주기식으로 사는애들 못 고쳐요
베플남자|2022.12.24 00:23
저 sns안합니다. 굳이 할 필요 없어보이던데요..선택이지 필수는 아니잔아요
베플ㅇㅋ|2022.12.24 01:34
저는 원래도 안했고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지만 남에게 보여주기식 감성팔이 하는게 사회적으로도 이슈되고 영화 소재로도 흔히 찾을수 있을정도로 만연하죠. 아무리 그래도 주위에서 그런일 겪었다면 저도 참 가증스럽게 느껴졌을꺼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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