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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34 ] cool ~한 " 일처다부제 " 를 지지한다

시아 |2004.03.11 20:04
조회 8,189 |추천 0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떠 셨어요.

저는 제 애견이 점점 배가 불러와서

이제 곧 산모 시중을 들어야 할것 같아요. ^^*

그래도 글은 성실하게 올릴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

~~~~~~~~~~~~~~~~~~~~~~~~~~~

 

 

 

 

 

 

#34

 

 

 

 


‘ 띵똥, 띵똥, 띵똥. ’

 


그 잠깐의 행복이 끝나버린 것은 순식간이었다.


밥 숟가락도 놓기전에 시후가 일어나 문을 내다보고 있었고 체념한 듯 문을 열자 시후의 아버지가 기가

 

막히다는 듯 서있었고 뒤로는 희경이 눈에 불꽃을 뿜으며 서 있다.


조금 작은 키에 단단한 체구, 매서운 눈매를 지닌 시후의 아버지는 서슴없이 문을 들어서


시후를 쏘아 보다가는 자리에 앉았다.

 

 희경의 여전히 창백한 얼굴로 유미와 시후를 노려보고 서 있었다.

 

서서히 눈이 뒤집히는게 보였다.


차마 시아버지 되실분 앞이라 아무말 못하고 서 있었지만 시후와 유미가 나란히 입은 홈웨어를 갈기갈기

 

찢어 발길 듯 서있었다.


어쩔수 없이,  유미도 희경에게는 갈아 마셔 버리고 싶은 존재가 된것이었다.

 

 

 

 


유미는 급하게 식탁의자에 놓인 방석하나를 빼서 방바닥에 앉은 시후의 아버지 앞으로 밀어 놓았다. 

 

 고개를 들다가 시후의 아버지와  눈이 마주친 그 순간 유미는 시후와 전혀 닮지 않은 아버지를 보고 놀

 

랐다.

 

 


저번에 만난 시후의 어머니도 시후를 전혀 닮지 않았는데 그러고 보니, 시후와 선후만 유독 닮아 있었고

 

부모를 닮지 않은 이상한 자식들이었다.

 

 


“ 할 이야기가 있으니 너희들은 나가 있거라. ”


“ 저도 같이 있겠습니다. 저한테 말씀하세요. ”

 


“ 둘이서만 할 이야기가 있대두 ......”

 


시후의 아버지는 아무 말없이 시후를 노려 보고 앉아 있었다.

 


“ 괜찮아요. 시후씨. 조금 있다가 올라와요. ”

 


시후가 말없이 아래 세워둔 자동차로 희경을 데리고 내려가자 유미는 조용히 커피를 만들어 시후의 아버

 

지 앞으로 가져가 앉았다.

 


“ 어쩔 작정인거지? ”


“ 네… ”

 

 


시후 아버지의 쨍한 눈빛이  얼굴 위로 내리 꽂혔다.

 

눈빛만으로도 사람을 죽일수 있을 것처럼 두려웠다.

 

피하지 않으려 해도 눈길을 둘자리가 없어 유미는 손을 이마에 가져다댔다.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 야단을 치려고 온게 아니야. 유미씨에게 부탁을 하러 왔어요.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어려서 애들 엄마가 간암으로 죽었소.

 

   녀석은 그게 내가 엄마에게     관심을 안가져 준 탓이라 하며

 

나를 멀리 했고 언제나 반항했지. 지 동생 한테만 끔직하     지.

 

저녀석은 이미 나만의 자식도 아니요.

 

 첫딸을 끔직히 여기던 지 외할아버지의 양자 란 말이지. 이미 그 집안의 후계자야.

 

 나도 어쩌지 못해. 저애는 어릴때부터 제 동생과     엄마밖에 모르던 녀석이요.

 

새해 아침에도 내 아들이지만 그집안이 해마다 1월1일 아침 에 모여 예배를 보는

 

호텔로 가야 하는 녀석이란 말이지. 그나마 이제 겨우 마음을 잡았나 했더니 ,

 

저애를 더 이상 망쳐 놓지 말아요. 응, 부탁이야. 저녀석은 나하고는 도통  말도 안하려고 하니.....”

 


“ 죄송합니다. 시후씨를 사랑해요. 제가 잘 하겠습니다. 아버님,  ”

 

 


시후의 아버지는 한숨을 내 쉬며 말했다.

 


“ 지금 그 생각이 부질 없다는 걸 금방 알게 될거야.

 

 나 역시 저 대단한 집안의 딸과 결혼해서 하루도 마음 편한적 없었어.

 

  남자인 내가 그랬는데 유미씨가 어떻게 견딜건가?


   길이 아니야, 가면 피차 여러사람이 피곤해. 난 가볼테니 생각을 잘해요.


   내가 아니라 저애 약혼녀 집안에서 가만 안있어.


   지금도 어제밤에 저녀석이 집에 안들어 온걸 보고 희경이가 죽는다고 난리야.


   오죽 시달렸으면 내가 같이 왔겠어. 유미씨가 단념해줘요. 그앤 아직 어려요. ”

 

 

 


차근히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 하는 시후의 아버지 앞에서 말문이 막혀왔다.


시후의 아버지는 그렇게 돌아 갔다. 들어설 때 그처럼 코뿔소처럼 단단했던 어깨를 돌아서는 그 자리에

 

선 힘없이 늘어 뜨리고 있어서 더 기가 막혔다.


유난히 가슴을 파고 드는 시후의 습관이 가슴 아파왔다.


어쩌면 시후는 아직도 부드러운 어머니의 가슴을 꿈꾸는 여린 아이일지도 모르는데, 왜 지금 이 순간 이

 

렇게 가혹한 사랑앞에 무방비 상태로 서게 된것인지 답답해 졌다.

 

 

 


기운이 쭉 빠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있었다.

 

걱정스러운 시후가 뛰어 올라와 제일 먼저 한 것은 아무 말도 않고 유미를 안아 주는것이었다. 

 

 제일 먼저 느낀 것은 시후의 안온한 체온이었다. 시후에게서 전해져 오는 온기, 편안하고 눈물겨운. 유

 

미는 마약같은 시후의 안온함을 안고  안심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 그대로 가버렸나 했어. ”

 


시후가  또다시 그 미안한  얼굴로 유미를 내려다보았다.

 


“널 버리고 갈까봐?”

 


너무나 가엾어서 미칠 것 같다는  목소리로 시후가 물었다.


 유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핏기없이 뽀얗게 웃었다.

 

 


“걱정했어…조금.”


“왜?”

 


시후의 눈이 커졌다.

 


“나만두고 그대로 그여자를 따라 가버리고 없을까 봐.”

 

 


가만히 유미를 보던 시후가 유미의 이마에 입술을 갖다 댔다. 그리곤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 넘겨주며

 

나직하게 속삭였다.

 


“바보,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널 잃으면 난 죽어.”

 

 


시후가, 지금, 이대로 가방을 챙겨 유미의 손을 잡고 달아나자고 해줬으면 하고  유미는 생각했지만, 시

 

후는 그러지 않았다. 조용히 일어선 시후가 커피를 가져왔다.


유미는 자꾸만  후후 웃었다. 웃음이 났다.  웃는 유미를 보는 일이  안타까운지, 시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눈 앞에 이토록 가까이 앉아 있던 시후가  갑자기 왜 이렇게 멀게만 느껴지는지, 유

 

미는 곰곰이 생각했다.


점점 더 멀어져가고 점점 더 지쳐가는 자신이 두려워 치를 떨었다.

 

 온기 넘치던 그방에서 갑자기 한기가 느껴졌다.


시후를 올려다보며, 유미는 비로소 그 한기의 실체를 깨달았다.


어쩐지 시후가 쉽게 돌아 올수 없을 것만 같았다.

 

 


“언제… 언제 쯤이면 끝날까?”

 


“ 빨리, 끝낼게. ”

 

 


시후는 더 이상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서있었다.

 

 

 

 

 

 

 

 

 

시후가 출근하는 걸 보고  오성우를 만나 건축설계를 부탁하러 성우가 미국에 있을 때 친했다는 선배를

 

만나러 갔다.

 

 


“그 선배도 혹시 미국에서 살다 왔어?”

 


별의미 없이 무심하게  유미가 물었다.

 

차에서 내려 우이동 언덕 받이에  자리잡은 선배라는 사람의 사무실로 걸어가는 길이었다.

 


“뉴욕에서 2년쯤 룸메이트로 지냈어. 공부하느라고 , 굉장히 괴팍해. ”

 

" 그래?"


“  왜 ?”

 


“ 그냥 또 미국에서만 살았으면 말도 잘 못하고 또 어져져 할까봐.”

 


퉁명스러운 유미를  한 번 돌아보더니 오성우가 개구쟁이 같은 미소를 지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는 듯 묘한 표정을 보이는 오성우의 미소는 귀엽고  부드러웠다.

 

그 미소가 너무도 편안해서 유미는 하마터면 아침에 시후 아버지가 왔던 일을 말해버릴 뻔했다.


오성우가 담배를 꺼내 물었다.

 

 


“성우씨, 담배 안 피웠잖아. ?”


“담배 ?”

 


“ 응, 담배.”


“안 피웠는데 배우고 싶어. ”

 


“왜? ”


“유시후가 담배 피우는 모습에 반했다며......”

 


“뭐? 바보 아냐? ”


“좋아하는 사람한테 좋은 모습 보이고 싶은게 나빠? ”

 


“ 아휴~ 멍청이 그렇다고 공갈 담배를 피우겠다는 거야? ”

 


어린아이 같은 오성우를 구슬러 가며 일을 하는 것은 생각 보다 재미있었다.

 

성우는 꼭 중.고등학생 수준 이었다.

 

 

 

 

 

 

 

 


그날밤,  이상하게 시간이 고작  열한시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 진영의 빌라앞 골목길엔 가로등도 꺼져

 

있고 오가는 사람도 없었다.


아이들 저녁을 해먹이고 나오려고 하는데 막 퇴근해 들어오던 진영이 웃으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고 유

 

미는 늦었다고 그만 가보겠다고 그냥 나왔다.


진영은 미안한 마음에 유미의 차가 세워진 곳까지 바래다 주기 위해서 어둡고 좁은 골목길

 

을 유미와 함께 걸어 나왔다. 

 

 

 

 


 차 운전자는 만취한 상태로  과속으로 골목길을 들어 서서  유미의 차가 서있는 곳으로 돌진 해왔다 . 

 

그 차의 운전자는 이미 인사불성처럼 보였다. 

 

 그는 맨정신으로는 유미를 해치울 자신이 없었고, 정말로 돈을 필요로 하고 있었으므로  해치워 버리긴

 

해야 겠고 해서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밤 늦도록 술을 마셨고 운전을 했고, 갑자기 빨리 해치워 버리고 

 

싶어졌고, 그래서 과속을 하고 골목길을 침범해 돌진했다. 

 

 

 

  
  유미의 차옆에서 그차가 골목길을 빠져 나가길  기다리고 있던 유미는 누구보다 정확히 그 사고의 현장

 

을 목격할 수 있었다. 유미는 어디선가  낯익은 듯한 차가 큰 도로 저편에서 골목길로 달려오는 것을 보

 

면서, 설마 했다.


핸드백 속에 손을 집어넣어 자동차 열쇠를 꺼내던 중이었다 .

 

 차가 유미와 진영의 시야 속으로 좀더 가까이 들어왔을 때, 유미는 갑자기 눈이 어두워지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그 차 뒤꽁무니에 유미로서는 도데체 상상할 수도 없는 무서운 앞날의 시간들이 한꺼번에

 

매달려 달려오고 있었다.

 

 

 

 

그것은 아주  어둡고 잔인하며  정체를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악날한  복수였으나, 속도만큼은 맹렬했

 

다. 곧, 그차는 유미의 차의 트렁크를 치받고 보닛을 힘껏 받아 버리며 유미를 덮치기 위해 맹렬한 기세

 

로 몰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에야 유미는 그것이 함정임을 알았다.


위태로운 사랑을 선택한 복수가 이제 날을 세우고 덤벼들어 오는것이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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