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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교사

쓰니 |2023.01.15 01:41
조회 316 |추천 1
요즘 더 글로리로 학폭에 관한 이야기로 세상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드라마가 참 남의 얘기 같으면 드라마로 재미 있겠지만, 본인이 가해자거나 그 선생이거나 경찰이라면 내내 불편했기를 바랍니다.

1991년, 매일 이유를 알 수 없는 매질을 당하며 일년을 보냈습니다. 졸업 후 만난 동창들은 같은 얘기를 들려줍니다. 그냥 좀 돈 주고 말지, 너도 참 너다. 그 매질을 일년을 버텼으니.

저에겐 그 때도 지금도 지옥 같은 말이 있습니다. 항상 매를 들면서 보조개 패인 얼굴로
“졸업하고 다음엔 너희들을 위해 매를 든 내 생각이 제일 날꺼다” 그 저주의 말. 학생들에게 피가 나게 패면서 다음에 내가 제일 그리울 거라는 개 같은 소리를 너무 진실하게 말하던 그 음성.

사는 동안 그 말을 부정하기 위해
매사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내가 혹시 나태해지면 그 저주의 말 처럼 나에게 매질을 했던 당신이 떠오를까봐. 잘 살아서 당신의 그 저주를 풀어야만 했습니다.

사는 동안 가끔은 생각났습니다.
당신에게 맞아서 멍든 손등 종아리 허벅지 엉덩이 손바닥 뺨.
그리고 그 여고생의 마음.
우리가 잘 되라고 그랬다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는 접어두고 죽는 날까지 미안해만 하길 바랍니다.
사는 동안 당신이 불행하길 바라진 않았지만, 매질을 하며 히죽이던 그 어느날도 당신을 존경하거나 당신의 행복을 빌어주진 못했습니다. 그냥 하루가 빨리 끝나기를 바랬습니다.

야자 시간에 한명이라도 없으면 반장나와, 우리반 성적이 나쁘면 반장나와, 자습시간 시끄러우면 반장나와, 뭐라도 하나 꼬투리잡아서 반장나와 했던, 그 순간 순간들을 사는 동안 하루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당신에게 촌지를 주지않아서 내가 매일 매질을 당한 걸 지금도 부모님은 모르십니다. 그리고 나는 지금 꾀나 잘 지내고 있습니다. 허나, 당신이 그렇게 팼던 그 학생은 고마워 하기는 커녕 당신을 선생이라 부르지도 못하며 살았습니다. 선생님도 아니고 선생도 당신에겐 아깝습니다.

학창시절 왜 당신의 별명이 “ 개 ”이제 말할지요.
당신이 개 같아서가 아니라
사람을 개 패듯이 패서 개였습니다.

그래도 세상은 어쩌자고 아름다운지
다음 해에 좋은 선생님 만나서 30년 넘은 지금까지도 스승의 날에 선물 보내고 연락하고 안부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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