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가서 말 못하겠어서 날 아무도 모르는 여기에다가 익명의 힘을 빌려서 한번 말해봐
다름이 아니라 우리 엄마가 조현병에 걸린 것 같아. 한 2,3년전 ...? 그 즈음에 엄마가 누가 우리집 창문에 대고 담배를 핀다고 소리 지르고 이웃들이랑 싸워서 경찰까지 온 적이 있었어.
처음에는 그냥 엄마가 후각이 좀 예민한 편인가 싶었는데 내가 학교 때문에 먼 타지에 가서 집에 잘 못왔었거든 ? 그런데 내가 없던 그 사이에 증상이 많이 악화되어 있더라고. 담배연기 들어온다고 창문에다가 박스 같은 것들을 엄청 덕지덕지 붙여놓고 씨씨티비까지 설치해놨더라. 누가 담배 피나 안피나 집안에서 감시하려고 ... 정말 오랜만에 본가왔는데 우리집이 그렇게 되어있으니 너무 놀랐어
그때부터 이건 엄마한테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파악되더라고. 그래서 엄마한테 정신과에 같이 가서 진료를 받아보자고 권유해봤는데 아무래도 옛날 분이시다보니 정신과에 대해 안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어서 정말 싫어하더라. 말은 그냥 싫어했다고 설명하지만 진짜 역정을 내면서 거부하셨어 ... 쌍욕까지 들었거든 ...
증세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치료를 받아야되는데 강제입원은 너무 강압적이고 나도 겁이 나서 웬만해서 하고 싶지가 않아 ㅠㅜㅠ 그냥 같이 병원 가서 진료 받고 약이라도 타오고 싶은데 어떻게 말해야 잘 데려갈 수 있을까 ...
이 일 이후로 이제 나에게 힘이 되어줄 가족은 정말 한명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세상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느낌이고 이 모든걸 다 나 혼자 해결해나가야 한다는게 너무 서럽고...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엄청 받다가 결국 이번에 조울증 진단받고 엄마보다 내가 먼저 정신과에 다니기 시작했어.
엄마를 그동안 정말 미치도록 싫어했는데 이렇게 병에 걸리니까 걱정이 되긴 되는구나 싶어서 새삼 신기하기도 해.
어렸을 때 잘못하면 대__ 쇠봉으로 맞았었는데 학교 갈 때 괜히 자기가 때려서 다리에 든 피멍 보일까봐 여름에 반바지 못입게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였거든. 아빠랑 싸울 때 내가 울면서 말리니까 거슬린다고 9살이였던 내 뺨을 때렸었고 매일 술먹고 나한테 폭언하고 ... 그리고 심지어 새벽에 가정 있는 유부남 아저씨 우리집으로 불러서 잤었다 ? ㅋㅋㅋㅋㅋㅋㅋ 새벽에 물마시러 나왔다가 알몸인 그 아저씨랑 마주쳤었는데 엄청 오래 전 일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아주 또렷하게 기억나.
저거 말고도 더 있는데 너무 많아서 다 쓰지도 못해 ㅋㅋㅋㅋ ...인성 따위는 개나 줬고 인생 개차반으로 살아온 사람이라 그동안 한 행실이 더러워서 그대로 돌려받은건가 싶은데 엄마, 가족이라는 이름이 계속 나한테 걱정이랑 죄책감을 안겨줘. 그동안 나한테 했던 행동들을 생각하면 진짜 너무 혐오스럽고 용서가 안되는데 미친 사람마냥 담배에 집착하는거나, 인간관계 다 끊기고 방에 누워있는거 보면 사람 인생이 저리 기구할 수 있을까 싶어서 불쌍하기도 해 ...
그냥 불쌍함과 화남이 동시에 공존한다 ? 저렇게 최악의 인생길을 걷는 것도 불쌍하기도 한데 나한테 했던 짓들이 용서가 안되고 이런 그지같은 양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준 당사자라 또 짜증이 나고 ... 어쨋든 부모니까 자주는 아니여도 가끔씩 챙겨줬던게 생각나면 이렇게 엄마를 혐오하는 나한테도 혐오가 느껴져 그냥 내 자신이 패륜아 같고 그래 ㅋㅋㅋㅋㅋ 그냥 부모 자식관계나 파탄나면 이렇게 되나봐
어쩌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 ..그냥 새벽에 계속 곱씹어보는데 너무 서러워서 그냥 푸념해봤어 ..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