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외도한 남편 버리기

멍청이 |2023.01.19 18:41
조회 44,873 |추천 307
나이 마흔에 이혼을 결정하게 되신 분을 보면서 남일 같지 않다 생각이 들면서 몇년전의 제가 떠올랐습니다.
처음으로 익명을 빌려서 제 바람난 이제는 전남편이 된 인간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 살아내야할지를 물었다 호되게 혼났습니다.
살지 말고 버리라는 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도 제 일이 아닐 때는 그렇게 얘기 했지만 정작 제 일이 되고 보니 아이 핑계를 대면서 선택을 못하고 괴로워 했었습니다.
2020년 전남편의 외도가 있었고 2021년 제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1년 정도의 외도 기간이 지속되고 상간녀와 결혼을 약속하고 동거 중이었습니다.
사정 모르는 시댁에서는 제게 "*대 나왔다는 년이 상식이 부족하다", 저희 부모님께는 "너희부모"라고 칭하며 저희 부부의 문제가 저때문이라고 하셨구요.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그날로 집에 들어온 전남편은 제가 자신의 거래처에 상간 사실을 알릴까봐 상간녀 마저 버리고 제 집에 들어와서 제 동태만 살피고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하루종일 게임만 해 댔습니다. 
적과의 동침이란 그런 것이었겠죠. 그래도 아이는 아빠가 들어온 상황을 유지하고 싶어했고 그런 아이를 위해 버티던 저는 병이 깊어져 공황장애까지 앓게 되었고 시도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며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전 남편이 오랜시간 동안 성매매를 해 온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후로 핸드폰을 두개씩 개통해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 남편의 지인은 오래전부터 저를 또라이로 알고 있었더군요.
드디어 저는 모든 사실을 알고도 당당한 상간녀와 상간남에 응징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시작은 상간 소송이었습니다. 넘쳐나는 증거를 시간 순서대로 일지를 작성하여 증빙자료 첨부해서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상간남에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정리했다던 그것들은 지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고 상간녀 변호사는 제게 합의를 하라고 그게 너를 위한 것이라고 했고 상간남은 제게 합의만 해 주면 빚이 대부분인 재산분할을 요구하지 않고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역시 멍청합니다. 이 소송으로 끝이 아닌데 말이죠. 재산은 어차피 한푼도 나눠줄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는데 말이죠.
끈질긴 합의 요청을 거부하고 결국 판결문을 받아냈습니다. 상간녀가 상간을 했다는 법원의 확인이었죠. 다음은 상간남 응징이었습니다.
빈 몸으로 나가라고 했습니다. 집값의 반이 넘는 빚을 제가 떠안고 상간남이 빈몸으로 나간다면 나도 더이상 니 거래처에 너의 과거를 알리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상간남에게 온갖 욕을 먹었습니다. 상간남은 항상 "나도 잘못했지만,,,,,"으로 시작하는 온갖 비난을 제게 퍼부어 댔습니다. 하루는 미안하다고 했다가 뒤돌아서면 제게 최악이라는 독설을 내뱉던 상간남을 결국 쫓아냈습니다.
공동명의였던 집의 명의를 가져오면서 증여세를 상간소송을 통해서 받은 손해배상금으로 냈습니다. 그리고 제게 명품 시계 하나 선물해줬습니다.
이제 상간남을 버린지 반년이 다 되어 갑니다.
반년 전의 저는 지금의 저를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정한 상태였습니다. 2년을 다니던 정신과도 이제 더 이상 가지 않습니다.
물론 아이한테는 아직도 많이 미안합니다. 그래도 그런 쓰레기와 살면서 죽어가는 엄마를 지켜보는 것보다는 힘차고 당당하게 사는 엄마의 모습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못 할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눈에 밟혔고 내 아이에게 한부모 가정과 사회의 편견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이에게 말합니다.
"엄마는 행복하게 사는게 인생의 목표였고 그 삶을 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어. 네가 힘든 것 만큼 엄마도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그런데 엄마 잘못이 아니야. 엄마는 살려고 정말 노력 했어. 그래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더라. 엄마가 더 힘차게 살게. 우리 둘이 행복해지자."
저는 아직은 행복하다고 말할 정도의 상태는 아닙니다. 그러나 제게는 괜찮은 월급을 주는 직장이 있고 저를 걱정하는 제 친구들과 지인이 있고 제 부모님이 계시니 오늘도 용기내서 하루를 살아갑니다.
물론 마음 속으로는 여전히 상간남녀가 길을 가다 벼락에 맞아서 고통스럽게 죽어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할 수 있을까 두려웠던 시기가 지나고 선택을 하니 또 살아집니다. 올해는 아이와 단 둘이 해외여행도 다녀오려고 합니다. 
아니다 싶으면 자신을 위해서 무엇이 진정한 길인지 꼭 되돌아 보세요. 
이혼 해보니 별거 아닌건 아니지만 그래도 살아지더군요. 그 지옥에서 벗어나니 살도 찝니다. 이혼의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이혼을 권하지는 않지만 이혼 후의 삶도 어제와 다를바 없는 하루라는 말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두 행복하게 사세요. 우리는 겨우 우주의 먼지일 뿐인데 너무 고민하지 말고 조금은 가볍게 살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의 모두를 응원합니다. 


 








추천수307
반대수4
베플불각화|2023.01.19 20:19
토닥토닥 고생많으셨습니다. 이젠 행복한일만 남았습니다..새해에는 더 좋은일만 있길바랄게요..두년놈은 알아서 망할껍니다.
베플|2023.01.19 23:47
당신의 용기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냅니다. 늦은게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행복의 시작이요. 아이도 죽어가는 엄마보다 웃는모습의 엄마를 더 사랑하고 아이 정서상 더 좋을겁니다.
베플ㅇㅇ|2023.01.20 15:34
쓰레기를 버린거라 아주 잘하신겁니다. 상간녀는 전과와 위자료까지 줘가며 쓰레기를 가져 갔네요. ㅎㅎ웃을 일입니다. 괜찮은 사람이고 잘난 남편이라면 처자식 버리는 저딴짓같은건 안합니다. 기를 써서 비싼 값을 치르고 쟁취했다 생각한것이 알고보니 곰팡이가 세균으로 가득한 쓰레기 였다는걸 상간녀가 알게 되는 순간이 곧 올겁니다. 꼭 와요. 자식도 버린 놈이 여자하나 버리는게 대수겠습니까? 인생 저따위로 살다 혼자 쓸쓸히 썩은 시체로 발견 되겠지요.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