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직 4개월차 20대후반입니다
긴글입니다
첫직장은 스타트업 기업이라 지난 4년간 맨땅에 헤딩하듯 일했어요
몸도 맘도 지친 와중에 스카우트 제의가 와서 기쁜 마음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면접때부터 눈치 챘어야했는데...
말이 면접이지 사장 세분의 만담회였습니다
회사에 대한 비전과 문제점을 4시간 내내 떠드셨어요
일 자체는 힘들지 않아요지난번 회사보다 난이도가 높진않아서 무난하게 다니고 있어요
그런데 사장님들께서... 말이 너무 많아요
정말 너무너무 많아요
매일 바쁘다, 어제는 밤 10시까지 일했다, 불평불만 신경질 장난 아닌데
솔직히 말만 반으로 줄이면 정시 퇴근할수 있으실거 같아요
사장님끼리 어찌나 사이는 또 좋은지
모오오든 업무를 함께하고 항상 말이 끊이질 않아요
정말 셋이 어떻게 만났는지 신기할정도로 똑같이 말이 드럽게 많아요
신나게 사무실에서 떠듭니다
귀에 피날거 같아요 집중도 안되고요
그러다 눈이라도 마주쳤다간 10분간 수다 들어줘야해요
대가리 꺠버리고싶어요
제일 심한건 퇴근시간...
제가 제일 퇴근이 늦는데 퇴근준비를 하고 있으면 사장님들 외근을 마치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그
럼 꼭 꼭 붙잡혀서 수다를 들어야해요
1시간은 기본이고요
5시 퇴근인데 수다 듣다가 8시 넘는 경우가 허다해요
이게 일주일에 3번정도...
리엑션을 너무 잘해줘서 그런가 싶어서 한번은 작정하고 '네' 만 반복해봤어요
제가 아무 반응이 없는데도 40분 떠드시더라구요
1시간 기본에서 40분으로 줄었으니 효과 있다고 봐야하나요...하하...
그리고 1-2주에 한번씩 전화도 오십니다
퇴근 후 저녁시간 혹은 주말
시답잖은 일로 전화해서 안부 묻고 자기얘기 늘여놓습니다
밖이다, 지금 친구랑 약속왔다 해도 안놔줘요
'친구랑 있는데 내가 방해가 됐네~
ㅇㅇ씨는 아직 미혼이라 친구랑 약속도 있고 그러네~
나도 좀 쉬고 싶은데 일이 너무 많아서 말이지
어제는 또 xx (업무) 커버한다고 내가 이거를 했다가 저기를 갔다가 어쩌고"
이렇게 꿋꿋히 자기얘기만 해요
너무 질려서 사표냈습니다더는 못들어주겠어요
왜 그러냐 말리는데 차마 '니가 말이 너무 많아서요' 못하겠어서 개인사정이라 둘러댔습니다
그 개인사정이 뭔지 제 앞에서 한참 추리게임 하시더군요
사장1 - 누가 아프신가?
나 - 아뇨... 그건 아니고...
사장2 - 그럼 재산 싸움이구나
나 - .....
사장1 - 말 못하는거 보니 맞네
사장3 - 형제관계가 어떻게되지? 남동생있다 그랬나?
사장1 - 증여가 예민한 문제야
사장2 - 남자라고 더 많이 물려주면 안되지
사장3 - 나도 여동생이랑 의절했어. 우리 부모님이 ~~~ (의절 스토리 주구장창)
진짜 뭐하는건지.... 코 앞에서 제 가정사 추즉이 난무하는데 기분 나쁘더군요
심지어 그중 한분이 몰래 와서는 자기랑 따로 일해볼 생각 없녜요
너때문에 그만두는거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 후임자 면접 왔는데 두시간째 못나오고 있는게 불쌍하고 이 상황이 우습네요
얼른 일 그만두고 귀의 평화를 찾고싶습니다
말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었더니 저도 말이 길어지네요
쌓인게 많아서 이렇게라도 임금님귀 당나귀귀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