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문자메세지가 들어온다
[ㅁ 을 깍아서 ㅇ를 만들고~~]
어쩌고 저쩌고.. 결국은 자기는 나를 사랑한다는 내용이다.
풋~
아마도 자기만 바라볼줄 알고 자부하던 내가 다른사람과 결혼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을꺼다.
그리고 아마 몹시도 자존심이 상했을꺼다.
그런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있기에..
난 거기서 그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어야 했다.
그래야만 내 목표를 달성할수 있기에...
출장을 떠난다고 하여 캐주얼 복장을 하는 그에게 난 기꺼이 나의 옷한벌을 꺼내주었고 그걸 입고 만족스러워 하는 그를 보면서 웃었다. 예전의 내 모습을 생각하는 그를 비웃었다.
출장가기전에 잠깐 얘기나 하자면서 뜨는 메신저...
그는 나에게 말한다.. 정말 자기에게 마음을 비운거냐고...
난 거기에 호응해 잊기가 쉽지 않았다. 마음을 다스리는것이 너무 힘들었다.하지만 이젠 정리가 되어간다고 아주 힘들었다고 그렇게 나의 나약한 모습을 보이며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분명 그는 나를 사랑하는것이 아니다.
단지 그가 사랑한다고 얘기하는 여자들중의 일부였고 난 가장 찾기 쉬운존재였기에 그에게 철저히 이용당한것이다.
그가 나에게 얘기한다.
"나랑 같이 지내보면서 그동안 나에 대해서 잘못알았던 점들 이젠 제대로 봐주었음 해.."
도대체 이남자의 머릿속엔 어떤것이 들어있는지 갑자기 많이 의심스러워졌다.
저녁엔 대청소를 하자는 핑계로 일찍 들어오라고 당부를 하며 메신저 창을 닫았다.
이 남자와 그냥 좋은 감정으로 헤어질수 있었다면 이렇게 까지 하면서 내맘이 망가지진 않을텐데..
한숨을 쉬며 난 또 체념해본다.
저녁 퇴근무렵 그에게 전화가 왔다.
차가 많이 밀려서 아무래도 저녁을 먹고 오게될것 같다고...
난 집에 가서 그의 짐정리를 시작했다.
덕분에 대청소도 하게됐다.
그러면서 그의 가방을 열어 정리하던중 2개의 봉투와 1개의 각서를 봤다.
2개의 봉투속엔 소위 말하는 빨간 책의 그림처럼 이상한 포즈의 여자들이 옷을입지 않은채로 찍은 사진이 있다. 그것도 한두장이 아닌 수십장의 사진들이...
그걸 매일 가방에 넣어두고 다닌다니 그남자는 도대체 어떤정체일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나머지 각서는 좀 이상하다.
분명 그는 차가 없다. 하지만 자동차,임대보증서,또 무슨 한가지를 담보로 누군가에게 보증을 서준것이다. 그는 나에게 분명히 돈이 없어 방을 얻지도 못하고 친구집에 얹혀있다고 했는데...
그가 이제껏 나에게 했던말들이 하나둘씩 거짓말로 밝혀지느냐 아니냐는 좀더 지내보면 알겠지만 웬지 나 자신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워진다.
내가 이런 남자를 사랑했다는것이 수치스러워진다.
다른이들은 나에게 말한다.
사랑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해야한다고.. 복수는 아니라고.. 너의 마음만 다칠뿐이라고..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치 않는다. 단순히 복수라기보다는 받은만큼 갚아줘야 하는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진리가 아닐까 싶다.
그의 짐정리가 끝나고 빨래를 하던중... 그에게 전화가 왔다. 좀 늦어질것 같다고...
그렇게 하라고 안심시킨후 난 나의 고향친구와 통화를 했다.
그냥 그 친구에겐 나를 힘들게 한사람에게 똑같이 갚아주려 한다는 말만 했다.
그 친구역시 다른이들과 같은 얘길 한다. 설령 그 얘기가 맞다고 하더라도 난 꼭 갚아주고 싶다.
좀더 독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10시가 넘어서야 그가 들어온다. 아주 미안한듯한 표정으로...
저녁도 안먹었다는 내 말을 듣고 그는 뭔가를 준비한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와 내 팔을 주무른다..
난 그냥 누웠다. 많이 피곤했기에... 더이상의 말이 필요없기에...
아침이 되었다. 그런데 저기 옆쪽에 누워있는 그의 얼굴이 보인다.
갑자기 그 얼굴이 끔직하게 보기싫어진다. 쫒아가서 한대 갈겨주고 싶다.
하지만 참았다. 조금 있다가 그가 출근준비를 하려고 욕실에 들어갔을때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그의 핸드폰을 봤다.
아마도 우리집에 들어오면서 수신번호와 발신번호를 모두 지운듯 하다.
아니다.. 어제 아침에 모두 지운듯하다.
거긴 나의 이름과 어떤 여자 이름 두개가 떠있다. 수신자와 발신자 모두...
그리고 그의 전화번호 목록을 보았다. 이전에는 0번의 단축번호 자리에 내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발신,수신 목록에 있는 그여자의 이름이 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줄줄이 여자이름들이다.
남자 이름은 찾아볼수가 없다... 예전에도 그는 그랬다. 나에게 핸드폰을 숨기고 내앞에선 전화도 받지않고 전화가 오면 밖에서 받고 들어오고 나와 있을땐 거의 핸드폰을 꺼놓고...
하지만 그 내 집에 들어오면서부터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난 그 핸드폰을 다시 테이블위에 올려놓고 담배불을 붙였다.
그리고 다시한번 다짐했다. 조금이라도 흔들릴려고 했던 내 마음을 다시 다잡았다.
조금뒤 그가 욕실에서 나왔다. 다음은 내차례였다.
들어가는 내 뒤통수에 대고 그가 말한다.
" 내 앞에선 남자친구하고 너무 닭살스럽게 통화하지마. 자꾸 그럼 나도 반격할꺼야.."
그의 말을 뒤로하고 난 욕실안으로 들어갔다.
어제 출장때문에 회사에서 렌트카를 빌렸다고 그가 차를 가지고 왔다.
내 차와 그의 차가 나란히 지하주차장에 서있다.
난 내차로 그는 그 렌트카로 들어간다.
아무 문제없는 신혼부부의 출근 모습처럼 우린 그렇게 각자 출발한다.
아주 착한표정으로 그는 나에게 손을 흔든다. 가증스럽기 이를데 없다.
출근길에 그에게 또 문자메세지가 들어온다.
[금요일엔 금나게 보고시퍼~~~]
하트모양까지 그려진 문자메세지를 보면서 또한번 느낀다.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사무실에 들어와 내자리 컴퓨터를 켜자 자동으로 메신저가 로그온되고 그에게서 메세지가 온다.
[오늘 약속있다면서.. 술마시고 음주운전하지말고 미리전화해..데릴러 갈께]
그가 몹시 불안해 하고 있다. 난 그걸 즐기고 있다.
조금더 시간이 지나서 내가 그에게 더 잘해주면 그는 아마도 나에게 그런말을 할것이다.
너를 보내지 말껄 그랬어...
난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를 버리면 된다.
미리 이사할 집도 준비하고 있다. 그에게 그말을 듣고 숨어버릴 집을...
그 순간이 그리 멀지않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리고 지금 생활에 익숙해져 버릴지도 모르는 내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불안하기도 하다.
어서 빨리 이 일을 끝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