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글은 맨날 인터넷 짤로만 봤고, 커뮤도 항상 보기만 했지 해본적은 없어서 어디다 말해야할까 고민하다가 아이디 만들어서 글 써봄. 약간 너덜너덜한 상태기도 하고 해서 글이 좀 두서없을 수도 있고, 편의상 음슴체로 작성함.
이제 3학년 올라가는 고딩이고, 오늘 ADHD 판정을 받았음. 충동성은 별로 없는데 주의력이 많이 딸린대. 검사 항목 6개가 싹 다 주의집중력 저하가 나오더라... 정리정돈도 진짜 못하고 주변에서는 항상 똑부러진다는 소리를 듣는데 사실 친한 친구들이 보기엔 은근히 덜렁거리고 자주 빼먹는 그런 스타일임.
시험공부도 항상 1주일 2주일 만에 벼락치기로 하고 그러는데 중딩 때까지는 공부 잘 하다가 고딩돼서 벼락치기로 커버가 안되기도 하고 학교도 공부를 좀 하는 편이라 내신이 안 나와서 약간 슬럼프 비슷한 게 온 상태였음. 근데 뭐 맨날 벼락치기만 하고 수행평가도 전날에서야 준비하고 그냥 의지도 없고 집중도 못하는데 내신 망하는거야 다 내잘못이지 싶기도 하고, 근데도 죽어라 공부습관이 안드니까 항상 미루기만 했던 것 같음. 그래도 모의고사는 고3 모고나 수능을 갖다 풀어도 국어영어 1~2등급 왔다갔다하고 나름 잘 봤어서 그런지 그래도 수능은 잘 치지 않을까, 고3되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무책임하고 막연한 상태였음... 학원 외에는 자율적으로 공부하는 시간도 거의 없고.
근데 그동안은 그냥 내 문제겠거니, 당장 닥치면 그래도 조금은 하니까 어찌저찌 되겠지 하고 넘겼었음. 근데 오늘 수학학원에서 문제 풀다가 갑자기 문제가 안 풀리는 게 엄청 신경 쓰이기 시작함. 평소에는 그냥 별표치고 넘겼을 텐데, 갑자기 별로 어렵지도 않은 문제집인데 중간 난이도 문제도 왜 이렇게 안 풀리는지 짜증이 막 나고, 딴생각 나는 것도 신경쓰여서 미치겠고, 열아홉씩이나 먹은 주제에 게임이나 진짜 좋아하는 과목 아니면 1시간, 30분도 집중을 못 하는 것도 너무 싫고 눈물이 막 나는 거임... 그래서 휴지 뽑아들고 화장실 가서 움.
울면서도 이딴걸로 눈물이 왜나지 싶어서 막 짜증이 남. 근데 눈 부은 채로 수업 듣긴 싫어서 계속 화장실에 있었는데, 가만히 있으면 또 이런저런 생각하다가 눈물나고, 또 눈 부었을까봐 가만히 있고, 와중에 폰은 안들고와서 얼마나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너무 오래 있었던 거면 어떡하지 쌤한테는 뭐라고 하지 이걸 다 얘기를 해야 하나 말아아 하나....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결국 학원에 들어감. 복도 지나가면서 다른 학원 시계 들여다보니까 1시간도 넘게 있었더라...
문소리 나니까 쌤이 바로 나와서 어디갔다왔냐고 하셔서 화장실이요.. 하는데 내가 들어도 코맹맹이 소리 개심했음ㅋㅋㅋ 그래서 쌤이 무슨일 있냐고 해서 또 얘기하고... 눈물샘 좀 마른 것 같아서 기껏 들어간 건데 앉자마자 또 눈물 줄줄 나고ㅋㅋㅋ
나는 평소에 진짜 밝은 편임. 모든 수치가 90을 넘어가는 극극극ENFP인데 갑자기 짜고 있으니까 많이 놀라신 것 같더라.
ADHD라는데 그냥 갑자기 집중 안되는 게 짜증나서 좀 울었다고 했는데 쌤이 고3이라 스트레스가 많냐, 부담되냐, 쉴땐 쉬어야한다 하셨는데 솔직히 맨날 숙제만 딸랑 하고 펑펑 놀아서 대답도 못하고 훌쩍거림... 진짜 너무 찔렸는데 차마 대답은 못했음. 암튼 그래서 많이 힘들면 수업 다음 시간부터는 좀 늦게 나와라 하시고, 일찍 가서 쉬라고 하셔서 일단 짐싸서 학원을 나옴.
점심 먹으면서 엄마한테는 되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고 실제로도 그때까지는 아무렇지도 않았어서 말할까 말까 좀 고민된다... 원래 진짜 밝고 스트레스도 전혀 없고 혼자 비밀 좀 갖고 있어도 엄청 앓는 스타일이 아니라 얼굴 마주보고 냅다 이걸 다 터놓기도 그렇고 느낌상 오래 지속될 감정도 아닌거같아서... 쌤이 엄마한테 연락을 했을지는 모르겠음.
일단 오늘 당장은 말 안하고 그냥 학원에 있다온 척 하려고 집 주변 걷고 있는데 그래도 속도 좀 답답하고 아까 운 것도 너무 멍청이같아서 판에라도 글 줄줄 적어봤음. 막상 집 오니까 또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원래는 디씨 ADHD갤에 적을까 했는데 혹시 엄마가 볼까봐 일단 판으로 왔음
손 좀 얼어서 오타 있을수도 있고 네이트판은 처음이라 카테고리도 제대로 안 달았을 수도 있어요...ㅠ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추운데 다들 감기 조심하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