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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지풍파 애정행각---2round###

안지콩 |2004.03.12 12:22
조회 736 |추천 0

오늘은 황사가 좀 걷혔는지, 해가 좀 드러나네요...

며칠동안 선그라스와 모자로 무장하느라 힘들었습니다.

 

두번째 이야기를 풀어가렵니다.

한두회 정도는 더 희조의 과거 회상으로 갈것 같네요.

현재로 귀환할때 다시 알려드리께요..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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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은 항상 독약 같지만, 이번 월요일은 잔인하기까지 했다.

 

일요일 하루를 거의 눈뜬 시체처럼 지내다 퀭한 눈으로 거울을 바라보던 희조는

 

화장품들을 집어들고 그려대기 시작했다.

 

사실 희조는 절대 깎아놓은 미인 스탈은 아니었다.

 

뭔가 매력이 있기는 한것 같은데, 뭐라고 딱히 집어내기도 힘든....애매한 얼굴이었다.

 

 

 

 

'뭐니..마스카라는 바르면 눈 커보이라는거 아냐? 왜 티도 안나냐고요...'

 

'피부는 오늘따라 왜이래. 서른도 안넘기구 이래두 되는거야?'

 

'입술은 다 부르터서, 글로스두 잘 안발리네..이런..'

 

 

 

갖은 자신에의 투정과 학대를 뿌려가며 겨우겨우 회사에 도착했지만, 이미 지각이었다.

 

 

 

"어머? 야. 니가 웬일이야. 헬기를 타서라두 지각은 안할거 같은애가.?"

 

"미안합니다. 몸이 좀 안좋아서.."

 

"그래? 하기사 얼굴이 푸석푸석하니, 기운두 없어뵈네?"

 

 

 

경미의 염려를 들어가며 재빨리 사무실을 살핀 희조는 진오가 없음을 깨달았다.

 

 

 

"언니...진오씨는?"

 

"응? 아....진오씨는 오자마자 ○○백화점 감리 들어갔어. 거기 내일 이벤트 오픈이잖아.

 

참. 윤대리두 오후에 거기루 가야되. 아무래두 진오씨가 온지 얼마안되서

 

설치팀이랑 별로 안친하잖니."

 

 

 

어떻게 진오의 얼굴을 볼까...

 

짧은순간, 자신을 끌어안던 진오의 팔과 어제의 소문을 상상하던 희조는 머리를 흔들었다.

 

 

 

'이러지마, 윤희조. 너 왜이래. 걘 단지 후배직원이야. 딴생각하면 너만 다쳐.'

 

 

백화점에 도착한 희조는 진오가 있을법한 설치장으로 향했다.

 

인부들은 모두 새참을 먹으러 갔는지, 혼자 서있는 진오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래. 알아. 하지만 너도 단지 즐긴거 아니었어? 끊자. 나 업무중이야."

 

"진오씨. 수고많아요."

 

"안녕하세요. "

 

"네......................."

 

"..................."

 

"토요일날 많이 취했었나봐요. 하긴 다들 그랬으니까."

 

 

 

내가 왜 그날 얘길 꺼내지? 희조는 아차 싶었지만, 이미 나온말을 담을수도 없었다.

 

 

 

"윤대리님. 이 일 끝내고 시간좀 주시죠."

 

"네?"

 

"항상 저한테 할말있는 눈길을 주시는데, 들어나보죠."

 

"무슨...아니야. 그런거 없어요.일이나 하죠."

 

 

 

뭔가에 심사가 뒤틀린듯 차갑게 말하는 진오에게 희조는 오싹함을 느꼈다.

 

 

 

'내가 통화 들은거 알았나? 그나저나 갑자기 왜저래...'

 

 

 

그때였다. 진오가 희조의 팔을 잡은건.

 

 

 

"일이나 하고 싶은건 납니다. 좋아요. 할말이 없다면 나라도 얘기할테니 시간 비워놔요."

 

 

 

팔이 홱 뿌리쳐진 힘때문에 희조는 잠시 비틀했고, 진오는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대답할 여지도 주지 않고......

 

..................................................................................................................................................

 

 

"둘다 고생 많았어. 이번건은 대충 마무리 됐으니, 오늘은 맥주나 한잔 할까?"

 

"죄송합니다. 전 오늘 선약이 있습니다."

 

"어..그래? 그럼 강진오씨는 담에 나랑 둘이서 찐하게 하자구. 정팀장이랑 윤희조는 나랑

 

한잔 하지..어서 와.."

 

 

 

탐탁치 않은 과장의 제의였지만, 아랫직원의 업보로 경미와 희조는 끌려가듯 갈수밖에 없었다.

 

그곳에 가면 과장은 언제나 그렇듯 술에 취할것이다.

 

그리고 또다시 경미가 눈치 못채도록 희조에게 추근거릴 것이다.

 

사람들은 그저 맘좋은 과장이 동생 아끼듯 하는거라지만, 유난히 남의 손길에 민감한 희조는

 

그럴때마다 흠칫흠칫 하곤했다.

 

사실 희조의 이 버릇은 병원이고, 마사지실이고 모두 경계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그래서였는지 모른다.

 

이전에 4년을 사귀었던 애인에게도 키스 이상은 이어질수 없던 이유는.

 

결국은 희조의 그 습성에 둘은 항상 싸웠었고, 결국은 애정도 식었고...이별했다...

 

 

 

"자.자. 얼른들 마셔. 내가 말야 기획실땜에 요즘 좀 살맛이나. 다들 알지? 허허..."

 

 

 

주거니 받거니 얼마나 마셨을까. 경미는 화장실에 가고 없었고, 희조는 갑자기

 

어깨 주변에 소름이 돋아왔다. 과장의 팔이 희조의 어깨쪽으로 둘러 있었다.

 

 

 

"윤대리...희조야...왜 나만보면 자꾸 피해? 응? 내가 무섭나?"

 

"과장님. 취하셨어요. 저 이러는거 싫어요."

 

"뭐가. 응? 나야 항상 이뻐하니까 이러는건데, 왜...응?"

 

 

 

술에는 취했지만, 남자의 힘이라 도저히 빠져나갈수가 없었다.

 

거기다 만성적인 예의 그 습성때문에 희조는 이미 온몸에 소름이 돋아있었다.

 

그때였다. 누군가 뒤에서 과장의 얼굴에 옷을 덮어씌웠고, 희조를 일으켜 세웠다.

 

갑작스런 습격에 술기운에 버둥대던 과장은 결국 의자와 함께 뒤로 넘어가 버렷다.

 

진오였다.

 

..................................................................................................................................................

 

얼마나 달리듯 걸었을까.

 

희조는 더이상 움직일 힘도 없었다. 진오에게 잡혀 호프집에서 도망친뒤 과장과 경미가

 

계속해서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잠...깐..진오씨! 잠깐만...나 힘들어요.이제 그만 나좀 놔줘.."

 

"뭐가 더 힘들어요?"

 

"응?"

 

"거기서 과장새끼 손에 주물리는게 더 힘들어요, 아님 나랑 단둘이 있는게 더 힘들어요?"

 

"진오씨...?"

 

"이쯤이 윤대리님 집 근처 맞죠?"

 

"으...응.."

 

"잠깐 앉았다 들어가요."

 

 

 

12시가 넘은 시간이라 원래도 한적한 편인 놀이터엔 인기척도 없었다.

 

둘은 그네에 나란히 앉았고...진오는 말없이 담배 한대를 피워 물었다.

 

뭐가 어떻게 된건지....

 

호프집 사건 이후로 희조는 머릿속이 멍해있었다.

 

선약으로 못온다던 진오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거기다 과장에게 한 행동이며...

 

자신에게 던져대는 말들...그러다 문득 과장의 넘어가던 모습을 생각해낸 희조는

 

자신도 모르게 쿡쿡 웃어버렸다.

 

 

 

"이제 좀 상황파악이 되요?"

 

"....................고마워요..."

 

"그러게 내가 일 끝내면 할말 있다고 했잖아요. 왜 약속은 어깁니까."

 

"....그럼...진오씨...선약이라는게 그거였어?"

 

"난 윤대리님이 나 많이 좋아하는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헛물이었네."

 

 

 

진오는 킥킥대기 시작했고, 희조는 또다시 멍해지기 시작했다.

 

 

 

"뭐? 그게 무슨소리야.내가 어떻게 진오씨를...지금 그게 말이나...."

 

".....됐어요. 그만 해요."

 

"진오씨. 뭔가 오해가 있는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진오는 그녀를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고, 희조는 더이상 말이 나오질 않았다.

 

옆에서 훔쳐볼때는 느낄수 없었던 깊은 눈빛이 바로 희조를 향해 있었다.

 

1초가 십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결국 진오가 무겁게 말을 토해냈다.

 

 

"내가 좋아해요."

 

".............응?"

 

"윤대리님. 아니, 윤희조씨. 나 안좋아 한다고 했죠. 상관없어요. 내가 좋아해요.

 

몰랐다면 알고 있어요. 괜한 잡생각하며 말더듬지 말고, 그냥 그것만 잘 알아둬요.

 

당신은 나한테 사랑이란걸 받는다는거. 그럼...내일 회사에서 봐요."

 

"...................."

 

 

 

대답할 여유도 없이 진오는 일어나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갔다.

 

 

 

'이거...뭐야? 쟤 지금 나 좋아한단거야? 그럼 수정이는 뭐야? 그럼 혹시 아까 백화점서

 

받은 전화가....'

 

 

 

낮의 통화내용이 머릿속에 떠오른 희조는 기쁨인지 불쾌함인지 모를 감정에 사로잡혔다....

 

 

 

'즐겼던거라....수정이랑은 즐기구...나랑은? 쟤 지금 뭐야....'

 

 

 

잔인할정도로 감정이 교차하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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