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
최윤정
나 감을 좋아해
가슴에 묻은 친구 있네
그 애네 마당 둔덕 위 떨감나무 있어
아홉 살 가을날
사다리 꼭대기 먼저 오르는 친구 등이 미웠었네
그 애 몰래 사다리 살짝 밀었었네
후두둑, 친구따라
그 해 가을이 떨어져 내렸네
가을의 정수리
찢어져 곧 잎들이 붉게 물들었네
오나가나 감나무네
문득 마음 일어
단감 한 봉지 들고
산길 오르는 여승을 따르는데
산 꿩 울어
떨감 떨어지는 소리처럼
내 귀를 파 먹네
합장하고 꿇어앉아 염불 듣다가
서럽도록 시린 여승의 정수리 보았네
붉은 잎 흘러나온 자리
흉터 선명하네
누구에게일까?
이제는 용서했다는 듯
부처님 눈매를 닮아있네
염불 끝낸 스님 말씀 하시네
‘왜 요즘은 알싸하게 삭힌
떨감이 먹고 싶은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