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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싸운다며 생각할 시간을 갖자던 여친이..

무스까또다... |2009.01.09 03:15
조회 72,744 |추천 4

늦은 밤에 톡커여러분 안녕하세요?

톡에 글 처음 써 보는, 이번에 20대 꺾인ㅠㅜ 남자입니다.

짧지만 오늘 있었던 제 여친 이야기를 해 보려구요.

별 일은 아니고 소소한 이야기니까, 재미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연애경험 있으신 분들은 한 번쯤은 겪어보셨을 법한..

 

두살 어린 24살 대학 졸업반 여친과 그저께 500일이었어요.

배꼽 빠진다는 연극 라이어(연극 초보라 거의 첫 관람이었죠) 보는 걸 비롯해서

알콩달콩 여러 코스로 된 데이트 계획을 짜 놓았었지만,

 

요즘들어 부쩍 아주 사소한 일들로 티격태격 하는 일들이 많았는데

또 별 일도 아닌 걸로 말싸움이 벌어져서, 기껏 데이트 잘 해놓고

마지막에 서로 맘 상해서 헤어졌죠.

 

그리고 하루 지난 오늘, 낮시간까지 연락이 없다가 여친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오빠.. 혹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란 책 읽어봤어?

 거기 보면은.. 서로간의 심한 다툼이나 고민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남자는 동굴에 들어가고, 여자는 수다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 한데." 

요새 자주 투닥거리기는 했으니깐, 전 긴장하며 계속 이야기를 들었죠.

"근데 난 남잔가봐..."   - ?!?! 이건 무슨소리지?

"난 수다보다는 동굴에 들어가서 푸는 편이 좋은 것 같거든." - 아....그런말이었군.

"진지하게 우리 사이에 대해 고민을 좀 해 볼께. 그 기간이 끝나면 연락할께. 오빠도 연락 하지마."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난 저는, 이렇게 제 생각을 말했죠.

"이전의 연애경험이나 주변의 연인들을 많이 봐 왔기 때문에, 그 말은 결국 서로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뜻인 거 다 안다.. 부부로 치면 별거일텐데, 그런 방식으로 생각해 보는 시간 갖다가 다시 잘 된 커플 별로 못 봤다. 그러다 맘 식고 깨지는 게 다반사다. 네가 하려는 방식은 일종의 '차단'인데, 지금은 더 따뜻한 서로간의 '소통'이 필요한 타이밍이 아닐까.. 오래 지내다보면 서로 배려했던 마음들이 조금씩 무뎌지고 자기중심적으로 되어갈 수밖에 없다.. 이건 당연히 오는 시기다. 이 때 잘 해야 한다. 오히려 더 부딪칠 껀수를 많이 만들면서 서로 조금씩 더 양보하는 법을 익히는 게 좋지 않겠냐.. 난 그렇게 생각한다."

 

알아듣게 말 한 것 같았지만 결심이 굳어 보였어요. 그래서 한숨 휴 쉬고 다시 말했습니다.

"정 네 방법이 옳다고 생각되면, 굴에 들어가라.. 나도 네가 나오기 전에는 찾지 않겠다."

그게 꽤나 길었던 우리둘의 마지막 통화였어요.

 

쿨한 척 했지만 정말 이대로 그녀와의 인연은 끝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하더군요. 여자 마음은 갈대라잖아요.. 동굴에 들어갔다 나온 결과가

우리 둘에게 긍정적이었으면 하고 바랬지만,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야 했죠.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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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고작 서너 시간 지났을까요? 핸드폰이 울리더군요. 앗, 여친이군요.

"오빠야아아......................"

어이쿠야, 거의 울 듯 말 듯한 목소리군요. 피식 웃음이 났지만 꾹 참고 물어봤죠.

"왜...너 동굴에 들어간다며?"

"보고싶어서 안되겠다.. 난 오빠 아니면 안된다.. 그리고 외로워.."

"야!!! 넌 뭐 그렇게 진지하게 말해놓고선.. 니가 말했던 동굴은

 무슨 30센치 개미굴이여? 뭐시여 이게~~~ 이럴꺼면 말을 말지.. 나 참.."

 

~끝~

 

이렇게, 요새 너무 많이 싸우니까 서로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갖자는 그 말을

'동굴'에 들어가겠노라고 그렇게나 거창~한 표현까지 써 가며

너무나도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던 그녀의 소동은 허무하게 끝이 났네요.

그래도 그녀가 개미굴에 들어가서 연락을 끊었던 불과 서너시간동안

하나 얻은 게 있어요.

그 시간 내내 이 애가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불안불안 해 하면서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던 제 모습에서

나에게도 그녀가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 거죠...

 

사랑하고 계신 톡커 여러분들,

동굴-_-;;에 들어갔다 온 그녀에게 제가 한 약속이 있어요.

 

널 존중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존댓말을 가끔 섞어 쓰고,

음식점에서 함께 밥을 먹을 때면 고기반찬 같은 게 있을 때

한 개라도 더 네 입에 넣어주려고 우기느라 티격태격하던, 처음 내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내 생각 하기 전에 한 번 더 네 입장을 배려했었던

싸울래야 싸울 꺼리가 없었던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가겠다고.

 

여러분들도 연애에 있어서의 상대에 대한 순수한 초심,

잊지 마시길 바라면서, 이만 뻘글을 줄입니다-_-;

 

P.S) 별 것도 아닌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이 이야기 읽은 솔로분들에게도 연애복 빵빵 터지는 2009년 되리라 믿습니다.

        모두 화이팅입니다!

추천수4
반대수0
베플ㄴㄴ|2009.01.09 03:21
동굴속으로 둘다꺼져버려
베플 |2009.01.12 08:16
다투고 나서 핸드폰 꺼노면 진짜 미치지 답답해 죽어 진짜 근데 껐다가 켰는데 아무것도 안와 있으면 그것도 짜증나 순수했던 그 시절 mjj야 보고싶다. 당신 싸이 가보고 싶은데 찾을수가 없었어 http://www.cyworld.com/arit_2 만약 정말 혹시나 이거 보게 된다면 쪽지 남겨줘. 기다릴께
베플동굴|2009.01.12 09:14
장까지 살아서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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