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키고 그 친구의 이름을 검색했다. 같은 이름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의 계정이 떴다. 무작정 스크롤을 내리며 프로필 사진을 확인했다. 다행히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기억을 더듬어 내 기억 속 그 친구의 얼굴과 프로필 사진을 비교해보았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크고 토키같이 예쁜 눈 하나는 사진에서도 똑같았다.
‘자 이제 어떻게 해야 되지?’
생각했다. 경험이 없으니 갑자기 막혔다. 하지만 이렇게 또 마지막 학기를 지루하게 보내고 싶진 않고 싶다는 강한 마음 덕분일까. 친구요청을 한 후 무작정 메시지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저 기억나세요?’
‘어제 술 많이 드신 것 같은데 몸 좀 괜찮으세요?’
전송버튼을 눌렀다. 이게 맞나 싶었다. 그러고 한 30분정도가 흘렀을까. 답장이 왔다.
‘오 그럼요 선배님 안녕하세요’
‘저 어제 괜찮았나요? ㅠㅠ’
‘앞에서 실수한거 아니죠?’
피식했다. 귀여웠다. 순간 내 생각을 그대로 메시지에 담아서 보냈다.
‘아니에요 ㅎㅎ 귀여웠어요’
그리고 바로 물어보았다.
‘혹시 남자친구 있으세요?’
이렇게 보내고 나서도 너무 스트레이트로 꽂았나 하며 생각했다. 하지만 가끔은 스트레이트도 필요한 법. 답장을 보고나서 속으로 그렇지! 하며 외쳤다.
‘네?? 아니요 ㅎㅎ’
버스안에서 혼자 핸드폰을 보며 피식 피식거리고 있으니 옆에 친구가 무슨일인지 물어보며 궁금해했지만 난 연락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리고 답장했다.
‘이거 제 번호에요. 종종 연락하고 지내요’
그렇게 카카오톡 친추를 하게되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심플하고 스트레이트 한 접근이었고 처음으로 이렇게 해보는 것 치고는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학교 지하철역에 도착해 기숙사로 가는 동안 기분이 좋았다. 역시 스스로가 바뀌어야 내가 사는 인생도 컬러풀에 진다는 걸 한번 더 느끼게 되었다.
이른 아침 수업이 있어도 눈이 잘 떠진다. 아침마다 기분이 좋다. 학교가는 게 조금은 즐거워졌다. 하루 하루 소소한 카톡이었지만 나름 잘 주고받았다.
이 시기에 썸이라는 용어가 한창 유행하고 있었다. 썸이라는 유명한 노래가 어디 카페를 가도 흘러나오는 시기였으니. 친구들이 각자 썸을 타고있는 얘기를 들어도 전에는 시큰둥하며 이해가 안 갔었다. 일부로 카톡도 미리보기로 확인만 한 후에 5~10분 정도 있다가 답장을 보내야 한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다. 썸의 기준도 사람마다 달랐고, 한 친구는연애 말고 썸만 타는게 좋다고 주장했다. 내 기준에서는 연인이면 연인 데이트면 데이트지 썸? 뭐 그런 애매모호한 어려운게 다 있냐 하며 나는 그런거 어려워서 못해 먹겠다. 항상 이런 마인드였다.
하지만 이 친구와 하루 하루 카톡을 주고받으면서 문뜩 이게 썸이라는 건가 생각이 들었다. 한번은 이 친구에게서 선톡이 왔는데 이런 내용이였다.
‘선배님 오늘 학교에서 마주치기로 했는데 못 마주쳤네요?
‘ㅠㅠ 아쉬워요’
심쿵했다. 같이 저녁을 먹던 친구에게 자랑을 했다. 친구는 후배들이 학교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언제 이렇게 빠르게 진행을 했냐고 장난스럽게 물어보았다. 친구의 얼굴을 보니 부러워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1-2주 후에 저녁약속을 잡았다. 잘 보이고 싶어서 지하상가에 가서 옷도 샀다. 지하상가에서 옷을 처음 사보았는데, 가게마다 주인형들이 다들 무서웠다. 내가 옷을 사러 온건지 옷을 사주러 온건지 무튼 어린나이에 지하상가 트라우마가 생겨 그 이후로는 지하상가에 옷을 사러 가지 않는다.
그렇게 약속당일 그 친구의 알바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출발했다. 멀었다. 기숙사에서 지하철 버스 환승까지 거의 1시간 반에서 2시간은 걸렸다. 미리 도착해서 노래를 들으며 기다리다 보니 친구가 나왔다.
“죄송해요 오래 기다렸죠? 치맥 좋아하세요? 치맥 먹으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