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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논쟁 종결합니다.

00 |2023.02.20 12:02
조회 1,034 |추천 12
안녕하세요. 요즘 판에 이유식논쟁이 난리인것 같습니다.
필자는 고졸이고 근 10년간 서비스직에 몸담은 사람입니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한 경험과 최근에 하이디라오에 방문한 경험을 토대로 이유식논란에 대해 한번... 제 의견을 내보려합니다!


일단 이유식을 데워주는게 진상이라고 느껴지는 이유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필자는 아기를 좋아하고 또한 저출산 시대에 아이를 낳는 아이엄마들이 너무 감사합니다. 어린이들은 우리의 미래이며 존재자체로 소중합니다.

이유식을 데우는것은 일단 전자렌지에 데우기만하는것이고 저 또한 일식당에서 일할때 자주했었습니다. 근데 일을 하가보면 어린이 손님들이 오는게 정말 싫었습니다. 메뉴 주문을 받을 때에 어린아이가 먹을것이니 이거 빼주고 이거 더주세요 등등 그래도 저는 다 해드렸습니다. 이유식이 덜 데워졌다고 말씀하시면 한번 더 데워드리고 사시미와 함께 먹을려고 준비되어있는 김은 그냥 서비스로 가져다 드렸습니다.(조미김이었고 아이는 회를 못먹으니 김과 먹으라구요) 여기 까지 말하면 사람들은 맘충이네 뭐네 이런 혐오 발언을 하시겠죠?
근데 저는 그 정도의 서비스는 식당에서 충분히 해줄만하다고 생각하며 안그래도 저출산인 시대에 저러한 시각으로 아이엄마들을 바라보면 대체 누가 낳고싶을까요? 그리고 우리 사회가 그 정도 배려도 없는걸까요? 아이 하나를 낳아서 기르는데에는 정말 많은 수고로움이 필요합니다. 근데 그냥 우동 국물에 매운 고춧가루를 빼주는일 이유식을 조금 데워주는 일이 왜 그렇게 귀찮은 일이 되는걸까요?

여기서부턴 한국의 문제에 대해 말할겁니다.

일단 한국은 사람을 너무 적게 씁니다. 호주에서 일할땐 한명의 서버가 1-2.5 개 정도의 테이블을 본다고하면 한국은 한명의 서버가 10테이블 정도를 봐야합니다. 호주에선 더 심한 요구들이 많았습니다. 햄버거에 빵을 빼달라 나는 알러지가있으니 니가 쓰던 모든 식기를 세척해서 락토프리 밀크를 스팀해라 심지어 있지도 않은 메뉴를 자기가 만들어서 재료를 불러주며 그렇게 만들어달래요... 근데 하나도 성가신 느낌은 없었습니다. 시급이 높은걸 떠나서 해야하는 일이 한국에 비해 현저히 적었으니까 그정도 요구는 충분히 들어줄수있었습니다. 손님이 드시고간 자리도 금방금방 치워드릴수있었고 웃으면서 응대하고 손님과 유대감을 쌓기에도 좋았습니다.

반면 한국의 스시집에서 서버일을할때는... 처참했습니다. 하루 매출이 500이 나오는 진짜 유명한 맛집이었는데 거짓말안하고 서버가 저 혼자였어요.... 진짜로... 그 가게의 아버님이 약간씩 일을 도와주시긴했지만 진짜 바빴습니다. 심지어 포장주문도 많은곳이라 전화 폭탄에 시달렸습니다. 손님들이 먹고간 자리를 치우는것도 버겁고 제대로 주문을 받는것 심지어 제대로 서빙하는것도 바빠 죽을것같은데 이유식을 데워드리는게 얼마나 성가시게 느껴지겠습니까? 손님상에 젓가락 놔드릴 시간도없었어요... 간장통 채우기도 바쁘고 락교와 초생강통을 채우기도 바빴습니다. 한 손님이 김치를 사져달라했는데 너무 오래 걸리니까 손님이 접시들고 와서는 직접 가져가더라구요... 얼마나 답답했으면... 저는 진짜 객관적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이고 서비스직도 자신있고 심지어 항상 어딜가든 그만둘때에는 사장들이 붙잡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버거워서 사람을 더 뽑아야한다는 말에 스시집 사장은 제게 이런말을 하더군요. 안힘든 사람없다.

최근에 하이디라오에 갔을때에 웨이팅이 1시간이 걸리는 곳임에도 모든 테이블이 청결했습니다. 주문을해도 착오없이 나왔으며 샐러드바에 음식이 안채워져있는걸 본적이없습니다. 직원분들은 모두 웃는 모습이었고 친절하셨으며 돌아다시면서 탕위에 거품을 걷어주셨습니다. 토마토 인형을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사실 좀 귀찮은 부탁일수있습니다. 서버분께서는 죄송하지만 현재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근데 제 부탁을 잊지않고 15분 정도 후에 어디 창고같은곳에서 찾은것같은 낡은? 근데 깨끗한... 그런 귀여운 토마토인형을 웃으면서 가져다주셨습니다. ㅠㅠ 어디 박혀있었던 모양인데 저를 위해서 찾아서 가져다 주신거죠... 그냥 가볍게 드린 부탁인데도 잊지않으셨습니다. 오랜 서비스 경험으로 봤을 때 하이디라오는 확실히 서버분들이 충분히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그런 좋은 서비스가 나올수있는것이구요.

이유식을 데워주는게 진상이냐? 절대 진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정도 서비스는 해드릴수있는데 문제는 너무 바쁘다는거에요...

밑에 자영업자 분들의 인건비 이야기가 나올것 같아서 한마디 붙이자면... 물론 사바사고 케바케 겠지만 인력 적게 쓰시던 그 스시집 사장님은 건물주였고 알바생들 30분씩 초과근무 시키던 어이스크림 사장님은 독일 외제차 타고 다니고 시즌마다 골프치러 다녔습니다...
물론 진짜 인건비를 주기 힘든 곳들도 많은거 압니다.
근데 한국에서 서비스직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얼마나 처참한지는 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제 남자친구는 꽤나 풍족한 집안에서 태어나 명문대를 나왔고 아르바이트는 태어나서 한번도 해본적이없습니다.
그 흔한 과외알바도요... 그래서 걔는 한국인들은 다 괜찮고 이상한 사람 본적이없대요. 그래서 제가 말했죠... 서비스직 한달만해봐... 인류를 혐오하게 될테니까... ㅋㅋㅋㅋ


무튼 긴 글을 마칩니다...
추천수12
반대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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