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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있을진저. 너희 법률가들이여

새로미 |2023.02.25 07:18
조회 42 |추천 1
화가 있을진저. 너희 법률가들이여정철승 변호사(서울변회 감사)2012-02-16 오전 10:53:18가가"판사, 니들 그렇게 까불다가는 뒈지는 수가 있다." 일명 '석궁 테러' 사건의 장본인이자 영화 '부러진 화살'의 모델인 김명호(55) 전 성균관대 수학과 조교수가 최근 출간한 책에서 한 말이다. 말 자체도 서늘하지만, 소위 동종전과가 있는 이가 내뱉는 말이라 그 느낌이 더욱 심상치 않다.
그러나 동서고금의 오랜 역사에서 법률가들에 대한 이 정도 악담은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닌 듯하다. 믿음, 사랑, 소망 중 사랑이 제일이라고 설파한 예수조차도 "화가 있을진저. 너희 법률가들이여"라고 일갈했고(누가복음 11장 52절), 대문호 셰익스피어도 작중 인물에게 "우리가 우선해야할 일은 모든 법률가를 죽이는 일이오"라는 경천동지할 대사를 외치게 했다(헨리 6세).
17세기 미국 펜실베니아 식민지에선 "법률가(변호사)가 없기에 모든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변호인이 되거나 친구의 도움을 청할 수 있을 뿐이다. 그야말로 지상천국이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이들에 비하면 "훌륭한 법률가는 나쁜 이웃이다"라는 서양속담 정도는 애정 어린 세칭 쫑코에 가깝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동소이한 법률가들에 대한 이러한 불신과 미움은 도대체 어디서 연유한 것일까?
필자는 그 이유가 법률가 집단이 법과 정의를 독점하고 있다는 민중이 가진 뿌리 깊은 혐의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예수가 법률가를 꾸짖으며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가져가고 너희는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고자 하는 자도 막았느니라(누가복음 11장 52절)"라고 말씀하신 의미가 바로 그것이었다.
민중들이 느끼기에 법률가들은 높은 특권의 장벽을 쌓은 채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농하며 법과 정의에 대해 자기들끼리만 이해하는 복잡하고 자의적인 해석방법을 정해놓고 근엄한 척하며 이익을 챙기는 악당들로 보이는 것은 아닐까. 근래 들어 부쩍 법조계 안팎에서 '국민들과의 소통' 얘기가 많이 들린다. 그러나 소통을 위한 노력에 앞서 왜 소통이 필요하게 되었는가하는 근원적인 문제 의식에 대한 고민까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왜 국민들의 인식과 언어가 법률가들의 그것과 괴리되게 되었는지, 혹시 그 이유가 법률가들 스스로 부지불식간에 쌓아온 특권의 장벽 때문은 아닌지 고해하는 심정의 자성이 필요한 게 아닐까 혼자 궁싯거리는 밤이 길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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