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많이 좋아했다.
너는 전혀 몰랐다니 그 감정 숨기는 것 또한 너를 오래 좋아하는것 만큼 매우 잘했나보다.
설렘이라는 한순간의 쾌락보다는 너와 5년을 같이 있으며 느끼는 편안함에서 오는 행복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더욱 너와 멀어지고 싶지 않았다.
너가 웃는 모습은 나의 행복을 배로 증가시켰고, 너가 다른 남자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때면 너보다도 내 마음은 더 찢어져갔다.
너와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며 술 한잔 하는 순간 그리고 그저 침대에 같이 누워서 흐름을 알 수 없는 우리 미래에 대한 대화를 하는 순간만큼은 나를 어두운 현실에서 벗어나 너와 행복만 가득한 또 다른 차원으로 이끄는듯 했다.
그럴때마다 너가 다시는 힘들어하지 않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만 커져갔다.
정말 내 삶을 포기해서라도 너만큼은 끝까지 너의 웃음을 잃지 않게 해주고 싶었다.
너가 아무의미 없이 술기운에 나에게 안겨 잠을 청했을때 나는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마음 속 평화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너의 이상형, 너의 상황, 너가 느끼고 있는 나에 대한 감정 모두 아마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처음으로 신을 찾고 기도도 열심히 했다.
제발 너의 그 것들 중 하나만이라도 바뀌게 해달라고.
너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옆에서 볼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너가 말했던대로 내가 평생 너의 정신적 지주이게 해달라고.
그치만 역시 현실은 오직 기도만으로 변하는건 아니더라.
고백하던 날 새벽에 깬 나는 잠에 다시 들 수가 없었다.
세상 모르고 내옆에서 자고 있는 너의 모습을 보는것도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이겠구나를 직감적으로 나는 알고 있었다.
그렇게 짧았던 3시간은 무심하게 흘렀고 너는 눈을 떴다.
그리고 너는 역시나 아무것도 모르는듯 나에게 장난을 치며 다가왔다.
그런 모습마저 마음은 찢어졌지만 너무 예뻐보였다.
너와의 마지막 아침을 먹고 짧고도 긴 정적 속에 나는 내 마음을 털어놓았다.
대답은 '미친'.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였지만 동시에 너무 너 다운 대답이라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담담하게 나는 5년간의 내 감정에 대해 얘기를 이어갔고, 너는 내가 처음보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너를 만난이후 나는 처음으로 너에게 이기적으로 굴었다.
너가 불편해하고 더 이상 너의 옆에 내가 있을 수 없어짐을 어느정도 앎에도 나는 이기적이게 내 고통을 덜고자 마음을 너에게 전했다.
그렇게 5년간의 우리의 우정은 나의 이기심에 끝이났다.
나는 미안하다는 말을 했지만, 너는 오히려 내 죄책감을 덜어주려 노력했다.
그것마저 오히려 나에게는 더욱 큰 죄책감이 되었다.
우리는 각자 나갈 준비를 하며 진짜 마지막을 향해 빠르게 나아갔다.
그 순간까지 그래도 너가 다시 생각해주지 않을까 조금의 희망을 갖고 있던 나는 참 어리석었다.
너의 집앞에서 웃으며 우리는 인사를 했고 나는 너의 마지막 미소를 기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버스를 타기 위해 가는 길, 날씨는 나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밝게 나를 비춰줬다.
긴장이 풀린 나는 버스와 집에서 그날 하루를 오직 꿈속에서 보냈다.
이제 모든게 끝이났다.
4월 7일 공교롭게 예수님이 못 박히신날, 나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못이 하나 박혔다.
너는 나를 미친 놈으로 기억하며 너답게 앞으로 나아가겠지만 나는 그날 이후로 내 삶이 더 밝은 곳을 향해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망상에 잠겨 다시 끝없는 방황의 시작을 한 것 같다.
술에서 깨고 싶지 않다는 감정 오랜만이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다시 얘기하고 끝내고 싶다.
너를 정말 많이 사랑했다고 그리고 너만큼 나에게 진짜 행복을 준 사람은 없었다고, 항상 너에게 감사하며 살아가겠다고.
**오랜기간 순수하게 서로 의지하고 저에겐 너무 소중했던 여사친에게 고백을 거절 당한날에 대해 그리고 마음 정리를 위해 적은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