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숙에서 일박하다
김석환
굳게 닫힌 山門, 밖 여인숙에서
늦도록 화투판을 벌인다
앙상한 잡목 가지 끝마다 보름달
입술을 대고 음정을 고르는 밤
연거푸 설사하고 皮박 光박에
끝내 거덜이 나자 어둠 속에 눕는다
쓰러진 빈 소주병 속으로
고여 오는 팬파이프* 소리
구덩이에 쓸려가 잠든 가랑잎이
가끔씩 깨어나 바스락거린다
알맹이 껍데기 가리지 않고 마구
패대기친 화투장처럼 살해된
시간들이여, 깊이 잠들어라
나무들이 알몸으로 제 키만큼
제 슬픔만큼 울어 시린 하늘 가득
별자리를 수놓고 있는데
새벽이 오면 움켜쥔 패를 다 털고
빈 지갑으로 먼 길을 가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