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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의 아침

럽이 |2006.11.16 14:15
조회 32 |추천 0

카니발의 아침

박진성

새벽에 나는 깨어서 낡은 기타를 어루만지고 있다
술 한잔 기타 한 대로 햇빛을 만들고 있다 당신이
브라질의 어디, 상 파울로나 리오 데 자네이루
지도 속 지명을 예쁘게 발음 할 때 나는
나의 사랑이 끝인 줄 알았다 햇살이
와인처럼 출렁이던 동물원에서 당신은 웃고 있었다
안데스 산맥에서 잡혀온 라마 한 마리 눈동자 속
빙그르르 돌아 나오던 당신…
터지는 웃음으로 나를 팜파스의 평원으로 밀어낼 때도
나는 술잔 속에 있었다 충혈된 눈 속 이글거리던
봄날의 나무는 아무데서나 꽃망울 터뜨리고
프레보, 삼바, 마라까뚜, 아포셰, 라틴의 음악 속에서는
나무들도 춤을 췄다
새벽에 나는 깨어서 낡은 기타를 어루만지고 있다
나의 대척점(對蹠點)에서 저녁을 맞고 있는 당신은
이제 노래 부를 것이다
방바닥으로 햇살이 튀어 오를 때
동 터 오는 새벽 하늘로 나의 심장이
빨려 들어갈 것이다 폐허 속에서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음악 몇 줄기,
피곤한 기타줄을 나는 튕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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