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후로 직장생활하신분은 모르실 겁니다. 그 이전까지는 퇴직금을 매년 정산 받을 수 있었다는걸. 퇴직금은 당연히 퇴직할 때 받는 걸로 인식하고 계시겠죠. 하지만 퇴직금도 엄연히 연봉의 일부입니다. 연봉제를 채택하는 회사의 대부분은 연봉을 13으로 나눠 매달 급여를 지급하고 나머지 1개월치 급여를 퇴직금으로 적립하죠. 2013년 이전에는 직장인들이 퇴직금을 매년말에 정산 받던 적립을 하던 개인의 자유였습니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은 정산을 받고 퇴직 시 목돈을 받고자 하는 사람은 적립을 하면 됐었죠.
그런데 2013년에 별안간 고용노동부의 퇴직금제도가 바뀝니다. 회사는 근로자의 퇴직금을 퇴직연금에 넣도록 하고 근로자의 퇴직금 중간정산사유를 생애최초 주택구입, 6개월이상 요양, 파산 등의 특수한 사유에만 한정하여 퇴직 시까지 정산을 할 수 없도록 막았죠.
저는 개인적으로 외벌이에다 주담대, 신용대출 등이 많아 퇴직금을 적립해 후에 목돈을 마련하는 것보단 매년 퇴직금을 정산받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소기업을 전전하다보니 회사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받을 수 있는 돈은 그때그때 받는게 안전하다고 판단한거죠. 실제로 제가 다녔던 회사들 중 두 곳은 문을 닫았습니다. 그 중 한 곳은 급여를 6개월치가 밀리고 퇴직금도 지급 못해 억대의 피해자들이 속출했었죠. 저는 다행히 그전에 빠져나왔지만 최근에 퇴사한 회사에선 퇴직금을 물리고 말았습니다. 저 망할 퇴직연금제도 덕분에요.
퇴직연금제도의 가장 큰 헛점은 기업이 퇴직연금을 납입하지 않아도 아무런 처벌규정이 없다는 겁니다. 당연히 정부당국의 관리감독도 없죠. 한마디로 근로자들의 중간정산만 법으로 막아놓고 기업들은 퇴직연금을 붓던 말던 신경도 안 쓴다는 겁니다.
저 빌어먹을 노동법개정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곳은 어디일까요? 당연 은행 등 금융기관이죠. 굳이 예적금 고객을 유치하러 다닐 필요없이 아주 쉽게 근로자들의 퇴직연금에 빨대꼽고 자금운용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저처럼 퇴직금 중간정산 못 받아 생활비가 쪼달려 신용대출을 내는 사람들에게 받는 이자는 덤이죠.
자 생각해봅시다. 나라가 보장하는 국민연금도 2050년에 고갈이 되니마니하는 판에 대한민국에 수도 없이 많은 _소기업들이 언제 어떻게 될 줄 알고 퇴직금을 장기간 회사에 맡깁니까? 제가 퇴직금을 물린 회사는 2010년에 입사할때만해도 업계 10위권에 인원이 850명이 넘는 잘나가는 회사였습니다. 퇴사할때도 인원이 600명이 넘는 회사였고 업계에서 이름대면 다 아는 중견기업이었구요. 지금은 자본잠식상태에 수개월간 급여가 밀리고 외주비를 못줘 회사계좌도 압류된 상황입니다. 당연 정부당국의 느슨한 관리감독과 엉터리 노동법덕에 퇴직연금은 1/3밖에 납입을 하지 않았구요. 은행에 알아보니 퇴직연금계좌에 있는 그 금액마저도 모든 퇴직금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찾을 수도 없답니다.
국가의 개인의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죠. "야 니네들 자꾸 퇴직금 미리 받아 다 써버리고 안되겠어. 퇴사할때까지 적립해서 나중에 목돈으로 찾아가. 내가 불려줄께" 이런 논리인데 그럴려면 관리감독이나 제대로 하던가. 어차피 회사 도산해서 퇴직금 못 주면 개미눈물같은 대지급금 주고 입닦을 거면서 국가가 안그래도 유리지갑인 급여생활자들에게 금융기관들이 빨대나 꼽게 만들어주고 회사는 퇴직연금 넣던말던 무상관인 이런 쓰레기법이나 만들어 그것도 십년동안이나 유지해왔으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저는 연봉의 일부인 제 재산인 퇴직금에 대한 재산권을 돌려달라는 국회청원을 올렸습니다. 바쁘시겠지만 남의 일이 아닌 당신들의 일입니다. 본인들이 망할 염려없는 대기업 직원이 아니라면 아래 사이트에 들려 찬성표를 행사해 주세요. 퇴직연금을 넣던 찾아쓰던 개인의 자유영역으로 돌려달라는 청원입니다.
https://petitions.assembly.go.kr/status/registered/FC20BBFCD16C1F83E054B49691C1987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