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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오해 받고 욕 먹고

peace |2023.07.11 10:30
조회 5,811 |추천 5
어제는 너무 가슴이 답답했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선 대나무 숲이 필요했다.

# 음식점에서
오래 전 한 10여년 전쯤 엄마랑 동네 양대창집에서 저녁을 먹은 적이 있다.
손님이 많았고 가게는 시끌벅적했다.
서빙하는 분께 "마늘 좀 더 주세요~" 라고 말했다.
잠시 후 서빙하는 분이 막걸리를 가져왔다.
당황한 나는 "막걸리 말고 마늘 달라고 한 건데요...?" 했더니
"x팔!" 그리고 휙 뒤돌아 가버렸다.
시끄러운 가게에서 내가 뭘 들은거지? 하고 사색이 되었다.
그리고 알바아주머니는 여기저기 바쁘게 서빙을 계속 했다.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른채
카운터 앞에 섰을 땐 그분과 마주하게 되었다.
이성이 내 화의 머리끄댕이를 붙잡고 꾹꾹 참으며 한마디 건냈다.
"아까 뭐라고 하셨어요?" 
"죄송합니다.." 
그 사과로 내가 들은 게 욕이 맞았구나 확인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빠져나온 뒤
그 가게는 두번다시 방문하지 않았고
얼마 후 그 가게는 없어졌다.
이따금씩 본가에 들러 그 가게터를 지나칠 때면 그 일이 떠올랐는데
어제의 일로도 떠오르게 되었다.


# 어제의 일
어제밤,
분리배출을 하러 잠깐 집밖으로 나왔는데
산책하는 강아지들이 많았다.
무덥지도 않아 산책하기 괜찮겠다 싶어 평소 밤 12시 전후로 하던 산책을
10시쯤 하게 되었다.
강아지랑 함께 하는 산책 루트가 있다.
그 루트에는 도로면과 인접한 가정집의 현관문이 있고
그 집은 날이 더울 때면 모기장 문만 닫고 현관을 열어놓아
문만 열면 바로 부엌? 거실?이 나오는 그런 구조의 집이었다.
항상 그 집앞은 조심하고 강아지가 용변 보지 못하게 했다.
어제, 그 집 문 앞으로 지나가지 않고 맞은편 벽쪽으로 걸었다.
그 집을 지나치고나서 횡단하여 맞은 편으로 걸었다.
그 집과는 일직선상으로 15미터 가량 떨어져 서있었다.
그 순간 어두컴컴한 그 골목길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아무데나 오줌을 싸!"
그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그 집 앞에서 한 아저씨가 나를 바라보며 "개새x 아무데나 오줌싸고 있어!!"
화가 가득 담긴 목소리로 나를 바라보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뒤를 돌아봤을 때 그 골목길엔 저 끝에 있는 아저씨와 나 그리고 강아지뿐이었다.
'나한테 하는 말인가?'
그 아저씨는 내가 항상 피해다니는 위에 언급한 그 집에 사는 사람이었고
난 심란하고 누명을 쓴 기분에 마음이 불편했다.

# 4월의 일
올해 4월엔, 강아지랑 오전 산책을 했다.
쾌적한 날이어서 동네 이곳저곳을 돌다보니 강아지 용변봉투를 한참 들고 다녔다.
그렇게 산책 중에 제대로 묶이지 않은 헐렁한 종량제 봉투가 내놓아져 있어
용변봉투를 넣으려는데
근처 물청소 하시던 할머니 한분이
"뭐 버리는 거예요? 개똥?" 
"네"
"안 돼. 버리지마!"
하며 할머니가 헐레벌떡 한달음에 달려오면서 속사포는 시작됐다.
"아니! 예의가 없어! 자기 집에다 버려야지! 남의 집에다 버리고 있어! 그거 냄새 나서 내가 맨날 물청소 하는데! 예의가 없어!"
그렇다. 
남의 쓰레기 봉투, 수거하라고 밖에 내놓았을지언정 
그 쓰레기봉투 소유자가 다른 사람이 쓰레기 넣는 것 안된다 하면
거기에 버리면 안된다.
이미 버리지 말라고 할때 나는 용변봉투를 버리지 않고 가던 길 가려는데
저 랩과 같은 속사포는 내 뒤통수를 향해 크레센도 크레센도...
골목길의 오디오로 울려퍼졌다.
무려 10미터 가량 앞만 보고 걸어오는 내내 멀어져가는 내 뒤통수에 대고 무한반복 되었다.

오죽 많은 사람들이 저집 앞에 버리고 갔으면 저럴까 싶으면서도
우리동네 대표해서 욕받이가 된 것같은 참담한 심정에
산책하면서도 종종 보이는 안 치운 개똥들을 보면 한숨이 난다.

간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주르륵 흘러내렸다.
답답해서 어딘가에 소리지르고 싶은 걸 눌러 참고 잠들었다.
오늘 이렇게 네이트 해우소에 들러
조금이나마 마음을 가볍게 하고 하루를 시작하려 한다.



추천수5
반대수58
베플ㅇㅇ|2023.07.12 09:03
마지막 종량제 봉투 사건 할머니 마음 백번 이해감. 제발 자기 똥은 자기 집 가져가세요.
베플ㅇㅇ|2023.07.12 09:31
10년전 3개월전..? 아니 뭐 이런걸 다 가슴에 품고살아요..? 별일 아닌일을 너무 크게 생각하면 스스로 안 좋을거 같아요. 저런일들은 누구나 언제든 겪을수 있는일이고 그냥 잠시 기분나쁘고 말 일이지 가슴속에 묻어둘 일이 아닙니다. 너무 힘드시면 전문가 도움을 받아보시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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