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부모님이 친정만 가면 엄마가 잔뜩 화가나서 왔다
아빠가 부부사이에 싸웠던 얘기를 친정식구들 앞에서 신나게 떠들어서 엄마가 민망하고 창피해서 그랬다더라.
내가 지금 그상황이다.
여자친구와의 여행을 내가 가족 일때문에 미뤘다. 근데 여행을 많이 기대했던 여자친구가 실망이 컸는데. 내가 미루면 언제 또 갈 수 있는지 이런걸 그냥 천천히 정하면 될 것 같아서 아무생각 없이 있다가 여자친구가 개빡쳤다. 내가 싹싹빌었다. 그러다가 얘가 화가나서 쏘아 붙이는데 나도 욱해서 짜증좀 내지 말라고 화를 냈다. 결국 어찌어찌 화해했다. 감정은 덜 풀렸지만.
근데 하필 오늘 여자친구 친구 부부에게 놀러오는 날이더라. 일단 왔다. 나랑은 막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알고 지내는 사이다.
그래도 저녁도 먹고 잘 놀다가 친구 부부가 왜 싸웠냐고 묻더라. 근데 여자친구가 신이나서 말을 하더라.
솔직히 나는 어느정도 필터링 거칠줄 알았는데 다 말하더라.
조카 민망하고 쪽팔리더라. 벌거벗은 느낌이더라.
그러다가 내 주장도 들어봐야 한다면서 나도 반박을하고 서로 불만인점을 다 얘기하다가 분위기 개 싸해졌다.
내가 표정이 어두우니까 친구 부부가 눈치보더라. 그 부부한테 미안해서 그냥 아무렇지 않은척 분위기 좀 띄우려고 ㄴ사른 얘기도 했는데. 솔직히 조카 화가난다.
다 치우고 여자친구는 자기 친구랑 자러 들어가고 나는 소파에서 잔다.
들어가기 전 내가 개빡친거 보고 여자친구가 그제서야 눈치보멋ㄴ서 괜찮냐고 묻더라. 솔직히 너무 쪽팔리다고 하니까 어차피 부부가 둘다 연상이고 친구인데 어떠냐고 하더라.
여자친구한테나 친구지 나는 남인데.
아오.
진짜 너무 속상한데 모기가 있어사 잠도 안오고 화는 이빠이 나고. 심란하다.
내가 이상한거냐?
내가 예민한거냐?
아주 기분 뭣 같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