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해운대에서 사기를 당한 썰 ㅎㅎㅎㅎ 이 생겨서 풀어보려고 합니다.
더 이상 저처럼 사람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잘 믿고,
잘 퍼주는 사람들이 피해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적어봅니다.
1. 사건의 발단
제가 캐나다 워홀을 떠나서 카페에서 일 할 당시,
함께 일을 했던 언니가 있었는데요.
언니가 이번에 부산 해운대에 혼자 놀러간다기에,
저도 겸사겸사 휴가를 써서 함께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2019년 이후로는 보지 못해서 약 3~4년만의 재회여서 너무 신났어요!
7월 27일(목)~28일(금)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언니를 27일에 해운대에서 만나 함께 점심을 먹고, 태닝을 하고, 해수욕도 하고,
숙소에 들어가 씻고 준비해서 요트투어도 하고, 저녁을 먹었습니다.
이후에 언니와 함께 Thursday party에 갔는데요,
이 곳에서 사기꾼(여자)을 만났습니다.
2. 사건의 전개
저는 언니와 함께 술을 마시며 사람 구경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하다가
어쩌다보니 축구 게임 같이 하자고 초대를 받아 같이 하다보니
게임을 함께 한 외국인+한국인 무리와 친해지게 되었어요.
이 무리 안에 사기꾼이 있었어요.
그 분들은 같이 오신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다 각자 여행 온 사람들이고
여기에서 처음 만나 친해졌다고 하더라구요.
저희는 해운대에서 썰파랑 클럽을 가보고 싶었어서
썰파에서 그만 놀고 클럽에 가고 싶어서 나왔는데,
걔네들도 따라 나와서 어쩌다보니 같이 가게 되었고
들어가서 함께 춤추고 놀면서 다들 친해졌어요.
나중에는 다같이 노래방도 갔구요.
다들 빠이빠이 한 후에 각자 숙소에서 자고,
일어나보니 사기꾼한테서 연락이 와서 같이 해장하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언니랑 저랑 사기꾼 셋이서 라멘을 먹으면서 해장하고,
(사기꾼이 자주 출몰하는 곳입니다) fuzzy navel에 가서 음료를 마시며 쉬었어요.
언니는 토요일에 일을 하러 가야해서 금요일에 돌아갔어야 했는데,
저는 조금 아쉬워서 혼자라도 하루 더 놀까 생각하던 차에
사기꾼이 자기가 부자니까 호텔비를 내겠다며, 한끼만 사라며
함께 하루를 더 놀자고(금~토) 제안했어요.
저는 사람을 워낙 좋아하고 혼자 있는 것보다는 함께 있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좋다고, 같이 놀자고 그랬죠.
그렇게 언니는 먼저 떠나고,
사기꾼이 언니들 노는거 보니까 재밌어 보였다면서 해수욕을 같이 하자 해서
같이 물놀이를 했어요.
해수욕 후 씻을 곳이 필요해서 호텔을 예약하자고 하니,
자기가 부자이긴한데 자기가 워낙 술/유흥에 돈을 많이 쓰다보니
신용카드를 쓰면 부모님이 보고 뭐라하셔서 현금으로만 돈을 쓰는데,
자기가 부산에 있는 친구한테 며칠 전에 현금을 많이 빌려줘서
금요일 저녁에 갚는다고 해서 혹시 먼저 결제해줄 수 있냐고 묻더군요.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현금 받으면 다 갚겠다고.
그래서 저는 (이때부터 의심했었어야하는데ㅠㅠㅠㅠ
자기 입으로 부자라고 하는 사람이 돈이 없는게 말이 되냐구요..)
아무 의심 없이 그러자고 하고 제 카드로 결제를 하고,
가서 씻고 준비하고 나와서
(기쁜 마음으로^^....) 저녁을 사주었어요.
Thursday party에 가서 술도 사주고,
해장 한다고 같이 해장국도 먹고
재밌게 놀고 잠이 들었어요.
3. 사건의 절정
다음날(토요일) 일어나서 배는 안 고픈데 퇴실시간은 되었고, 밖은 너무 덥고해서
잠깐 피씨방(해운대ox피씨방 - 자주 출몰합니다)에 갔는데요
사기꾼에게 "나는 이제 곧 울산에 가려고 하니 돈을 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돈을 갚기로 한 친구가 지금 오고 있다면서
만나고 오겠다며 나가더라구요
다녀오더니 "그 친구가 10만원밖에 안줬어.. 어떡하지.." 막 이러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그때부터 느낌이 이상해서
친구가 돈 얼마줬든 그건 나랑 상관없고, 나랑 한 약속은 지금 지켜라.
친구한테 빌리든 가족한테 빌리든 뭘 어떻게 하든 돈을 만들어서
나한테 약속한 돈 보내라.
돈 받기 전에는 안 갈거다. 빨리 15만원 보내라. 했더니
안된다 이건 못보낸다. 오늘 휴대폰 요금 빠져나가는 날인데
내가 쓰는 요금제는 외국인들 쓰는 유심이라서 돈 없으면 바로 정지되서 안된다.
내가 엄마한테 아침에 언니한테 돈 보내줄 수 있냐 물어봤는데
어머니가 사업을 하시다보니 미팅이랑 이것저것 바빠서 오후 11시는
되어야 보내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 11시까지 기다려달라.
나 부자인데 15만원가지고 장난 안친다. 이런거 가지고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원래는 돈 많은데 그 친구가 60만원 가져가서 그렇다.
그 친구가 지금 갚았으면 나도 언니한테 돈 바로 다 줬다.
민증 가져가고 싶으면 가져가고, 이렇게 나 계속 못 믿으면
그냥 나중에 내가 돈 안주면 나 신고해라.
친한친구, 가족일수록 돈 더 못 빌리는거 알지 않냐.
돈은 신용이라 나는 함부로 돈 빌리지 않는다.
나가서 몸을 팔아서라도 돈을 가져오기를 원하냐.
나 친구랑 6시까지 서면에서 만나기로 해서 이제 나가야한다.
나 친구랑 저녁먹고 친구집가서 잘껀데 언니가 어떻게 11시까지 따라다닐거냐.
그냥 제발 믿고 11시까지 기다려달라.
(등등...)
약 한시간~두시간 정도 피씨방에서 실랑이를 했는데
진짜 답이 안 나오더라구요.
친구한테 받은 10만원도 못 줘,
그거 빼고 돈은 없어,
엄마가 밤에 준댔으니 기다려줘가 다였어요.
하.... 그때 머리채를 끄집고 경찰서라도 갔었어야 했는데
적다보니 너무너무 다시 화가나요 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설마 이렇게 친해진 애가 나한테 사기를 치겠어?
진짜 그 친구 때문에 현금이 없어서 못 주나 보지
밤까지 기다려보자'고 생각하고 인사를하고 헤어졌어요.
4. 사건의 결말
진짜...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괘씸한게
11시에 돈을 주기로 했으니 11시까지는 안심시켜야한다고 생각했나봐요
밤 11시까지 계속 저랑
평소에 장난치던대로 친구처럼 계속 카톡하고
심지어 부산에서 울산가는 지하철에서는 한시간정도 통화하고
그렇게 저는 울산 본가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쉬다가
오후 11시가 다 다되었을 때 '어머니 일 다 끝나셨대?'하고 보냈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카카오톡 차단, 인스타그램 차단, 전화번호를 차단하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얼마나 허탈하고 심장이 쿠크다스가 되었던지 ㅋㅋㅋㅋㅋㅋㅋ............지금 생각해도 진짜 어이가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그렇게 저는 사기를 당했답니다...........................................
5. 후기 및 경과
그냥 모르는 사람한테 사기를 당한 것도 아니고,
나름 친해졌다고 생각하고 함께 재밌게 놀던 '사람'이 이러니까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돈보다 믿었던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한게요.
저는 사람을 정말 너무 좋아하고,
한 사람사람 저마다의 인생 이야기가 가득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못된짓을 하는 사람이라도 '어떤 일을 겪어왔길래 저렇게 됐을까'하고
측은지심으로 그 사람을 싫어하기보다는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이 세상이 모두 사랑으로 가득 차있다고 믿고
지금은 가려져있지만 내가 조금씩 노력하다보면
세상에 사랑이 조금이나마 더 퍼지게될거라고 믿고 살아오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일을 당하니까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며칠 동안 인생현타가 왔었어요
내가 살아가던. 내 가치관이 산산조각나는 느낌이었어요
로맨스 스캠처럼, 우정을 이용해서 착한 사람 등쳐먹는
우정 스캠....
솔직히 저도 사람인지라 너무 화가 많이 났고,
또 말이 청산유수고 행동도 너무 익숙했던걸 보니 상습범인 것 같아서
저 말고 다른 분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해서
경찰에 신고를 해볼까도 고민을 했어요.
이름, 나이, 얼굴 사진, 인스타그램 아이디, 카카오톡 대화 기록이 남아있거든요.
그래서 대한법률공단 무료자문 전화, 경찰서 전화를 해봤는데
아무래도 소액이다보니 다들 '아,, 뭐 하시고 싶으면 하세요~'이런 느낌이고
가까운 사업가 분들께도 여쭤봤더니
"억대 사기가 아닌게 어디냐. 물론 화는 나겠지만,
앞으로 너가 쓰게 될 더 이상의 에너지와 시간, 돈이 더 낭비다.
이번 계기로 좋은 교훈(아무 사람이나 믿으면 안된다)을 얻었으니
그 사건은 이제 잊고, 더 좋은 미래를 보고 나아가자.
그렇게 사는 사람은 어차피 언젠가는 꼬리를 밟히게 되어있고
언젠가는 다 돌아온다." 고 하시더라구요.
물론 사기죄로 고소는 해볼 수 있겠지만,
거기에 투입될 제 비용, 정신적인 스트레스, 시간, 에너지가 아까워서
일단은 고소를 안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만약 이 글을 보고 똑같은 사기꾼한테 사기를 당하신 것 같다고 판단이 되어서
피해자가 여러명 모인다면, 집단고소를 할 생각은 있습니다 연락주세요)
다행히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도시에 가서
너무 사람을 잘 믿는다며 혼나기도 많이 혼나고,
또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힐링을 하고 돌아오니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어요.
총 약 17만원의 금액의 손해를 입었지만
'아 세상에는 이렇게 나쁜 사람이 많구나.
너무 아무나 믿으면 안되는구나'하는 교훈을 얻었으니,
나중에 혹시라도 당하게될 170만원, 1700만원, 1억7천만원의 사기를
이번 경험을 통해서 미리 예방했다고 생각하고,
이미 지나간 과거는 어떻게 할 수 없으니
내가 손 쓸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미련은 버리고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거기에만 집중하려구요.
그리고 또 어떻게 생각해보니
내가 이때까지 내가 믿어도 되는 좋은 사람들만 만났구나,
내가 이렇게 사람들 좋아하고 잘 믿는데도 지금까지 별 피해가 없었을 정도로
내 주위에는 좋은 사람들이 가득하구나.
하고 또 감사하게 되더라구요.
물론 앞으로도 종종 생각은 나겠지만은,
이제 앞으로 떠나게 될 유럽 여행만 바라보면서,
나의 소중한 하루하루, 1시간, 1분, 1초를 즐기려구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