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 죄송합니다. 많은 조언 듣고 싶어서 화력 좋은 결시친에 올려요.
음슴체로 쓸게요!
20대 후반 여자임.
성격이 소심한 편은 아닌데 좀 잘 놀라는 편임.
길 걷다가 가로수에서 나뭇잎 하나가 눈 앞으로 떨어져도 흠칫 하는 정도..?
나는 회사에서 보통 자리에 앉아서 하는 직무이기 때문에 인쇄물 가지러가거나 화장실 갈 때 말고는 자리에서 잘 안 일어남.
파티션 너머로 누가 갑자기 말걸거나 뒤에서 누가 말 걸어도 다른 사람보다 좀 놀라는 편임.
그렇다고 놀라서 소리를 지르거나 하진 않고 움찔 흠칫 하는 정도?
회사에 동갑 신입 남자 직원이 입사했음.
그 직원은 지원 업무라서 다른 부서도 많이 다니고 물건 같은 것도 자주 들고 나르고 옮김.
지가 갑자기 말 걸거나 물건 내려놓는 소리에 몇 번 내가 놀라는거 보더니 뭘 그리 잘 놀라냐 하면서 웃음.
그래서 그냥 죄 지은게 많아서 그런가봐요 ㅎㅎ 하고 넘겼음.
근데 이 직원이 그 뒤로 일부러 날 놀래키고 있음.
내가 흠칫 놀라면 아 ㅋㅋ 또놀랬어요?ㅋㅋ진짜 잘놀랜다 이러면서 혼자 쳐웃음
나도 한 두번은 그냥 같이 웃고 말았는데 점점 짜증남.
그냥 가볍게 흠칫 놀라는거여도 나는 움찔하게 되고 몸이 순간 굳는데 그걸 즐기고 있음.
물건 내려놓을 때 일부러 쾅 내려놔서 놀래키기도 하고 뒤로 슬쩍 다가와서 0주임님! 하고 큰소리로 놀래키기도 함.
한 번은 귓가에 0주힘니힘 하고 숨소리 내면서 불러서 흠칫 하는 내 어깨에 턱주가리 얻어맞은 적도 있음.
화장실 가려고 복도 지나가면 탕비실에서 갑자기 확 나와서 놀래키고..
나는 내가 워낙 잘 놀래는 편이니까 어느정도 감수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갈수록 도가 지나쳐서 너무 기분이 나쁨.
큰 물건도 아닌걸 던지듯 쾅 내려놓거나 지나가면서 실수인 척 내 의자 툭 쳐서 놀래키고 일부러 기척 없이 와서 큰소리나 숨소리로 부르는게 비단 내가 잘 놀라는 문제만은 아닌 것 같음.
놀래키려고 작정한게 아니고서야 그런 행동들이 나올 수 없는 것 아님?
한 번은 너무 기분 나쁘고 빡쳐서 놀래키지 좀 말라고 했더니 본인이 잘 놀라는걸 왜 남탓을 하냐며 또 쳐 웃음.
그 뒤로도 더 하면 더 했지 놀래키는걸 멈추지 않음.
이 인간이 언제 갑자기 와서 또 놀래킬까 경계하느라 화장실 갈 때도 신경쓰이고 일 하는 와중에도 자꾸 두리번 거리게 됨.
한 번은 또 기척없이 다가오는걸 느껴서 안놀랬더니 이번엔 안놀랬네요? 이러면서 킬킬거리고 쳐 웃음.
그러더니 그 다음번 부터는 무슨 닌자마냥 더 조심히 와서 놀래킴 ㅡㅡ
하지 말라고 해도 본인은 놀래킬 의도가 없었고 그냥 내가 놀라는거라고 뻔뻔하게 멍멍이 소리를 함.
요즘엔 놀라더라도 그냥 무시하고 반응 안하니까 더 심해짐..
어린 남자애들이 좋아하는 여자애 관심 받고 싶어서 일부러 놀리고 짖궂게 구는것도 아니고..진짜 초딩도 아니고 왜그러는지 모르겠음.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함?
참고로 나는 이미 결혼했음. 아이도 있고 노트북 배경화면이 아이 사진이라 그 남자 직원이 모를 수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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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어제 저녁 때 까지도 댓글이 많진 않았는데..
하룻밤 사이에 많은 분들이 봐주셨네요.
오늘 출근해서 아침 댓바람부터 또 놀래키길래 댓글들 참고해서 한소리 했습니다.
복도 지나가는데 탕비실에서 엇!? 하고 큰소리 내면서 확 나오길래 또 놀라긴 했지만 잠깐 진정하고 바로 큰소리로 쏘아붙였습니다.
도대체 왜 자꾸 놀래키냐, 놀래키는게 재밌냐, 00씨는 장난이어도 난 너무 기분 나쁘다.
상대방이 불쾌해 하면 그만 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한 두 번도 아니고 지금이 도대체 몇 번째냐, 백번 천번 양보해서 00씨가 고의로 그런게 아니라고 해도 내가 잘 놀란다는거 알면 직장 동료로서 조심해주는게 예의고 배려 아니냐.
내가 00씨랑 동갑이어도 나는 엄연히 00씨 보다 윗 사람이고 사회에서 만난 사람이다.
고의가 아니더라도 실수하지 않도록 서로 조심해야 하는 관계다.
지금 처럼 의미 없이 큰소리 내면서 갑자기 확 나타나면 내가 아니라 누구라도 놀란다.
이게 고의로 그러는게 아니면 도대체 뭐냐? 관심 받고 싶어서 그러는거냐? 여기가 회사지 학교나 친구들 모임이냐 등등..
더 많이 얘기한 것 같은데 생각이 더 안 나네요.
그랬더니 끝까지 본인은 고의가 아니었다면서 지금도 자기는 그냥 지나가려던 거였다고.. 헛소리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럼 그냥 지나가면 되지 왜 엇!? 하고 큰소리를 내면서 확 튀어나오냐, 갑자기 급히 할 일이라도 생각난거냐?
일반적으로 갑자기 할 일이 생각났더라도 자연스럽게 지나가면 되지 어느 누가 오버액션해가며 그런 과장된 행동을 하냐, 관심 받고 싶냐? 관종이냐? 하고 험한 말 까지 했네요.
고의였던 고의가 아니었던 그냥 미안하다고 사과했음 이렇게까지 얘기하지 않았을텐데
끝까지 지 잘못은 없고 잘 놀라는 제 탓을 하니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저는 그냥 지나쳐서 가버렸고, 아직까지는 제 자리 근처도 안 오고 있네요.
복도에서 얘기한거지만 사무실이랑 가까워서 아마 밖에서 제가 얘기하는건 들렸을거에요. 내용까지는 안 들렸겠지만..
탕비실에 그 직원 말고 다른 직원도 몇 명 있었어서 아마 다 들었을꺼고요.
점심시간 때 다른 직원이 신입이랑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보길래 다 얘기했어요.
이러저러해서 참다참다 도저히 못참겠어서 한 소리 한거라구요.
직원들 개인 간의 일이라 인사팀에서 경고할지 어쩔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이렇게 큰 소리 내 놨으니 나중에 또 그러면 그 땐 회사 차원에서 제지하게 될 것 같아요.
회사에서 이렇게 화낸게 처음이라.. 좀 신경쓰이긴 하지만 저한테 무슨 일 있었냐 물어본 직원도 제 편을 들어줘서 잘못한 것 같진 않네요.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