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너무 더웠잖아요.
널널한 원피스 입고 에코백 매고 지하철 구석에 서 있었어요.
어떤 중년의 여자분이 타시더니 제 앞에 서시더라구요.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앞에서 큰 소리로 웃으시길래 고개를 들어 보게 되었어요.
“아유~ 임신한 것 같은데 저기 가서 앉아~하하하”
라고 하시더라고요.
첫째 출산 후 비만의 몸으로 살고 있습니다.
특히 체형상 몸통과 허벅지에 살이 많아요.
저는 좀 당황했어요.
목소리도 크셨거든요.
“저 임신 안 했어요.”
라고 했더니 더 큰 소리로 웃으시며 “아니 나는 임신한줄 알았지~~~!!” 하시더라고요. 그분도 당황하신 것 같았어요.
핑크 산모 뱃지도 안 달고 있었고
앉는 좌석은 만석이어서 그냥 서 있었는데
너무 당황스럽고 뭔가 민망하더라구요.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사실 그 분을 비난하고자 하는 게 아니에요.
누군가는 그러겠죠?
임산부로 오해받을 정도면 문제 있는 거라고. 살 빼라고.
네. 네. 다 맞아요.
비만은 건강에 유해하고 관리해야 하는 것 다 알아요.
저는 다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에피소드에는 대부분 그 말을 한 사람보다 들은 사람에게 더 탓을 찾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웃으면서 조롱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분홍 임산부 뱃지가 없는 사람에게는 지나친 호의를 베풀지 않아도 된다는 것,
타인의 체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판단하든 그것은 자기 자유이지만 드러내어 전달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에게 말씀을 거신 그 분도 좋은 의도였을 거예요.
부분적으로는 감사하고, 저의 엄마 뻘이라 마음이 쓰이기도 해요.
하지만 어렵고 더디겠지만 조금씩 우리의 태도나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는 정작 신경써야 할 부분은 놓치고 신경쓰지 않아도/야 될 부분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