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문득 내 신세가 서글퍼서 글 써봄
30살 직장인 여자.
결론만 말하면 남의 집 귀한 아들들 고생시키기 싫어서 20대 후반부터 결혼 포기함.
1. 좋지 않은 가정환경-폭력적인 아버지, 남아선호사상 어머니 밑에서 큼. 어릴 때부터 '딸은 쓸모없는 X'이란 소리를 듣고 자람. 남동생도 꼭 자기만 아는 인간으로 성장함. 그래서인지 어릴 때부터 아버지 닮아 집 물건, 남의 물건 부수고 돌아오더니 결국 부모까지 때려서 부모와 동생은 손절함.경제적으로는 어렵지 않지만 한 달에 1번씩 부모님끼리 피 터지게 싸울 만큼 아직도 집안은 개판임. 꼴보기 싫어서 20살부터 자취 시작했으나 본가 근처에 취업하면서 여전히 나는 그들의 감정 쓰레기통. 최근까지도 부모님의 싸움으로 뒷처리나 하고 있었음. 3년 내로 본가로부터 먼 지역으로 이직해서 가족들과 연 끊는게 지금의 최우선 목표.다행인지 불행인지 집안 자체는 돈이 좀 있는 편이라 내가 입만 다물고 있다면 굉장히 화목하고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줄 암. 여태 남친 사귀면서 이런 가정환경은 쪽팔려서 말한 적 없음. 앞으로도 말하고 싶지 않음. 상견례라도 하거나 부모 밑천 바닥 드러나면 그냥 파혼 각임. 내가 결혼할 때 부모 통해서 돈은 좀 들고올 수 있어도, 집안 분위기을 상대방 집안에 알리기 쪽팔려서 결혼 못함.그리고 저런 부모 밑에서 컸기 때문에 나도 어차피 똑같은 인간일 것임. 자식을 키울 자신도 없음.
2. 지병집안마다 대대로 내려오는 고혈압, 당뇨없는 사람이 없음. 나도 고혈압있고, 집안 유전으로 다른 장기 하나도 안좋은 곳이 있어서 20대부터 2~3달에 한번 대학병원 다니고 있음. 관련 약도 25살부터 먹음. 평생 먹어야 함. 그와중에 자궁 쪽도 이상있음. 유전병까진 아니지만 충분히 유전으로도 물려줄 수 있는 지병이라 없는 남편, 자식에게 죄스러움.아직까진 스스로 임신에 문제가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남들보다 내 몸은 더 빨리 망가질 가능성이 높음. 잘못하면 장애인이 될 수도 있는데, 이런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리기 싫었음.
사실 20대 초반에는 꼭 결혼을 하고 싶었음. 남자친구들도 몇 명 사겨보면서 실제로 진지하게 결혼하자고 말한 분도 계셨음. 나도 결혼할 만큼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고, 결혼하고 싶었음.건강까지는 이해하던 남자는 집안 사정을 듣고 결국 떠났음. 남자 쪽은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어서 나를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는 것이 그 이유..부모님은 결혼 안하냐고 닥달하지만 몇년 안으로 말할 것임. 너네 같으면 너네 같은 부모 밑에서 큰 자식이랑 결혼시키고 싶냐고...
그렇게 며칠을 생각해보니 괜히 남의 집 귀한 아들들 고생시키고 싶지 않았음. 어쩌면 이 상황들을 이해해줄 수 있는 남자가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아직 나는 만나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음.
평화로운 가정, 건강한 신체를 나는 모름. 둘 중 하나라도 충족된다면 내 입장에선 너무 부러움. 어차피 이번 생은 틀려먹었다 생각하고 노후 대비를 철저히 하려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