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조금은 간지럽게 석훈과 사랑의 밀어를....
서은은 자다가 눈을 떴다.
아직도 깜깜한 걸 보니 아침이 되려면 시간이 많이 남은 것 같았다.
서은은 몸을 뒤척이려다 자신이 석훈의 팔베개를 한채 누워있다는 걸 깨달았다. 서은은 그가 깰까봐 조심스럽게 누워있었다.
석훈은 피곤한지 푹 잠들어있었다.
서은은 믿을 수 없는듯 그의 품에 푹 파묻혔다.
그의 가슴이 고르게 뛰는 소리가 들렸다.
서은은 그의 가슴에 조심스럽게 손을 올려놓았다.
서은의 손바닥 밑에서 석훈의 가슴이 뛰고 있었다.
그에게 안겨있을 때보다 석훈의 존재가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갑자기 석훈이 몸을 뒤척이면서 눈을 떴다.
"안자고 뭐하고 있어? 안 피곤해?"
"나 땜에 깬 거에요?"
"아니......민석이 때문이라면 걱정하지마....민석이란 친군 아주 멋진 친구야....그렇게 치
사하지 않아....그 친구 말대로 오해로 그렇게 된 걸 거야....."
"그 일 때문에 깬 거 아니에요.....그냥 당신이 이렇게 옆에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서 깼어요......"
"난 이렇게 당신 옆에 있어.....절대로 당신 옆에서 떠나지 않아.....이
렇게 철없고 천방지축인 아낸 불안해서 어디에도 내놓을수가 없거
든......."
그러면서 석훈은 픽 웃었다.
서은은 살짝 눈을 흘겼다.
"내가 그리 다정다감한 사람이 아니라서 당신이 서운해한다는 거 알
아.....감정 표현에도 서툴고.....마음을 보여주는 데도 익숙하지 못하
고......하지만 세상에 당신보다 나에게 더한 관심사는 없어....."
"아니요....세상에 당신보다 더 따뜻한 사람은 없어요.....시간이 지나면
서 알게 됐어요.....당신이 얼마나 한결같은 사람인지....오히려 그걸 몰
랐던 나한테 화가 나요......난 항상 당신을 지나치게 사랑해서 오히려
그게 미안했어요......"
"세상에 그래서 미안한 건 없어......"
석훈이 속삭였다.
석훈은 서은의 이마에 키스했다.
"난 좀 촌스런 사람일지도 몰라......내가 생각해도 멋대가리가 없으니
까......"
"난 당신을 당신이라서 사랑해요......나한테 사랑한다는 말 해줄수 없어
요? 당신한테 꼭 한번만은 듣고 싶었어요....."
"난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있는 그대로 사랑해.....당신이 당신이라
서.....사랑해.......당신이 너무나 아까워서 항상 조심스러웠어.....
어린 당신에게 상처주는 게 싫었거든.......내 이기심이 당신에게 상처주
게 될까봐......"
"그런 거 없어요......난 당신 때문에 성장했어요....그래서 지금도 조금
씩 어른이 되고 있어요....."
"어떨 땐 그런 것조차 아까워......당신이 어른이 되기 바라면서 한편으
론 그렇게 되어가는 당신을 보면서 안타까워......"
"이상해요....너무 기쁜데....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서은은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걸 참느라고 애쓰고 있었다.
"우리 사람들한테 제대로 알리자.....내 친구들한테도 당신을 자랑스럽
게 소개시키고 싶어....그리고 제대로 된 결혼식을 올리고 제대로 신혼여
행도 가고...."
서은은 대답을 못하고 눈물을 참느라 모든 애를 쓰고 있었다.
석훈이 서은을 다시 끌어안았다.
"그동안 못해준 것까지 정말 잘해줄게.....언제나 그렇게 해주고 싶었
어...."
"이미 충분해요.....그리고 지금은 너무나 행복해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아
요......"
"우리 지금 좀 닭살스러웠지? "
하며서 석훈은 조금은 멋적은듯 웃었다.
서은은 그런 석훈의 목을 끌어안았다.
"생각해봐.....어떤 결혼식이 하고 싶은지.....신부는 당신이니까 말이
야......"
"알았어요.....우리 과 친구들 다 초대해도 되요?"
"물론이지....."
"아, 큰일났다....희윤이가 날 가만두지 않을텐데......"
"왜?"
"왜라뇨? 희윤이가 당신 좋아하는 거 몰랐어요?"
"혹시 여자들 사이에 싸움날 것 같으면 나한테 보내.....그리고 희윤이한
텐 이미 말해뒀어.....좋아하게 된 여자가 있다고 말이야....물론 희윤
인 그런 거에 그닥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지만 말이야.....경쟁상대가 누
군지 알았으면 물론 신경썼겠지만 말이야....."
"날 물어뜯을려고 할 거예요."
"싸움 자신 없나보지?"
"치고받고 할 자신 없어요. 당신 때문에 체력을 다 소비했다구요......
그건 그렇고 누가 이겼어요? 안그래도 민석인 고등학교때까지 학교 짱이
었대요....그 얘기 듣고 놀래자빠질뻔 했지만....."
"그래도 내 편을 들고 있었겠지?"
"그건 비밀이에요....."
그러면서 서은은 킥킥거리고 웃었다.
"이뢰뵈도 난 내 몸 하난 지킬 정도는 돼....."
"그럼 이긴 거에요?"
"적당히 봐주던데......"
"그래도 크게 안 다쳐서 다행이에요....."
"병준이 병문안도 한번 가보긴 해야할 것 같은데......"
"병준이가 좋아할 거예요....그런데 그앤 이상하게 당신을 무서워해
요......도대체 이유를 모르겠어요......"
"거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뭔데요?"
서은인 궁금해서 물었다.
하지만 석훈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건 비밀이야.....사나이간에......"
"정말 치사해...왜 둘 다 나한텐 말을 안해주는 거에요?"
"그건 내 명예와 상관있는 일이라구......."
"명예? 도대체 무슨 일인데?"
"너무 알려고 들지마.....다친다구...."
"그래도 알고 싶다구요......."
"좋아.....그럼 말해주지.....실은 당신과 병준이 호텔에서 나오는 걸 보
고 나중에 병준을 따로 만났었어.....그리고 정말 지금 생각해도 좀 쑥쓰
러운 짓을 했어....."
"그게 뭔데요?"
"다짜고짜 병준이 턱을 날렸어.....아무것도 보이질 않더군......"
"정말이요? 하지만 그건 일부러 날 위해서 병준이 연극을 한 거예요....."
"알고 있어.....이래저래 병준인 여러가지로 피해가 많군......정말 미안
한 친구야......"
"정말 나 때문에 여러가지 수난을 겪었군요......"
"그렇게 걱정돼?"
"당연하죠...친군데....."
"정말 이상하지? 당신이 다른 남자를 위해주면 화가 나......아무래도 의
처증 증세가 있는 게 아닐까?"
"당신이요?"
서은은 어이가 없어서 소리내서 웃고 말았다.
"왜 웃어? 안그래도 쑥쓰러운데....."
"당신이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적은 없었던 거 알아요?"
"뭐라고? 그럼 날 위로해줄 수 있어? 귀엽고 사랑스럽다며?"
그러면서 석훈이 서은을 안아왔다.
서은은 그대로 석훈의 목을 꽉 끌어안았다.
"그런말 안해도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구요.....원래부터 나란 사람
은......."
석훈이 기분좋은 소리를 내며 웃었다.
서은도 따라웃었다.
하지만 곧 석훈에 의해 웃음소리가 묻히고 말았다.
그의 키스는 뜨겁고도 부드러웠다.
그의 마음이 너무나 잘 느껴졌다.
서은은 행복으로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석훈을 출근시키고 나서 서은은 대충 청소를 마치고 희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무래도 그게 옳은 행동인 것 같았다.
희윤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름없었다.
그거로 봐서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서은은 조금은 불안한 심정으로 희윤과 약속장소와 시간을 잡았다.
곧 개학이다.
그러면 매일 얼굴을 볼텐데 그 전에 희윤과의 관계를 회복시켜야만 한다.
아마도 머리칼을 다 뽑아버릴지도 모른다고 서은은 생각했다.
우습게도 서은은 힘을 구축하기 위해 밥을 든든히 먹었다.
정말 몸싸움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하긴 이런 일을 초래한 건 바로 자신 아닌가? '
석훈은 자신이 희윤에게 말할까라고도 말했었지만 그건 옳은 일 같지가 않았다.
석훈은 분위기가 험악해지면 자신을 부르라고 했다.
자신이 다 얻어맞겠다고.....말이다.
그걸 농담으로만 받아들이기엔 서은은 마음이 불안했다.
앞으로도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이렇게 산더미처럼 많은지 몰랐다.
사랑을 완성해나간다는 건 이렇게 어려운 난관들과 하나 둘 맞서는 용기가 생긴다는 거와 동의어일지도 모르겠다....
서은은 새삼스럽게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어제 느꼈던 석훈의 심장 뛰던 소리를 떠올렸다.
'세상에 그 심장소리보다 소중한 것은 없을 것이다........그 어떤 것도......'
서은은 그 소중한 것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어려움도 다 견뎌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은은 힘을 내기 위해 크게 쉼호흡을 했다.
정말이지 에너지가 불끈불끈 솟는 것 같았다.
설령 몸싸움에서라도 말이다.
'항상 그의 심장뛰는 소리를 들을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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