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비혼은 딱히 비혼주의, 신조, 가치관이랄 것도 없고
그냥 혼자 결혼 안 한 상태로 태어났고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 뿐이라
별 생각 없이 살아왔는데
(결혼에 대해 뭔가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게 뭔가 더 특별한 노력을 요하고, 인위적인 행위이고 귀찮은 거…나한테는)
그래서 남이사 결혼을 하든 말든
좋다면 축하하고
헤어지면 글쿠나 그러고 걍 내 인생 살았는데
이제 결혼한 친구들 많아져서 인스타 들어가거나
명절때 판 들어오면
확실히 비혼 상태가 더 낫구나 이런 생각이 듦
연휴 때 공항 터질 것 같아서
미리 지난 주에 출발해서 엄마랑 지금 다른 나라 시골에 처박혀있는데
동네 너무 고요하고 음식은 맛있고
가끔 맛없는 거 먹어도 엄마 이거 맛없다 퉤퉤하고 숙소가서 라면 끓여먹고 바다들어가고 자전거타고 너무 행복한데
친구들 인스타에 무슨 군부대마냥 전이 한가득이고 (저걸 다 먹을 수도 없을텐데 왜 저렇게나 많이 하지)
음식을 왜 저렇게 많이…
(나는 차례, 제사를 한번도 지내본 적이 없어서 진짜 이유를 모름..원래 평소 먹던 거에 좀 특별하게 하고 싶으면 추가로 색다른 고기나 생선 올리면 안되는 이유가 있나? )
아니 일단 왜 하나같이 명절 당일에는 남편들 원가정에 가있는 거지
그렇게 힘든 와중에 톡 보내서 내 팔자가 상팔자라고 그러는데
나는 딱히 상팔자라고 생각들지 않고
그냥 원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건데 ㅠㅠㅠ
아니 친구들아 너네가 새로운 선택을 한 거잖아…
너네도 원래 나처럼 살았잖아…
심지어 몇년전 명절엔 같이 여행 갔잖아…
내일 모렌 남친도 합류하기로 해서 (나처럼 결혼생각없음)
엄마랑 둘이어서 못 갔던 식당들 가기로 했는데
생각해보니 우리 집 조상님들이 막 대단한 사람들은 아니었을 것 같고 뼈대있는 가문도 아니었겠지만
(적어도 우리 가족은 종손 집안이 아니니)
사랑하는 사람들이랑 같이 이렇게 평화로운 명절을 보내는게
조상님 은덕 아니면 뭔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