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자입니다. 편의상 반말할게요.
대학 졸업한 지는 얼마 안 됐고 학교에서 만난 동갑 전여자친구랑 3년 정도 연애했음.
나는 한번 사귀면 좀 오래 가는 편이고 내가 이상한건지 3년 넘게 아무리 자주 만나도 늘 설렜음.
그래서 여자친구한테 나름대로 항상 진심으로 잘 대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자친구는 그게 아니었는지
바람나서 헤어짐.
바람났다는 사실은 대략 일주일 전부터 알고있긴 했는데 애인이 바람난게 처음이었고 드라마에서만 보던걸 실제로 겪으니까 너무 황당하고 안믿겨서 혼자 생각 할 시간이 좀 필요했음.(여태 주변에서도 바람 나서 헤어졌다는 사람이 없었어서 많이 놀랐어)
전여자친구가 전에 몇번 데이트 끝나고 집에 데려다 줄 때 약국에서 내 카드로 여드름 패치를 산 적이 있음. 근데 전여자친구는 피부 좋음. 그걸 왜 사냐고 물어보니까 남동생 사다준다 함. 굳이? 싶긴 했는데 그때는 별 생각 없었음.
지금 생각 해 보면 그냥 웃김.
자기 다른 남자친구...가 피부가 안좋은데 걔한테 내 카드 긁어서 사다준거임.
그 사실만으로도 어이없는데 심지어 나는 걔들 연애질 하는 것도 도와줌.
이게 바람 알게 된 계기임.
일주일 전 늦은시간에 전여자친구한테 전화와서 자기가 중학교 동창회가 있는데 자기 친구 한 명이랑 같이 태워줄 수 있냐고함.
전여친이 차가 없어서 원래 가끔씩 나도 시간 비고 하면 약속 태워다주고 그랬기도 하고
그때가 버스도 끊긴 시간이라 당연히 태우러 갔음. ㅅㅂ 버스도 끊긴 시간에 뭔 중딩 동창회인지 지금 생각하면 그걸 그대로 믿고 뚜벅이커플 운전기사나 한 나도 병신같음. 그냥 여자친구가 그렇다니까 너무 당연하게 믿었음.
시간 늦었으니까 동창회 끝나면 데리러 온다고 전화 하라고 까지 말하고 갓길에서 내려준 뒤에 나는 다시 운전 해 갔음.
그러다가 바로 빨간불에서 멈춰섰고
여친한테 인사하려고 옆에 창문 열어서 사이드미러로 뒤에 보니까 남자가 전여친 허리에 팔 두르고 걷고있었음.
그 순간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전부터 유독 전여친이 '나는 뭔가에 쉽다 질린다.'이 말을 강조하긴 했었는데 나한테 티를 낸건가? 나를 갖고 논건가?내가 얼마나 우스웠을까 이런 생각도 하고 바람필거면 들키지나 말지 싶기도 하고
그치만 전여친을 너무 좋아했어서 그냥 조용히 넘어갈까 살짝 언질만 주자 이정로 결론 지었다가
내가 그 남자애 여드름 패치비용을 10만원 가까이 대줬다는게 현타와서 헤어진거임.
근데 어제 새벽에 전여친한테 연락 옴.
다신 안그럴거래. 얼굴 한 번만 보재.
나름 맘 단단히 먹고 헤어지자 한건데 막상 또 그 연락 보니까 너무 얼굴 보고싶고 20대 인생에 한 번쯤 양다리 걸쳐보는게 그렇게 잘못은 아니지 않나 싶은 미친 마음도 좀 든다.
그래서 진짜 묻고싶은건
이 문자에 ㄲㅈ 한 마디 하면 내가 너무 나쁜사람이겠지?
내가 욕을 잘 안하는데 너희가 딱 들었을때 꺼져가 체감상 심한 욕으로 들려?
얼굴 보고 대화하면 맘 약해질 것 같아서...
너희들 보기엔 어때?
+ 다들 관심 많이 가져줘서 너무 고마워
ㅅㅍ로 지내라 이런 말들도 꽤 보였는데
그건 진짜 인간으로 할 짓이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연락 씹었어
그 뒤로 전화 몇 번 왔는데 그것도 차단하니까 내가 사준 가방 몇 개 들고 우리집 찾아왔어
얼굴 보면 맘 약해질 줄 알았는데.. 이런말 어떨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역겨워서 예전 추억 이런거 기억 나지도 않더라
내가 아무말 안하니까 내 표정 썩은거 봤는지 가방 내 앞에 놓으면서 울길래 거기서 진짜 정 확 떨어져서 연락하지 말라하고 가방 들려 보냈어
그리고 여자 어지간히 예쁜가보다 이런 말도 꽤 보였는데
객관적으로 예쁜 얼굴은 아니야. 그냥 웃는게 밝고 착한 줄 알았을 뿐...!
마지막으로 내 이름 지욱이도 아니야..ㅎㅎ
오타도 그렇고 이름도 그렇고 취해서 연락한게 맞나봐
은우 ➡ 지욱 인거면 그냥 아예 다른 사람이 한 명 더 있던걸지도 모르겠다.
그때 여드름 걔도 이름이 ~식으로 끝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