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돈빌려가는 철없고 불쌍한 엄마

쓰니 |2023.10.15 00:44
조회 21,707 |추천 64
그냥 답답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집이 넉넉하지도 않고 찢어지게 가난하지도 않아요. 제 아빠는 착실한 사람인데 중간중간에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많이 터졌어서.. 돈을 많이 못 모으셨어요. 빚은 주담대 하나입니다.

엄마는 많이 감정적이고 의욕만넘치고 실속없어요. 심지어 팔랑귀라 어디서 자꾸 이상한 정보에 흘려서 이상한거는 다했던 것 같아요. 화장품 다단계, 보험 영업, 계모임 다 손해보고 빚져서 사채쓰고.. 지인/친인척한테도 돈을 빌리셨습니다. 몇년동안 이자만 갚다가 이제 원금만 3000정도 갚으면 된다고 며칠전에 좋아하셨어요.

엄마는 엄청 감정적이고 멘탈이 약하셔요. 어느정도냐면 예전에 신천지 비슷한거에 홀려서 아빠 몰래 딸 둘 끌고 어딘지도 모르는 곳까지가서 기도시켰습니다.
학교다닐때라 지역이 어딘진 모르겠는데 엄청 멀었고, 버스 하나 대절해서 단체로 이동했었는데 도착하니까 신도들 다 한복입히고 엄청 큰 지하에서 새벽에 1시간동안 기도시키고 절 시키고 찬송가 부르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이때 제가 중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엄마는 지금 자영업하시는데 10년 넘게 기본적인 장부 작성하실 줄 모르고 수익금도 생기면 바로 쓰셔요. 밀린 보험료나 이자같은거 내고 남은거는 자식들 쓰라고 돈 생길때마다 용돈 보내주셔요. 항상 딸들한테 좋은거 못해주고 돈도 많이 못줘서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하십니다.



저는 엄마아빠 자금 상황을 세세하게 알고 있어요. 엄마가 다 얘기해주셨거든요. 맨날 어렵다고 곡소리내고 심할때는 일부러 우리 들으라는듯이 이모들이랑 통화할때 큰소리로 돈없다면서 울때도 많았어요. 보통 엄마가 울면 많이 힘든가보다 그런 생각이 들어야하는데.. 너무 자주봐서 그런가 그냥 모자라보이고 한심하더라구요.


엄마 급전 필요하면 제가 조금씩 빌려주고 그랬는데 중고등학교 다닐때는 2만원 5만원.. 대학교 와서 알바비나 장학금 타서 큰돈 들어오면 50,70도 빌려드렸습니다. 다행히 금방 갚긴 하셨어요.

대학교 졸업한 지금, 집이 더 어려워져서 용돈도 못받고 취준하는데 알바도 못해서.. 300모아뒀던 청년우대저축계좌도 중도 해약했습니다. 잘 쓰고 있었는데 엄마가 몸이아파서 일을 못하시고 또 앞에서 죽는소리만 하길래 급전 필요해보여서 그냥 먼저 130 빌려드렸어요. 아빠가 돈을 안준다.. 이모들도 어려워서 돈빌릴 곳이 없다.. 근데 당장 카드값이 얼마 나가야한다.. 딸 앞에서 죽는소리 하는데 이게 돈빌려달라는걸 간접적으로 말하는게 아니면 뭔가요..


동생은 대학생인데.. 용돈 못주니까 장학재단에서 생활비대출 150 받아쓰라고 말해놓고.. 그 돈도 나몰래 25만원 빌려가셨더라요. 오늘 동생 오랜만에 만나서 얘기들었는데.. 엄마가 언니(저)한테는 비밀로 하라고 했다네요. 진짜 돈빌려간것도 말하는것도 너무 한심해보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악의 엄마 조건은 다 가지고 있는듯해요. 경제관념 없고, 남 험담하는거 좋아하고, 딸들한테 아빠뒷담화, 쓸데 없는 빚 많고, 자기관리도 안하고.. 감정적이고.. 자식들한테 부모의 경제상황을 다 알려주는것 까지. 초등학생때부터 엄마 돈없어서 힘들다 소리 들어왔으니까..

최근엔 돈없다면서 보험료는 쓸데없이 너무 많이 나가길래, 무슨 보험을 그렇게 많이 들어놨냐 했드니, 혹시라도 자기 병들어서 죽으면 우리 돈 많이 타서 쓰라고 이런식으로 말하는데.. 환장하는 줄 알았어요. 이게 엄마라는 사람이 할 소리인가싶어요

맨날 딸들한테 해주고싶은거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그러는데.. 입에서 미안해 미안해 소리 나올때마다 그 주둥이를 틀어막고싶습니다. 너무 답답해서요.

이제 곧 사회초년생인데 지금도 마이너스상태인 엄마가 건강이라도 더 안좋아져서 병원비도 책임져야하나 그런 비관적인 생각때문에.. 뭘 할맛도 안 나고 삶이 재미가 없네요. 

제가 어디 간다고하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도 차로 데려다준다하고 같이가자하고.. 집착끼도 있는것 같아요. 보통 감사하다고 느껴야하는데 제가 너무 쓰레기네요.


그냥 자기 전에 너무 답답해서 글 써봤어요.. 누구한테 말하긴 좀 그래서요. 간단하게 쓰려고했는데 불만이 너무 많았나봅니다. 취업 집근처에서 하려고 했는데.. 소녀같은 엄마랑 계속 같이 붙어있다간 저도 계속 우울해질것 같아서 독립하려구요.
추천수64
반대수5
베플ㅇㅇ|2023.10.16 11:06
경험자로서. 앞으로 뭔 소릴 하시든 돈 주시면 안됩니다. 독립하시고 차라리 부모님 망하게 두세요. 평생 시달리다 같이 가난해지고 부모님에 대한 원망만 남아요. 독해지셔야 해요.
베플ㅇㅇ|2023.10.16 11:33
제 경험상 님이 아무리 벌어 부모님 갖다 준다고 해도 부모님이 정신차려서 사고 안치고 빚이 줄고 그러지 않을 겁니다. 님이라도 사는게 현명한 방법입니다. 나중에 님한텐 부모에 대한 원망과 빚만 있을 겁니다.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