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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집 할머니한테 호구 잡혔는데 조언 좀

쓰니 |2023.11.09 21:34
조회 13,893 |추천 30
폰 알람 대신 꺼주는 게 시작이었어.
집에 있는데 누가 초인종을 누르길래 나가봤더니 앞집에 사는 할머니인 거야. 휴대폰 알람 끄는 방법을 모르겠다고 좀 꺼달라고 하시면서 나한테 휴대폰을 내밀길래 당연히 모르실 수도 있지 하고 대신 꺼줌. 인사도 깍듯하게 하고. 나중에 또 알람 울리면 어떻게 꺼야 하는지 알려도 드리고. 그리고 나서 몇 번 더 알람 때문에 우리 집 초인종을 누르셨음. 그때마다 나가서 꺼드렸지.
그리고 어느날, 또 초인종을 누르시길래 나가봤더니 폐지를 내미시는 거야. 폐지 좀 대신 버려달라고. 우리 아파트가 매주 일요일마다 폐지 버리는 날이거든. 아무래도 혼자 사시고 하니까 폐지 정도야 뭐 대신 버려줄 수도 있지 하고 받았다? 근데 문제는 그 다음임.
아주 그냥 시도때도 없이 초인종을 눌러... 좀만 문 늦게 연다 싶으면 아주 문이 부서져라 두드림..
폐지 대신 버리는 건 기본이고, 크고 작은 택배 박스들 집 안으로 옮겨놔달라, 시장에 가서 콩가루 좀 사와달라, 본인 침실 침대 밑에 저울 있는데 꺼내서 음식 무게 좀 대신 재달라 등등.. (거동 조금 불편하신 거 빼고는 꽤 정정하심..) 뭔가 시녀가 된 기분이랄까ㅋㅎ심지어 폐지도 말이지.. 혼자 사시면서 매주 두 박스씩이나 나오길래 열어보니까 일반 쓰레기랑 재활용품이랑 다 섞여있더라. 그거 정리하고 있는 내 모습 보던 엄마가 화가 나서 앞으로는 문 열어드리지 말라고 그러는 거야. 그래서 몇 번 문 안 열어 드렸었는데 진짜 무서운 게 처음 문 안 열어줬을 때 우리 집 문을 거의 10분 동안 두드리셨어.. 부서지는 줄.
그리고 한 2주 동안 잠잠하다가, 오늘 또 문을 엄청나게 두드리시길래 좀 고민하다가 결국 열었다? 아니나 다를까 폐지 대신 버려 달라고 하시는 거야. 그래서 앞 집 문 열고 들어갔더니 세 박스... 당연히 쓰레기들 다 섞여 있었음. 그래도 아무 말도 안하고 박스 튀어나온 거 정리하고 있는데 하시는 말씀이
"집에 소리 들어보니까 엄마도 있고 아빠도 있는 것 같던데~?" 이러시면서 은근 꼽주는 말투로 웃으시는 거. 이 말은 집에 있는 거 뻔히 아는데 왜 문을 빨리빨리 안 여냐 이거잖아. 우리는 선의로 도와드린 건데 자꾸만 당연한 듯 부려먹다시피 하시니까 좀..
나한테 말 전해 듣고 엄마 완전 개빡쳐서 앞집 쳐들어가려고 하시는 걸 내가 막았거든. 밤중에 괜히 얼굴 붉힐 일 뭐가 있냐고, 소란 피우지 말자고.
근데 이러고 쭉 지낼 수는 없잖아..? 그 할머니가 이사를 가든 우리 집이 이사를 가든 둘 중 하나를 해야 하는데, 일단 우리 집은 이사 갈 생각이 없어!! 혼자 사는 할머니가 이사 갈 일도 드물겠지?? 
자제 부탁드린다고 말하고 싶은데 뭐 어떻게 말해야 기분 안 나쁘게 말할 수 있을까?? 조언 좀 해줘..ㅜㅜ
+) 우리 집에 정수기 점검 오시는 코디 분이 앞집 할머니 어떠냐고 갑자기 물어보시길래 왜 그러시냐 그랬더니 이 아파트에 소문이 좀 안 좋게 났더라고, 심지어 본인한테도 심부름 시키길래 점검해야하는 집이 많아서 심부름은 못한다, 죄송하다 했더니 욕하시면서 성질을 내시더래.어익후.. 코디님 많이 놀라셨겠어요 ~! 하고 웃으면서 넘겼는데 뭐.. 그렇다더라.
추천수30
반대수62
베플ㅇㅇ|2023.11.12 12:45
니가 문제야 이 발암아
베플ㅇㅇ|2023.11.12 13:09
나 이 글 되게 예전에 본 것 같은데....음....비슷한 글인가 뭐지..그때도 댓글 달았어. 해결방법은 있다고. 그냥 묵묵히 도와주다가 할머니한테 불쑥 나즈막히 내뱉어. 할머니..저 돈 좀 빌려주세요. 그 말을 할머니가 문 두드릴때마다 해. 오늘 돈 빌려주실거예요? 돈 갖고 오셨어요? 은행 심부름은 안필요하세요? 현금지급기 같이 가 드릴까요? 카드 주세요 제가 돈 찾아올게요! 등등 돈 빌려달라 돈 돈 돈 거리면 어느날 한방에 해결됩니다 :)
베플ㅠㅠ|2023.11.12 10:04
기분 안나쁜 거절은 없어요. 단호하게 거절하시던가 아님 계속 호구잡혀 사시던가.. 둘중하나겠네요
베플ㅇㅇ|2023.11.12 11:17
계속 그렇게 잘 도와드리세요. 어짜피 호구 잡혀서 거절 못하는 성격 같으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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