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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정기받으러 갔다가 죽을뻔했어요

윤모씨 |2009.01.16 16:23
조회 541 |추천 1

안녕하세요~ 올해 21살 되는 부산 처녀입니다.

 

저에겐 성격도 비슷하고 의기투합이 잘되는 엉뚱 친구 2명이 있는데요.

 

중학교때 부터 만나왔지만 어딜 크게 놀러간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예전부터 가고싶었던 정기좋은 산, 계룡산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2박 3일로 계룡산 갔다가 산천어축제 갔다가 춘천 닭갈비 먹고 오는

 

거창한 계획을 세웠죠ㅎㅎ

 

계룡산하면 ○○○!! 이렇게 되고 싶었던 우리들은 일단 계룡산 홈페이지에 가서

 

계획을 세우다가 보니 계룡산을 전체적으로 누비는 6시간 코스가 있더군요.

 

물론 우린 지금까지 산을 틈틈이 올라가는 숙련자가 아니었습니다. ㅠㅠ

 

일단 소개하자면 저는 꼬맹이 일때 부모님따라 산 몇 번 올라가고 중학교땐

 

소풍간다는 기분으로 등산부 가입해서 등산가면 뒤로 계속 쳐지다가

 

선생님 몰래 히치하이킹 해서 트럭타고 올라가고..

 

마을버스 타고 최대한 올라가서 등산부 무리를 기다리고 있었쬬..

 

(그래도 등산의 맛은 알고 있었습니다. 어릴때 부모님 따라 다닌것이 큰 힘이되었죠)

 

또 친구 한명(왕눈이)은 초등학교 이후로 산을 밟은 적이 없는 초짜중의 초짜고

 

그나마 나머지 한명 (자칭 짱구) 은  학교 여행으로 지리산 2박 3일인가? 갔다 온

 

나름 베테랑 이지만 계룡산 오르는 내내 잠온다 가자. 수백번 산 왔으면 됬다 가자. 수천번

 

징징되며 정상의 기쁨을 누리고 싶었던 저에게 찬물을 끼얹는 존재였습니다.

 

아무튼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온갖 미션을 정했습니다. ㅋㅋ

 

(1박2일 박찬호선수처럼 계곡입수하기, 정상에서 눈빙수먹기-딸기쨈 챙겨갔음,

 

스님 10명에게 싸인받고 인터뷰하고오기, 계룡산 도사 만나서 인생얘기 듣기,

 

나뭇가지에 삼겹살 끼워서 불에 꾸워먹기, 동굴 속에 들어가서 침낭안에서 자기,

 

정상에서 사기충전하며 소망 비행기 날리기 등 비교적 실천의지가 있었던 것에서부터

 

추억을 간직하자는 의미로 나뭇잎 한장 먹기 , 계룡산도사 수염 얻어오기 등 우리끼리도

 

걍 내뱉고 말뿐인 미션들을 잔뜩 짜갔습니다)

 

3시 반에 일어나서 부산역 가서 대전역으로 고고고!!

 

대전역에서 짱구와 만나서 계룡산을 향해 갔습니다. 계룡산 입구 가니깐

 

7시더라구여 그때부터 초짜 중의 초짜인 왕눈이를 달래가며 눈덮인 겨울산을

 

올랐습니다. 1박 2일 때문에 많을 줄 알았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정---말 없더군요.

 

6시간 코스이지만 우리 기준으로 12시간 잡고 나긋하게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가끔 발빠른 사람들이 쫓아오면 조급한 마음에 우리끼리 '우왓! 명동이다!!!'

 

를 외치며 떠밀려서 멈추지도 못하고 숨이 턱까지 차올라도 헥헥대며 올라가거나

 

쫓기지 않기 위해 기다리다가 그냥 맘편한 꼴지로 가는 길을 택하며 열심히 올랐습니다.

 

중간에 스님을 만나서 싸인도 받고 얘기도 좀 듣고 , 첫번째 봉우리에서 만난 아저씨와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먹을것도 나눠먹으며 얘기 좀 하다가 미션 중에 하나인 

 

눈빙수를 먹었습니다. 정말 쫌 별미였던것 같습니다. ㅋㅋ(아저씨는 안드시더군여..)

 

암튼 이제 두번째 봉우리!! (계획은 봉우리 세개를 찍고 절쪽으로 하산하는것)

 

정말 가파르고 위험한 코스였지만 정말 절경이더군여..

 

왕눈이는 이런 광경을 생전 처음봐서 멋지다며 입을못다물고..몸을 봉 하나에 의지하며

 

올라가야 된다는 것에 대해 무서워서 입을 못다물고.. 암튼 밥을 좀 먹고 나서

 

세번째 봉우리로 가려고 하는데 이제 볼 건 다 본 것 같고 지치고 3~4시 정도 됬는데

 

곧 해질것 같고, 그냥 좀 빨리 내려가서 삼겹살 먹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냥저냥 내려오다가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완전 한눈에 봐도 길이 아닌 곳으로

 

우리가 가고 있더군요 ㅠㅠ 휴....불도저처럼 길을 뚫으며 미친듯이 내려갔습니다.

 

<<될대로 되라 .살놈은 산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딱 이 세 마디  떠오르더군여

 

 겁도없이, 뭐에 홀린듯이,  즐겁게 미끄러져가면서 눈덮인 돌들을 밟아가며

 

1시간 정도를 미친듯이 내려왔습니다. 4시 반정도 되니깐 해는 져서 하늘이 주황색이고

 

왕눈이는 힘이 다 떨어졌고,,왕긍정적인 우리들이 비관적으로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왕눈이가 5시 쯤에 탁 서더니 안움직이더군요. 해가 지기 전에 빨리 신고 해야

 

겠다고 하네여. 짱구와 저는 힘도 좀 있었고 밑으로 좀 더 내려가면 갈 수 있을것 같기도

 

하고,, 구조대 올 시간에 좀 더 내려가놓는게 낳을것 같고, 도저히 헬기가 정착할만한

 

곳도 아니고..(저희 셋이 앉을 땅도 없고 평지도 없었음..) 뭐 그래서 좀 멈칫하다가

 

나쁜생각도 아니라서 그냥 신고했습니다. 위치 설명하고 딱 끊으니깐

 

GPS 위치 전송했다고 뜨더군요..우와 진짜 세상이 너무 좋아진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상세하게 알아볼 수 있는 건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놀랬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결국 영화는 영화다라는 것을 알게되었쬬.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

 

왕눈이가 도저히 힘이 없어서 좀 더 내려가 보려고 했지만 그냥 한 곳에서

 

구조대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5시 넘어서니깐 완전 곰나올듯한 분위기더군요..

 

산이라서 춥고, 겨울이라 춥고 , 해져서 춥고, 해 금방지고 ㅠㅠ 다행히 짱구가

 

배터리 여분을 더 들고 와서 배터리 걱정은 없었습니다. 계속 구조대랑 거의 10분마다

 

전화하며 떨면서 기다렸습니다. 6시쯤 되니깐 앞에 뭐가 있는지도 안보이더군요.

 

 세명이서 모여있을 장소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사방은 뾰족한 돌들 뿐이고..

 

부둥켜 있지도 못하고 서서 발가락 동상걸릴까봐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습니다.

 

7시쯤 되서는 쫌..너무 춥더군요..저희가 너무 엉뚱한 곳으로 와버려서

 

구조대원님들도 영 감을 못잡으시고..계속 전화하고, 소리 들리는 지 확인하고,

 

하늘에 빛 보이는지 확인하고 완전..사람구경하고 싶어서 미칠뻔 했죠.

 

그래도 평소에 보통사람들보다 긍정적인 친구들이라

 

힘빠질 때마다 하나, 둘 , 셋!!

 

구!!!!!!!!조!!!!!!!!!!대에에에에!!~!!!!!!!!!!!!!!!!!!!!!!!!!!!!

 

를 외치며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돌아가면서 재밌는얘기도 하고 하고싶은것 얘기도

 

하면서.. 기다리다가 8시인가 구조대에게 전화를 해서 이제까진 비교적 밝게 받았지만

 

살고싶었기에 약간의 연출을 가해서

 

'울먹울먹..아저씨,,너무 추워요....빨리좀 와주시면 안되요.....? 흑흑흑..'

 

이런 친구들을 보니 황당하고 웃겨서 힘이 또 좀 났습니다.ㅋㅋ

 

근데 구조대원님들 진짜 계속 안심시키고 안전확인하시고 진짜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9시쯤 되서 왕눈이가 힘들다고 앉았는데 말이 없는겁니다..추워서 오달달떨고..

 

항상 마지막이다! 마지막이다! 하면서 구!!!!조!!!!!!대!!!!!!!!!부르고

 

전화하고 연락 계쏙 주고받고 한 80통 한것 같습니다. ㅠㅠ

 

이 쯤 되니깐 진짜 부모님생각밖에 안들더군요..완전 눈물이 쉴새 없이 흘렀습니다.

 

정말 효도해야겠다 라는 생각만 하면서 그 첫번째는 살아 돌아가는 것이다

 

라는 생각하면서 견뎌냈습니다. 믿을건 마스크 안을 덥혀주는 제 입김밖에 없더군요.

 

핫팩도 10개 정도 들고갔지만 진짜 아무 소용없었습니다..

 

10시쯤 되니깐 계쏙 왕눈이에게 말 시키고 그랬는데 대답이 없다가

 

갑자기 애가..따뜻하다....이러는것입니다.....우리가.....놀래서....응??????이러니까

 

따뜻해.......따뜻해......이럽니다.....네 ..완전 이미 정신이 천당에 가있는것 같았어요.

 

너무 놀래서 막 정신단단히 하라고 나무라기도 하고 어르고 달래고 하다가

 

짱구는 급기야 겉옷을 벗어서 덮어주었습니다. 그러자 왕눈이가 갑자기 진짜 미친듯이

 

초상당한사람처럼 절규하면서.ㅠㅠ 꺼이꺼이 울면서 으앆!!!!!!!시러 시러 시러 니입어

 

니 입어라고 이러면서 난장판을 쳤습니다. 난 진짜 애가 마지막을 준비하는구나 싶었어요

 

정말 이렇게 친구를 보내면 제가 너무 힘들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전 101마리 강아지에서 보면 강아지 주인이 죽어가는 강아지를 이불에

 

덮어서 싹싹싹싹싹 비벼주니깐 꿈틀꿈틀 기어나오던 강아지가 생각나서

 

온 힘을 다해서 눈물범벅으로 친구를 비벼대기 시작했습니다. 난동 피워서 결국 짱구는

 

옷을 다시 입고요.. 왕눈이 덕분에 우린 추운것도 몰랐습니다.이 시점엔..ㅠㅠ

 

그리고 막 애가 또 토를 하는것입니다. 아 진짜 막 죽으면안된다 친구야

 

이런생각과 함께 답답한 마음에 얘는 왜이렇게 약한걸까 왜 우리같지 않지 이런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혼비백산 하는 와중에 어디선가 소리가 약간 정확히 들렸습니다.

 

지금까진 부엉이 소리를 착각하거나 완전 들린 방향 찝어봐라고 하면

 

세명 각기 정확히 다른 방향을 가르켰죠 정말 난감했습니다.

 

밑에서 들리더군요.. 놀래서 딱 구조대다! 이러고 또 구!!조!!!!!!대!!!!!!!!!!!!!!

 

하니깐 불빛이 보입니다......우와.....ㅠㅠㅠㅠ

 

 왕눈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정상에서 먹을려고 했던 과일통조림을 달라고

 

해서 미친듯이 따더니 소리가 잘 안나니까 내용물 다 버리고 뚜드려대기 시작했습니다

 

탕탕탕탕탕탕탕탕 탕탕탕탕ㅋㅋ 전 또 카메라 플래쉬를 미친듯이 터뜨리며 위치를

 

알렸습니다. 구급대원 목소리가 정확히 들리더군요 ㅋㅋ살았습니다..ㅋㅋ

 

살았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완전 좋았습니다.

 

저희가 무식하게 물 1.5L 오렌지주스 1.5L , 고구마, 수경(계곡입수용),김밥크기 버섯 8개

 

딸기잼,빵,김밥 10줄 등 필요없는거

 

진짜 많이 짊어지고 와서  무거워진 가방 들어주시면서 안전확인한다음 왕눈이는

 

정신이 나간상태이기때문에 아저씨 어깨에 매달려서 거의 다리를 붕붕 띄워놓고

 

산을 내려왔습니다.  제 짐도 안무겁다고 하는데도 계속 달라고 해서 들어주시고..

 

랜턴으로 한발짝한발짝 길 비춰가면서 내려왔습니다. ㅠㅠ 짐 챙기면서

 

구조대원아저씨가 당일로 등산하면 이불들고오기 힘든데 우째 또 이불 들고왔냐고..

 

오만것 다 챙겨간게 약간은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ㅋㅋ;;

 

완전 의지해서 산을 내려오면서 구조대원 아저씨들이랑 얘기 많이 하구..

 

이것도 다 추억이라며 사진까지 찍어주셨습니다. 아 진짜 서비스정신 최고..

 

진짜 아무리 직업이라고 해도 너무 힘들것 같고 고맙더라구요..ㅠㅠ 진짜

 

생명의 은인입니다......특히 왕눈이에게는..

 

완전 다리힘 다풀려서 x자로 다리 꼬여가며 내려오니깐 또 구급차 대기 중..

 

어딜 병원 가는것보다 쉬고싶어서 구급차는 안탔습니다. ㅠㅠ

 

7시간동안 어둠과 추위속에서 떨다가 오후 11시에 땅을 밟았습니다. 후아....

 

다른 구조대원님들이 숙소까지 차로 데려다 주시는데 아직까지 정신이 안돌아온 왕눈이는

 

본능적으로 은혜에 보답을 해야되겠다고 생각했는지 고구마를 줘야겠답니다.

 

고구마는 안찾아지고 줄게 없으니깐 답답해가지고 라면봉지를 막 찢더니

 

급기야 안에 돈을 넣기 시작합니다....창문을 내려서 거의 왕눈이를 들어서 내려가다시피

 

한 구조대원을 찾더니 라면봉지 드리는것에 성공했습니다.ㅋ ㅋ

 

ㅋㅋㅋㅋㅋ근데 안에 사례금 넣은 것 들켰습니다. 똑똑 두드리시더니

 

라면만 감사히 받겠다고 하시고 돈은 다시 안으로 들어와버렸습니다.

 

차 안에서 구조대원 아저씨들이랑 부산 광안대교 얘기도 하고, 출동사례 얘기도 하고,

 

박찬호 선수 얘기도 하면서 (공주고등학교 1년 선배셨음 ㅋㅋ)

두 손으로 원을 그리시면서 박찬호 선수의 엉덩이 하나가 상상 초월 바위만하다더군요..

숙소에 데려다 주시고 홀연히 떠나셨습니다. 아스팔트 길은 완전 사랑스럽더군요

 

숙소에서.. 죽다 살아난것이 실감도 안나니깐 통닭을 시켜먹었습니다.(너무배고파서ㅠ)

 

ㅋㅋㅋㅋㅋㅋㅋ...ㅡㅡ;;;;; 딱 통닭 다먹고  치우기 전에 숨돌리려고 거꾸로 누웠는데

 

눈떠보니 친구발이 눈앞에 있고 아침이었습니다....ㅋㅋㅋㅋ아니....오후였죠..

 

정말 전 나름대로 ~~에서 살아남기 시리즈도 다 읽고, 오지여행 하고싶어하고,

 

위험한거 잘하고 다녔지만 이제 어드벤쳐따위 안할려고여......

 

진짜 어떻게 보면 계룡산 잘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험한거 하지 마라해도 귓등으로도 안들었겠죠 근데 진짜 딱 그 고립된 산 안에서

 

생각한건 첫번째 부모님께 효도하자.

 

(진짜 수백만번 들었지만 미친듯이 와닿았습니다. )

 

두번째 어드벤쳐 절대하지말자..남들이하는것만하자

 

우리 세명은 산,물가 같은 곳 절대 안가기로 했습니다.

 

무조건 커피숍에서 만나기로...휴..근데..또 시간이 지나면 덤덤해질까봐 걱정입니다....

 

세번째 ★진짜 구급대원님들 고맙고 고생이 많다는거.....★전화로 죄송하다고 하면

 

진짜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이,,괜찮다고 안전확인 하시고 ..

 

그리고 계룡산 등산을 계획하면서 계룡산 도사들을 보고싶었지만

못봐서 너무 아쉬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지팡이 대신 랜턴 하나 들고

산을 휙휙휙 오르시고 내리시는, 계룡산 구석구석 다 훤히 꿰뚫고 계시는구조대원님들이

계룡산도사인것 같습니다. ㅋㅋ 싸인받아와야하는데 못받아와서 아쉽네여 ㅠㅠㅠ

 

 

 

 감사글 적으려고 인터넷 검색하다가 보니깐 우리 얘기가 기사화됐더군요ㅋㅋ

 

주소는 여기요 ㅋㅋ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ec&sid1=102&sid2=257&oid=057&aid=0000094891

 

동영상은 저희 아니예여 ㅋㅋ 저희는 밤이였습니다.

 

..정확히 5시 19분에 처음 구조요청하고 11시에 구출..

 

16시간 있었네요 .쩝 

 

 안전이 최고입니다!! 구조대원님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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