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없다.
한쪽에 다른 이성이 생겼거나, 양가 어른들과의 마찰이 있거나 그러한 굵직한 것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라면, 사소한 일상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혼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
밥먹고 나면 바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유튜브.
저녁을 먹고 하루에 4시간 넘게 잠자기 전까지 내가 아닌 지인들과 간간히 재밌는것들을 공유하며 유튜브만 본다.
혼자 남겨진 나도 옆에서 유튜브를 본다.
1시간 쯤 보다보면 볼 것도 없고 같이 티비나 볼까 티비를 켜면 이어폰을 꼽는다.
같이 티비를 보자하면 뭐~? 라고 하고 다시 유튜브를 보며 낄낄된다.
한번은 매일 이러한 일상이 반복되길래 "유튜브 좀 그만보고 나랑 놀면 안돼? 나랑 노는게 재미없니" 라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너도 맨날 유튜브 보잖아. 그리고 난 너랑 노는게 제일 재밌어. 뭐하고 놀건데?
할 말이 없다.
요즘에는 컴퓨터 게임을 하더라.
유튜브만 안볼 뿐 똑같다. 유튜브 대신 게임이다.
상대방이 그러할 때 내 개인의 시간으로 쓰면 되지 않냐.로 생각할텐데 그렇게 하고 있다.
똑같이 유튜브를 보던 폰을 만지작 거리던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거나.
그런데 그것도 한두번이지 2년이다.
지친다.
한번은 울면서 말했다.
너랑 나랑 같이 하는것도 없고 이렇게 허송세월 각자 보내는것 같아서 시간이 너무 아쉽다고. 넌 아쉽지않냐고.
매일 산책을 나가자는것도 아니고, 매일 나만 보라는것도 아니고 그냥 밥먹으면서 이야기하자고. 그냥 가끔 날 좋을때 봄에 한번 가을에 한번도 좋으니 저녁먹고 산책 좀 가자고. 멀리 차타고 안나가도 되니까 바람 쐬러 좀 가자고.
그때마다 다 이유가 있다.
배가 너무 부르다. 몸이 안좋다. 피곤하다.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는게 너무 좋다.
내가 너무 크게 바라는걸까?
어느날은 문득 든 생각이 나만 너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거였다.
뭐하고 있어? 오늘 이랬어 내일 그럴거야. 등
내가 말을 안걸면 하루고 이틀이고 넌 옆에 있는 나와 말을 하지 않고 휴대폰만 잡고 있다. 절대 과묵한거와는 거리가 먼 니가 나한테는 엄청나게 과묵하다. 물었다. 나한테는 할말이 없는거냐고. 그랬더니 눈앞에 보여서 뭐하는지 궁금하지도않고 딱히 할말이 없단다. 그러면서도 나랑 한공간에 이렇게 있는게 너무 좋다고한다.
난 행복하지 않다. 좋지 않다.
이런게 결혼일까. 남들도 이렇게 사는걸까.
아침에 눈떠서 일하고 저녁에 오면 밥먹고 밥먹을때도 딱히 무슨 이야기를 하지않고 티비만 보고.
밥을 먹고 나면 각자 누워서 할일 하는 것.
이게 정말 결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