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살되는 여자인데..
엄마가 툭하면 나한테 ‘나는 너를 포기했다’ 이런 말을 해
그냥 뭔 얘기만하면
“됐어 그냥 니 알아서 해 난 너 포기한지 오래고 너 하고싶은대로 다 하고 살아봐 어디 한번”
이런식...
그렇다고 실제로 나를 포기해서 풀어주고 무관심 한 것도 아님
친구들이랑 놀다가 조금 늦어지면 (9~10시쯤) 계속 전화나 카톡하고 이제 수능도 끝났고 대학교 입학까진 시간이 좀 남았으니까 늦잠 자면 제발 게으르게 잠만 자지 마라하고 새벽에 유튜브같은 거 보다가 걸리면 그런 건 낮에나 보고 사람들 자는 시간엔 제발 잠 좀 자라고 함.. 내방에서 유튜브 보는데 새벽에 화장실 가려고 나왔다가 문틈으로 불빛 새어나오는거 보이면 귀신같이 와서 잔소리하는거임....
포기했다라는 말은 공부 얘기 나오면 항상 하는데
내가 중학생땐 공부를 꽤 했어서 외고 생각했는데 어느순간 내가 왜 외고 가야되는지도 모르겠고 나 이과가고싶어서 (그땐 어려서 외고는 아예 문과 과목만 배우고 치는 줄..) 외고 안 가고 일반고 갔는데 친구들을 좀 잘못 만나서.. 공부 아예 안하고 놀아서 성적이 개차반이긴해 그래서 성적 얘기만 나오면
난 너를 믿고 지원한건데 넌 나한테 이런식으로 배신했고 난 너를 포기했고 너는 실패했고 니 동생한텐 절대 배신 안 당할거다 이 말을 정말 자주 해
처음엔 나도 너무 속상하고 엄마가 저렇게 말 하는게 나 때문이니까 자책하고 솔직히 우울증까지 왔었는데
엄마한테 말하니까 니가 무슨 우울증이냐고 내가 우울증이다 니가 우울증을 알긴하나? 원래 니 나이땐 별거아닌것도 과장한다면서 이러니까 내가 너를 포기했다.. 또 똑같은 소리만 반복
진지하게 그 포기했다는 말 좀 안 하면 안되냐니까 그럼 내가 너를 포기한 걸 뭐라고 돌려말해야하냬.. 그냥 그 말을 꼭 해야겠냐고 나는 그 말을 들을 때 마다 내가 너무 쓸모없는 사람이 된 거 같고 삶의 의미를 모르겠다 하니까 내가 니 삶의 의미까지 찾아줘야되냐고 대체 어디까지 해줘야 되냐고 함..
아니면 니 쓸모는 니가 찾으라고 하거나
나는 그 얘기 하는게 아니라 그냥 포기했다라는 말이 듣기 싫은건데
진짜 고3말에 정신차리고 공부해서 성적은 안 나왔는데 제대로 각잡고 공부하고싶어서 재수얘기했더니 이따위점수로 그런 말이 나오냐고 양심이 있는거냐고 이만큼 실패했고 배신당한걸로도 화나니까 더이상 내가 너를 포기하게 하지말아달라함
나도 그놈의 포기포기.. 실패 배신........... 나도 그 소리 더 듣기싫고 만약 재수해도 저 사람한테 지원받으면서 저 얘기 계속 들으면 미쳐버리거나 자살할 거 같아서 걍 알겟다고 걍 집근처 지잡대가기로 함
근데 어젠 또 대학가서는 공부할거냐고 장학금 받아오라고 또 나를 배신하고 놀거냐 마지막까지 내가 널 포기해야겠냐 이래서 걍 대답 안 하고 폰만 봄
우리 엄마 진짜 저 말만 안 하면 좋은 엄마인데.. 왜 자꾸 하는건지 모르겠다 처음 저 말 들었을 땐 중3 외고 포기했을때라 진짜 엄마가 날 버린 거 같고 이제 나는 아무쓸모도 없고 엄마의 짐인 거 같아서 진짜 차라리 죽어버리고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