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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dawn |2024.01.06 03:09
조회 313 |추천 2

할머니.
매번 보고싶을 때마다 할머니에게 쓴 편지를 보는데. 그때마다 마음이 너무 찢기는 거 같아..
송구영신이라는 기도로 통해 새로운 해를 다함께 맞이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났던 건 할머니었어.
또 다시 할머니가 없는 이 세상이 찾아온 게 너무 슬프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다음 해를 맞이하고, 웃고있는데 전혀 웃음이 안 나왔어.
오로지 할머니가 없는 이 세상이 하염없이 서글프기만 하네..
모두가 들떠 있을 때 동안, 혼자 찢기는 이 마음을 몇 번이고 참고 버텼어.
계속 눈물이 나올 걸 처음부터 끝까지 참고 버텼어.
너무 시려워. 할머니.
옷깃 하나 스칠 수 없는 인연이래.. 제발 그만 울고싶은데 눈물이 안 멈춰.. 한 평생 한글을 배우지 못 한 할머니 세상은 어찌 보였어? 본인의 이름조차 무엇인지 모르는 이 세상 속에 글로는 못 남긴다 한들,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가득하게 줘버렸구나.
나 역시 앞으로 살아가는 이 세상 속에 주지 못 한 마음을 글로 남기네.
할머니.
이제는 매번 엄마랑 딸이 보고 싶다며, 너무나 아파했던 건 괜찮아졌어? 거기서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중한 이 마음들을 주고받으며 웃고 있어주라.
뭐든 간에 좋으니 웃게 해주고 싶어. 웃는 모습조차 이 삶이 끝날 때까지 못 본다는 게 미치도록 아파도. 어디선가 행복하게 웃고 있다면 악착같이 버텨내볼게.
세상이란 게 참으로 한 편으론 감사하기도 하고 애달다.. 나에게 없어선 안 되는 세상을 보여주면서도 처음이 있다면 끝이 있다는 걸 말하는 걸까?
나도 모르게 끝 속에 무엇이 있을지 몰라도 나아가고 있어. 나를 나아갈 수밖에 없도록 세상과 사랑을 알려주어, 내 소중한 일부가 되어주어 고마워. 할머니.
우리의 이 인연이 또다시 닿는다면 그때 역시도, 이 세상 속에 함께 공존해가며 여러 말들을 가득해주면 좋겠어. 나 역시도 말을 가득 남길 수 있도록 오래오래 말해주고 남아줘.
할머니.
매 순간마다 할머니가 없는 이 세상이 하염없이 흘러가고, 내가 살아 숨 쉬는 이 세상이 끝이 난다 한들, 이 미련한 마음은 항상 제자리에 있을 거야. 그때 그 순간에 멈춰있는 난 어김없이 그리워 할 테고.
끝없이 찾아 헤매다 언젠간 볼 날이 있다면 참으로 좋겠다.
정말.. 얼마나 나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기에 이러는 건지 나조차 모르겠어.
너무 우는 바람에 머리가 아픈 걸까? 이제 곧 자러 가야겠다.

새해 복 많이 받아. 할머니.
사랑해. 잘자.

추천수2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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