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자판기 앞에서
신형식
가슴에 꽂았던
바람 하나 날려보내고 돌아오는 길.
동전 몇 잎 딸랑딸랑
주머니 속에 넣고 바람같이 돌아오는 길.
떨어지는 것들 사이로
이미 떨어진 것들이 우루루 몰려가는
그 가로등 길에서
익숙함도 낯설음도
자리 지키는 자에 의해서 정해진다고
누르면 누르는 대로 고민없이 토해내는
너의 울컥한 입김.
후우 떠나보내고 뒤돌아 보면
늦가을 자판기 앞.
버릴지라도 구겨질지라도
손금 위에 뜨거움 한 번
되짚어 보려고
추억이 끝나는 곳에 세워 둔
일회용 그.리.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