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ADHD일까요...?
ㅇㅇ
|2024.01.31 10:56
조회 6,566 |추천 13
안녕하세요,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제 행동방식이나 사고에 하자가 있다고 느낄 때가 많은데
혹시 ADHD일 가능성이 있을까 싶어서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정신과에 가봐야 정확히 진단되는 문제임을 알지만,
사실 저는 10-20대 때에 비해 지금 굉장히 정돈된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증상이 나아졌다기보단, 저를 잘 알기 때문에 스스로를 통제하고 여러 상황에 대비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전문적 진단을 받게 되면 그 병명에 기대어 자신을 합리화하거나
주변 사람들의 이해를 바라게 될까 봐 굉장히 무섭습니다.
그리고 살아오며 입시나 취업 등을 겪을 때 이럭저럭 남들만큼의 성취?는 보여서
주변 사람들이나 가족에게서 ADHD 의심을 받아본 적도 없어요.
그냥 저 스스로가 납득하기 힘든 지점이 많았는데... 한번 봐주실 수 있을까 싶어서요.
글이 길고, 묘사되는 사람이 너무 별로라서 미리 죄송합니다...ㅠㅠ
1. 시간 관념
어릴 적부터 학교에 지각을 많이 했고, 뻔히 지각할 것을 알면서도 행동을 빠릿하게 하지 못했습니다.
(가령 늦을 것 같아도 샤워시간이 평소와 똑같다거나)
초등학교 시절 생기부에도 행동이 느리다는 말이 두어 차례 기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생 때는 마감일에 맞춰 과제물을 제출하는 것이 정말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보통 마감일 당일에 소논문 쓰기를 '시작'했고, 그 와중에도 사이사이 집중력을 잃어서
딴짓을 하다 당일 23시 59분까지 제출해야 할 것을 익일 00시 4분쯤 제출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5분 차이로 결과물에 별 차이가 생기는 것이 아님에도 시간을 어김)
더 이상한 점은, 어떤 데드라인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심장이 마구 뛰었어요.
대학교 시험 때는 도서관에서 밤샘공부를 한 후, 아침 9시에 시험이 시작되는데
중간중간 시간을 확인하면서도 9시까지 시험장에 가지 않고
심장이 쿵쿵거리는 것을 고스란히 느끼며 도서관에 멍하니 앉아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상하게 정말 가기가 싫었어요. 그냥 그 시간이 얼른 지나서 상황이 망쳐지는 게 도리어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지각이나 과제물 마감 문제는 주변 친구들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조금씩 겪는 일들이지만
개인적으로 이때 자신이 정말 이상하고 한심하게 느껴졌어요.
2. 길치
몇 번 가본 길이라도 가는 법을 잘 모릅니다.
늘 초행길인 양 핸드폰 검색을 해서 주소를 찍고 나침반을 켜야 찾아가요.
무슨 가게가 있었는지, 길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기억하지만
그 길들이 어떻게 배열되고 이어져 있는지를 기억 못합니다.
그리고 버스를 잘못 타거나 지하철을 반대로 타는 일이 잦아요.
(가령 분명히 11번 버스라고 인식하고 탔는데 타고 보니 14번이었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그래서 항상 불안에 떨며 두번 세번 확인합니다.
3. 산만하고 충동적
선택과 집중에 약하고 일머리가 없는 느낌이 듭니다.
방청소를 마음먹고 __질을 시작했는데 도중에 갑자기 서랍정리에 빠져들어 에너지를 다 쓴다거나,
검색할 것이 있어서 핸드폰을 열었는데 몇 초 사이에 다른 관심사가 생겨 처음에 할 일을 아예 잊어버립니다.
어떤 때는 쓸 수 있는 돈이 정해져 있고 그게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순간적으로 물건을 사버립니다.
충동구매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너무 갖고 싶다'가 아니라
'내가 이걸 왜 사고 있지?'라고 느낍니다.
장바구니에 물건을 잔뜩 담았다가 빈손으로 집에 돌아오기도 합니다.
20대에는 정서가 훨씬 불안한 편이었고, 이런 문제들을 반복적으로 겪으며
자기혐오가 아주 심해져서 죽고 싶다고도 자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거의 눈치를 못 챘는데요...
위에서 이미 심각한 단점을 열거했으므로 아래 내용은 자랑이 되지 않을 걸 알고 기재합니다.
우선 10대 때 총 3번 수행한 IQ검사 결과가 늘 140 이상으로 나왔고, 여러 영재교육원을 다녔기 때문이 큽니다.
그리고 학생 때는 시험성적이 대체로 좋았고, 소위 명문대라 할 만한 상위권 대학을 나와서 좋은 기업에 취직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ADHD가 맞을까요? 관찰하거나 경험하신 바가 있으시다면 답변 좀 부탁드립니다 ㅠㅠ
- 베플ㅇㅇ|2024.02.0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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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adhd가능성 있어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