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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우울증 30대 여자의 글

ㅇㅇ |2024.02.01 21:13
조회 11,375 |추천 41
사는 게 너무 고단합니다.
제 인생이 어쩌다 이토록 망가졌을까요.
삶 자체가 벌을 받고 있는 기분입니다.

제 인생이 이렇게 망가진 것에 대해
제 잘못은 딱히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이렇게 태어나져서 꾸역꾸역 살아갈뿐..
인생을 잘못 살았다고 비난하셔도 할말은 없습니다.

해가 갈수록 절망뿐이지만
일단 제가 책임져야하는 고양이들은 끝까지 책임질 생각이에요

부모도 도움이 안되고
친구들은 각자 먹고살기바쁘고
사실 고양이가 아프거나 하는 힘든 일이 있을때마다
혼자 견뎌야 하는 게 제일 버겁습니다

답이 없는 문제
병원가는 것 조차 버거워서 약도 제대로 못먹으니 악화될 수 밖에

그냥 유약한 주인 잘못만난 고양이들도 불쌍하고
나도 불쌍하고

왜 견디며 살아야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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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가 정서적으로 의지하고 기댈 존재가 아니라는 것은 고등학교때 깨달았고
그저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심에 감사하며 살았습니다.

인생의 기둥이나 등대같은 존재가 간절했으나 그 결핍으로 인하여
많이 휘청이며 살았습니다.
수많은 선택과 고난이 반복되는 인생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을때, 제게 방향성을 제시해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사는내내 내가 맞게 살아가고 있는건지 의문투성이였거든요.
애정결핍으로 남자도 그냥 나 좋다는 사람 다 만나고.. 못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휘청이며 살다가 애도 어른도 아닌 30살의 인간이 되었고
엄마가 재혼을 하셔서 아빠라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처음부터 친아빠로 만났으면 참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아빠였습니다.

하지만 온전한 가정이 생겼다는 사실에 두분 다 들뜨셨는지 욕심을 부리셨고
누가봐도 화목한 가정, 완전한 가정을 꿈꾸시면서 저에게 요구하시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금전적인건 아니고 살가운 딸, 효도하는 딸을 많이 기대하셨지요.
애초에 엄마와도 유대감이 별로 없는데 갑자기 새로생긴 아빠까지 유대감을 바라시니 당혹스러웠습니다.
엄마는 그저 아빠의 말대로만 따르려고하시고 제입장은 생각해주시지 않았죠. 두분다 항상 서운해만 하시고.
그래서 저는 늘 죄인이었습니다. 불효하는 딸.

사실 그동안 모든 면에서 늘 제 잘못을 찾으시는 엄마의 성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왜 늘 나에게 죄책감을 심어주실까..
엄마라는게 이런 존재가 맞는가

엄마는 저를 엄마 목숨보다 더 사랑하신대요.
근데 왜 저는 와닿지가 않을까요. 말뿐인 것 같아요.
엄마도 저도 늘 자기 입장만 생각하는 사이니까.

엄마아빠는 아직도 본인들은 훌륭한 부모고,
우울증 걸려서 직장도 퇴사하고 사기나 당하고 꾸역꾸역 살고 있는 못나고 나이먹은 저만
못난 딸이라고 생각하실거에요.
그치만 상관없습니다. 그냥 저대로 본인들 만족하시면서 사셨으면 합니다.

아니 만족은 안되시겠죠.. 인생의 실패자인 딸을 둬서 힘드실테니까.

전 이제 엄마아빠에게 바라는 건 없습니다. 막상 힘들때 기대면 보듬어주지도 않으시면서 말로만 번지르르 조언 그만하시고 두분 잘 사셨으면 좋겠어요.

태어난 게 벌 같습니다.
사실 살고싶지 않지만 제 주제도 모르고 데려다키운 고양이 3마리를 책임져야하기에
고양이들이 살날 동안은 끝까지 책임질 생각입니다. 10년정도 남았네요. 
죽지못해 사는 게 얼마나 지옥같을지..
그래도 고양이덕에 웃기도 하고 행복한 순간도 많습니다.
견뎌야하니까....제가 견뎌야 하는 이유니까..
추천수41
반대수5
베플ㅇㅇ|2024.02.03 10:18
대부분 사는건 다 고단합니다..그 고단한 삶속에서 소소한행복을 느끼며 위로받고 사는거지요. 저도 고양이 세마리랑 살아요. 냥이들 보고있음 행복하고. 그 원동력으로 일도하고 살아가죠. 저는 님보다 열살이나 많아요~ 살다보면 인생은 갑자기 바뀌기도 하더라구요. 아직 젊은데 힘내세요. 우울증이 있으시면 꼭 병원 가보시구요..그건 부끄러운게 아니라 그냥 아픈거예요. 가끔 산책도 하시고 맛있는것도 해먹으시고. 나를 위한 시간을 많이 보내세요. 지나간 과거는 자꾸 생각하지 마시고 좋은일만 생각해요~ 사람은 생각하는대로 됩니다. 행복하시길 바랄께요
베플ㅇㅇ|2024.02.03 11:13
병원 꼭 다니시길 바라요. 그리고 캐릭터 분석을 하시면서 치유하시고 엄마에 대한 심적 의존이나 기준을 조금씩 바꿔나가시길 바라요. 글을 보면 온통 기준이 엄마의 기준이라 그래서 공허 허탈감을 느끼신게 꽤 오래 되신 거 같아서 마음이 아프네요. 글을 보니까 엄마는 전형적인 나르시시스트 같아요. 자식을 자기 목숨처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본인도 그게 뭔지 모를거예요. 그냥 남들하는 말 듣고 학습한 허울좋은 말이고 상대를 조종하기 위한 무기일 뿐이죠. 그러니 그렇게 공허하게 들릴 뿐이죠. 이미 파악하셨겠지만 자기 밖에 모르고 자녀를 자신의 도구나 트로피정도로 생각하니까 그럴싸하게 애교부리고 새남편으로부터 자기 면 살려주고 행복감 주는 딸 노릇을 요구했겠죠. 그래도 쓰니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잘 파악하고 거리를 두실 생각을 하셨다니 대단하십니다. 보통은 계속 휘둘리면서 당하면서 살아가거든요. 하지만 그분이 세운 기준이 잘못된 것 아시지만 그 기준에서 벗어난 자신을 아직도 못났다.부족하다. 생각하시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벌받는 기분으로 사는 것 같을 거예요. 물리적으로는 떨어져있지만 이미 익숙해져서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는데 내가 엄마의 마음으로 나를 자꾸 평가하는 거예요. 쉽지 않지만 자꾸 내 기준으로 바꾸어 생각하시고 스스로를 가혹한 기준으로부터 탈출 하시길 바라요. 정사적 학대를 받은 사람들은 비슷하게 죄책감을 느끼고 살고 있는데 벗어나기 위해 자기 기준을 정하고 칭찬하는 연습을 하거든요. 응원합니다. 반려동물은 함께 살고 있는 반려인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걸 잊지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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