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남자친구와 결혼을 상의하고 있는 28살 평범한 여자입니다.
저와 남친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만난 사이입니다. 저와 남친이 다닌 고등학교는 기숙사가 있는 자사고였는데, 국제반과 국내반이 나뉘어져 운영되는 학교였습니다. 남친은 국제반이었고, 저는 국내반이었죠. 다른 학교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나온 학교는 국제반과 국내반이 전혀 접점이 없었습니다. 동아리를 같이하거나 외국어가 같지 않는 이상 만날 일이 없는데, 저와 제 남친은 축제에서 부스 줄을 기다리다 처음 만났고 그 다음날 남친에게서 연락이 와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고3도 같이 보냈고, 성인을 같이 축하했으며, 남친이 해외 대학을 진학하여 스물 중반까지는 1년에 두 달정도를 같이 보내고, 중후반에는 남친과 저 둘 다 졸업을 준비하느라 거의 만나지 못했지만 헤어지지 않았고 군대까지 잘 보내 지금까지 왔습니다.
지금은 결혼을 이야기하는 사이인데,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제가 교회를 다니는 것 때문에 마찰이 생긴건데요.
일단 저는 신앙심이 그렇게 투철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평소에 ccm도 안듣고, 헌금도 하지 않습니다. 다만 대신 제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께서 후원하시는 고아원에 달마다 정기적으로 후원합니다. 부모님께서 신앙이 있으셔서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닌 영향으로 지금까지 다니게 된 것 같습니다.
부모님은 처음에 신앙이 있는 사람과 만나야한다고 하셨지만, 제가 딱 잘라 말해둔 상태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고, 뭐 하나님의 뜻이라면 그 사람도 교회를 다니게 되지 않겠냐고. 결혼 후 제 남친에게 넌지시라도 교회 관련된 이야기를 꺼낸다면 정말 연락 안드리고 살겠다고도 강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이 일로 부모님과 약간의 마찰은 있었지만 지금은 완화된 상태입니다.
시부모님 될 분들께서도 딱히 신경은 쓰지 않는 눈치셨습니다. 저도 정형외과 일반의이고 현재는 제 삼촌 되시는 분의 병원에서 일하는 중이며, 남친도 유펜을 졸업해 뉴욕에서 일하는 중이라 금전적으로도 여유로운 편입니다. 후원은 월에 20~40정도 하고 있습니다.
다만 남친은 제가 나중에라도 더 많은 시간을 교회에 쏟을까봐 우려하는 상황입니다. 개인적인 부분이라 섣불리 적기에는 우려스럽습니다만, 연애 중 남친이 한 말도 그렇고 시부모님 되실 분들을 직접 만나뵈어보니 남친의 부모님들은 서로 사이는 좋으시지만 자식인 남친에게는 별 관심이 없어보이셨습니다. 그런 이유에선가 남친은 유독 조금 집착?을 하는 부분이 없지않아 있긴 했습니다. 그리고 남친이 잠깐 귀국하여 군복무를 할 때, 제가 의료 봉사로 2주간 아프리카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남친이 휴가를 나왔는데 제가 없던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고 평일에는 둘 다 바쁠테니 주말은 오롯이 같이 보내야하지 않겠냐는 입장이네요...
저는 지금은 그래도 결혼 후면 개인 시간을 가지고 싶어할 텐데, 이동시간 합쳐서 일요일 2시간 정도는 괜찮지 않겠냐고요.
이런 걸로 파혼할 기미는 아직 보이진 않습니다만... 연애 중 거의 싸우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삐걱대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네요. 저도 나름의 신념이 있고 부모님을 완전히 저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 교회를 아예 안간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냥 갈라서는 것이 나은 선택일까요. 저 사람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제 친구들은 그냥 더 좋고 마음 맞는 남자 만나라고 합니다. 저와 모르는, 이 상황을 가장 객관적으로 바라봐줄 수 있는 다른 분들께도 여쭙고자 글을 써봅니다. 부디 현명하고 현실적인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