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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

누렁이 |2006.11.16 15:25
조회 25 |추천 0

넥타이

최정란


고치 속의 누에처럼 웅크리고 잠든 그 남자
태어난 이후 단 한 번도
생의 중심에 묶인 넥타이 푼 적 없다
벼랑 끝에 매달려 흔들리다가, 때로는 느슨하게
때로는 팽팽하게 목을 조이는 목줄 끝
날개와 맞바꾼 계약의 화살표는 아래로 향한다
참을 수 없이 팽창된 날카로운 한 순간이
뜨거운 절망을 쏘아내고 곤두박질 치면
순한 짐승처럼 늘어지던 넥타이
날아오르려는 순간 번번이
추의 무게에 발목 잡혀 절벽 아래로 수직 강하하는
그 남자 가끔,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그 자랑스런 기호 풀고 싶었던 적 없었을까
올가미처럼 조여드는 넥타이 대신
비린 달빛에 입덧하는 늪으로 누워서
한 달에 한 번, 뜨거운 가시연꽃 같은 것
생의 외곽으로 은근히 밀어내고 싶지 않았을까
중심을 가장 가파른 벼랑에 묶어 둔 블랙유머
누구의 매듭을 풀고 나온 넥타이일까
물뱀 한 마리, 수면 위를 미끄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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