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29세이고 내년에 30세 되는 아들이 있어요
중고등학교 다닐때 머리는 좋았어도 늘 게임에 빠져서 살고 속을 썩이더니 짧은 시간 반짝 공부해서 꽤 괜찮은 수능점수를 받아 전국 10대 대학에 갔어요잠깐 동안 정말 행복했죠. 그런데 합격한 것에 전혀 관심이 없고 대학을 어디 갈건지도 관심없는 상황에서 집에서 상의끝에 원서넣은곳중 두군데가 합격해서 그중에 좀 더 나은 곳으로 진학하게 됐네요
집에서 떠나 서울에서 혼자 지내니 이제 진짜 자유라고 느꼈는지그때부터 게임에 본격적으로 빠지기 시작한 듯 합니다대학을 다녀도 관심사가 전혀 바뀌지 않고 결국 프로게이머 돼겠다고 1년 동안 학교도 쉬었어요속은 상했지만 답이 안나오고 고집을 부리니 긴 인생중에 1년은 짧은거라고 저 스스로를 위로하며 그렇게 허락해 줬는데 1년을 아무 소득없이 날렸죠그러고서 군대 다녀와서도 바뀐게 하나도 없고 4년 내내 낙제점수 겨우 면한채로졸업을 한 학기 남겨두고 지금은 3~4년째 취업 준비중입니다
물론 그 전에도 정말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떨어져 지낸 시간 동안엔 잘 지내겠지 하고 직접 내 눈으로는 안보니 지금보다는 스트레스는 덜 받았던거 같습니다또 아직은 어리니까 좋아질거라 생각도 했구요
그런데 지금 같이 지낸지 4년째 공부만 하라고 밥값 기름값 책값 지원해주고시간 뺏길까봐 알바 한번 시켜본 적이 없이 헌신하는 부모에게 아들은 너무 스트레스를 줍니다첨엔 공부를 집에서 얼마동안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내보내고독서실에서 거의 2~3년을 보냈는데. 아무것도 해놓은게 없더라구요물론 집에서 나가 밖에서 공부만 했을거라고는 생각 안했죠그런데 이렇게 전혀 안했을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3년동안 숱하게 싸우고 자기 감시한다면서 독서실 어딘지 물어보지도 못하게 하고별별 일들이 다 있었어도 내자식을 믿어줘야지.미워도 용기주는 말을 해야지울컥 화가나서 며칠 밥도 안줘보고. 그러다가도 엄마니까 내가 참아야지 한게 수백 수천번이었죠그런데 그렇게 참고 응원해주는 부모에게 아들은 거짓말을 했더라구요(자세히는 말 못하겠네요 쪽팔려서)
부모탓이랍니다왜 서울로 학교를 보냈냐왜 그 학과를 보냈냐왜 다 해줬냐왜 잔소리하냐어쨌든 서로 대화로 풀고 현재는 도서관에 다니면서 공부중인데 말하자면 이제 시작하는거죠 공부란걸.
우리집은 아침부터 전쟁입니다아침에 깨우다가 서로 기분 언짢을때를 제외하고는 1년 내내 깨워야 일어나는데그러다가 싸우기를 반복합니다알아서 하도록 놔두기엔 이대로 계속 시간이 흘러갈거 같아서 오늘 하루만 오늘 하루만 했던게이렇게 세월이 가도록 책임감없고 성실함이 없는 아들을 만들게 되었네요이것도 부모탓이라고 하겠죠
여자친구도 없고옷입는데 관심없고술담배 안하고 나쁜짓 안하고 착한 구석도 많은데같이 지내는 시간이라고는 고작 아침시간 잠깐인데 기상 문제로 늘 서로 감정이 나빠집니다아들 입장에서는 깨우면서 부모가 내뱉는 말들이 듣기가 싫겠죠깨우면서 하는 말들은 주로깨우기 시작한지 벌써 30분째다. 깨운지 1시간이 다돼간다.혼자서 좀 일어나라 정말 힘들다 못살겠다. 등등 뭐 그런 정도입니다그런데도 수가 틀리면 트집 잡아서 부모를 힘들게 하기 일쑤죠하루하루가 너무 힘이 듭니다10년 가까이 허송세월을 보내고도, 부모에게 충격을 그리 주고도뭐가 그리 당당한지 모릅니다
입사원서를 내려면 최소한 원하는 자격이 대여섯 가지는 되죠거기에 추가로 몇가지 더 요구하는곳도 있고자기소개서도 공을 들이고 뭐 할게 많잖아요자격이 안되니 어디 한군데 입사원서 내 본적도 없고 입사원서 낼 수 있는 최소한도 못 갖춘 상태인데겨우 한두개 맞춰 놓은걸로 유세떠는거 보면 한심합니다그 모든 자격이 갖춰져도 취업이 당장 되는것도 아닌 현실인데치열함 이라고는 1도 없이 어떤 못된 행동을 해도 응원받기만 바랍니다솔직히 취업을 못한 상황은 참을 수 있는데이기적이고 불성실하고 현실자각 없는 한심함.거기에 본인이 집안 서열 1위인 것처럼 부모를 무시하고 깔보는 태도와아직도 깨워줘야 일어나는 현실. 모든게 나를 우울하게 합니다
며칠전 또 깨우다 상처받고오만정이 다 떨어져서이 꼴을 보고도 같이 살수 있겠나 싶은 생각까지 하고다시는 깨우지도 않고 챙겨주지도 않고 간섭도 안하겠다는 다짐을 이번만은 지키자 하고 있는데여전히 게으른 아들을 보니 답이 안나오고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눈물이 한번씩 흐를정도로 우울하고 힘이 듭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