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얼마전까지 (친)오빠병 걸린 남친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있었습니다.
진짜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이제 헤어졌지만서도,
제가 너무 예민하게 굴었던건지 아니면 잘 헤어진게 맞는지 조언도 필요하고,
함께 같이 속시원하게 욕해줄사람이 필요해서 글을 올립니다..
친오빠병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구남친을보고 제가 병명을 내린겁니다.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나싶은데..
남친은 '나는 내 여동생을 아주 알뜰살뜰히 챙기는 멋진오빠야!'라는 것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아주 많이요.
오빠가 여동생 챙기는게 뭐가 문제냐, 남매사이좋은거 질투하냐 라는 글이 달릴까봐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남자친구는 여동생이 혼자있는걸 가만히 못내벼러뒀습니다.
저희 데이트할때도 여동생이 심심할까봐 매번 데려왔었고요.
데이트 중에 여동생이 뭐 먹자고 하면 여친인 제가 먹고싶은게 있는데도 저보다 어리고 동생이라는 이유를 들면서 계속 여동생이 먹고싶은것만 사줬어요.
저는 가고싶은 식당이 있어 예쁘게 꾸미고 무슨메뉴를 먹을지 생각까지 하고 미리 이 식당에서 이메뉴 먹고 싶다고 전부터 남친한테 인스타로 미리 보여주기도 했는데도요.
여동생이 저를 또 엄청 잘 따르고 착하면 싫어도 말이라도 않지,
데이트하면 매번 자기들만 아는 어릴때 얘기를 굳이 꺼내서 저를 대화에서 소외시키고,
오픈테이블 예약전에 시간이 떠서 다이소같은데 구경이라도 가면 지오빠만 쏙 데리고 가서 이거 귀엽지 않냐, 이거 집에 두면 부모님이 좋아하시겠다며 둘만 히히덕...ㅎ
저도 처음에는 오그래~? 하면서 호응했었는데 계속되니까 어중이떠중이마냥 그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간만에 저한테 어울리지도 않는 큰 키링? 요즘 유행하는거를 선물이랍시고 주더니 알고보니 여동생거사면서 제것도 같이 산거였구요.
저는 당연히 이렇게나 여동생을 잘 챙기길래 과거에 어떤 사연이 있었나?
여동생이 죽을병을 앓았다가 기적적으로 살았다거나 아님 혼자있다가 위험한 일이 있었나 싶어서 함부로 싫다고 말을 못했습니다.
근데 이게 도가 지나칠 정도로 저 짓거리를 하고 있으니까 조심스레 한번 얘기했죠.
데이트 하는데 좀 아닌것같다. 왜 매번 여동생을 부르냐. 무슨일이라도 있었던거냐.
물어보니 아무일도 없었고 여동생이 혼자있는걸 그냥 싫어해서 단순히 그냥 그 이유때문에 부른거였다고 합니다... ㅎㅎ 막 '내가 얘 혼자 있는데 안지켜주면 누가 지켜줘...'하면서 겁나 아련한 영화주인공인것마냥 얘기하길래.. 어이가 없더라구요.
혼자는 무슨 혼자. 그 여동생도 남친있고 친구있고 다 있어요. 신기하죠? 걔도 남친이 있는데도 그랬다니까요.
그럼 니네둘이 평생 살지그러니 걔남친은 목각인형이냐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그냥 참았습니다.
그 이후로는 남친이 여동생도 불러도 돼? 냐는 질문을 했을때 아니, 지금 뭐하는 거냐고. 싫다고 말하지 않았냐. 연애를 장난으로 하냐는 식으로 완전 화내고 싸워서 조금 잠잠해졌는는데
몇주 뒤에 또 다시 오랜만에 여동생도 불러서 같이 저녁할까? 라는 말에 완전 성질이나서 싸웠습니다. 그때 제보고 예민하다니, 가족애를 존중 못해준다느니 하는소리하길래 화딱지나서 헤어졌습니다.
홧김에 헤어진거긴해도 아직도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글을쓰고요.
여동생이 엄청 어린것도 아닙니다.
저희 셋다 성인이고 이제 서른 바라보는 나이에요. 저랑은 두살밖에 차이안나고..
저는 남친이 자기일 잘하고 일적으로도 저를 잘 도와주길래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만난거였는데, 그냥 철부지 여동생 데리고 매번 데이트에 데려와서 코닦아주는 인간일거라고는 생각하지못했습니다.
저도 언니가 한명 있고 사이가 꽤 좋습니다.
같이 자주 만나서 놀고 밥도 먹고.. 싸우는 일도 별로 없고요.
근데 언니를 남친데이트 하는데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데려가지 않습니다.
여기 아마 오빠를 두신 여동생인 분들도 많으실텐데, 보통 오빠 데이트 하는데 매번 굳이굳이 안따라가지 않나요? 소개시켜주는 자리도 아니고..
진심 이제는 인스타나 (특히 애니) 같은데서 나오는 오빠들이 여동생을 특별하게 챙겨주는 그런것만 봐도 역겹고 그래요.
정도껏하면 오.. 여동생을 잘 챙기는구나 멋있다 할텐데.
지가 귀칼에 나오는 주인공도 아니고 여동생이 그 입에 대나무 물고 있는 귀여운 여자애도 아니면서, 이 험하고 거친 세상에서 하나뿐인 내 여동생을 지키는 멋있는 나! 에 심취해 있는 것 같아서 진짜..ㅎㅎ
저는 진짜 바라는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분들이 보셔서 널리널리 퍼져서
진짜 저 정병걸린 남친이 보고 본인이야기라는걸 깨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매번 지오빠 데이트하는데 따라와서 여친 눈치주던 그 여동생^^도 ㅎㅎ
그따위로 연애할꺼면 평생 니여동생껴안고 결혼해서 살아~
라고 하고 싶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