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은 곧 좋아질 것이다”.. “며칠 지나면 다 잊을 것이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민주당 조순형 대표의 말입니다.. 정말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거야 말로 큰 일입니다.. 한 번의 싸움이 더 남아있다는 뜻이니까요... 무슨 말이냐구요? 국민의 강력한 저항을 예견하면서도 뻔뻔하게 탄핵을 강행하면서까지 기득권을 보호하려 했던 극악무도한 수구세력들이 다가올 총선에서의 패배가 뻔한 상황이라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들도 이제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즉 이판사판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두려운 일은 이제부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싸움은, 그것도 더 큰 싸움은... 어쩌면 이번엔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저들의 마지막 발악이 한번 더 남았을 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국민 모두가 차분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나라를 안정시켜야 한다..” 제가 그토록 좋아하고 믿었던 추미애 의원의 오늘 발언입니다.. 정말 제게는 슬픈 일입니다.. 한번의 기회를 놓친 추의원이 이번 기회에 민주당을 박차고 나오길 간절히 소망했습니다만... 이제 추의원을 잊기로 했습니다.. 오늘 조선일보의 칼럼에 추의원의 발언내용과 똑같은 칼럼이 쓰여 있더군요.. 조선일보와 같은 말을 하는 추미애의원...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이 순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요? 차분하게 일상의 업무를 수행하라구요? 조용히 있다가 총선에서 심판하면 되는 일이라구요? 그것도 나쁜 방법은 아닙니다만 그들이 더 이상 국민의 힘을 두려워하지 않게 해서는 안됩니다.. 그들이 더 이상 “며칠 지나면 다 잊을 거야”라고, 즉 국민을 ‘새대가리’ 정도로 생각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3월 12일의 수모를 우리 모두 잊지 않도록,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지에 관해서, 또 어쩌면 있을지도 모를 또 한번의 싸움을 위하여 서로를 격려하고 이해시키며 철저히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오늘 야당의 세 대표들이 모여서 “개헌하지 않는다”. “총선연기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에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지 않겠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하겠다”라고 서둘러 국민에게 약속했습니다.. 정말로 그래야지요..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됩니다.. 그동안 한두번 속았습니까? 현실적으로 그들의 마음속에 담긴 향후 계획을 국민들이 직시하고 있기 때문에 서둘러 약속한 것(별로 지키고 싶은 마음은 없으면서도)에 불과합니다.. 그들의 말뒤집기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잖아요?
오늘의 갈등은 우리나라가 지난 역사 과정에서 꼭 치루어야 했던 숙제를 미루어 온 탓이며 어차피 한번은 겪어야 했을 일입니다.. 1905년 을사조약 이후 오늘까지 자신들의 기득권만을 지키기 위해 나라와 민족을 배신해 온 일당들에 대한 단한번의 역사 또는 민족의 심판도 없었습니다... 몇차례의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반민특위 무산, 4. 19 혁명의 무산, 1980년 서울의 봄의 무산, 1987년 6, 10 항쟁의 무산, 역사적 정권교체를 통해 탄생한 김대중 정부의 타협 등 기득권층은 교묘히 역사의 심판을 모면해갔습니다.. 이제 그들은 또 한번 역사의 심판을 비껴가려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탄핵안을 무기로 대통령에게 협박하는 방법이었지만 노대통령은 타협 대신 심판을 택한 것입니다..(그래서 “서로 조금씩 양보하지 그랬어..” 라고 말하면 안되는 겁니다)..
그래서 향후 얼마간 우리 사회가 갈등의 소용돌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이는 변화를 위해 마땅히 치러야 할 댓가입니다... 우리 사회의 수구 기득권 세력들의 연륜을 친일파부터만 잡아도 1905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100년 입니다.. 100년동안 권력을 행사하며 사회 곳곳에 깊게 뿌리박은 저들을 소탕하는 일이 조용조용히 타일르거나, 타협하면서 해결될 일이라 생각하십니까?
이제 우리나 그들이나 마지막 승부가 남았습니다.. 어쩌면 이 승부는 지금까지의 일들보다는 훨씬 더 복잡하고 강력한 싸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4월 15일 총선을 지켜내야 하며 이 총선에서 확실히 우리의 의사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아울러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노대통령이 복귀할 수 있도록 탄핵안처리를 조속히 해주도록 요청해야 합니다..(총선이 끝나면 16대 국회가 바로 해산하는 게 아닙니다.. 그들의 임기는 총선 후에도 두어달은 계속됩니다..)
하지만 여러분 절대로 여러분의 힘이 폭력적으로 나타나서는 안됩니다.. 그들은 지그보다 훨씬 더 시끄러운 사회적 상황이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야 그걸 핑계로 총선 연기를 거론할 수 있고, 나라의 분열상을 강조함으로써 노대통령의 하야를 요청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힘을 모으되 매우 영리하게, 또 그들을 견제하고 감시하며 국민의 힘을 보여주되 어떤 꼬투리도 잡히지 않을 만큼.. 어쩌면 뱀이 가지고 있는 간교함이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한 지 모르겠습니다.. 국민을 ‘새대가리’쯤으로 알고 있는 저들에게 우리는 ‘뱀의 간교함’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