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쯤을 거의 막노동 수준으로 일을 했더니
커니의 살이 더 빠졌나 봅니다.
친구들이 보기 흉하다며(제가 걸어다니는 미이라 같답니다
)
땅에 묻기 전에 몸보신이나 시켜 주겠다고
친구들이 데리고(?)간 고기집 ![]()
어제 그렇게해서 오랜만에 고기 좀 먹으러 갔었습니다![]()
식당에서 수다를 떨며 음식 나오기를 기다리 있는데
그곳에서 제가 잘 알고있는 고등학생이 쟁반을 들고 나오다가
저를 보고 흠짓 놀라더라구요
녀석의 당황스러워하는 모습 때문에 반가움 보다는 혹시나?하는
의심이 먼저 생겼습니다 (워낙 어수선한 세상이다 보니..
.)
"어? 영진아, 여긴 무슨 일이야?"
"그냥... 친구네 집인데 바쁘다고 해서 잠시 일 좀 도와드리는 거에요"
"그렇구나~! 그런데 오늘만 일하는 거니? 아니면 며칠동안 할 거니?"
녀석은 약간 생각을 하다가 대답 했습니다
"하루 3시간 씩 , 며칠 할 꺼에요!"
영진이의 며칠 할 거란 말속엔 왠지 돈이 필요한 듯 했습니다
한참 공부해야 할 고2년생이 아르바이트해 가면서 까지 돈이 왜 필요한지 궁금해졌습니다![]()
일단 식당에서 나오기 전에 영진이의 전화번호와 일을 마치는 시간을 물어 본 후에
시간 맞춰서 녀석에게 전화를 해 봤습니다
한참의 통화 끝에 영진이의 입을 통해서 녀석이 돈이 필요한 이유를 들었습니다
3월 29일이 영진이 어머니 생신이시랍니다.
그런데 언젠가 영진이 어머니께서 지나가는 말씀처럼
"나도 내 생일 날 아빠한테 꽃 한 다발 받아 봤으면 좋겠다!"![]()
그렇게 엄마께서 말씀하시는 걸 듣고 영진이는
"아! 엄마도 여자였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러면서 꽃 조차도 못 받아보신 엄마가 갑자기 불쌍해 지더랍니다.
하지만 지금 아빠의 사정으로는 엄마께 꽃을 사드릴 여유는 없어 보이고...
그래서 생각한 끝에 영진이는 친구집에서 잠시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은 다음... 그 돈을 엄마 몰래 아빠께 드려서... 그렇게 엄마의 생신 날에
아빠께 꽃을 받고 싶은 엄마의 소박한 소원을 들어 드리게 해 줄 계획을 세웠다는 겁니다
아마도 영진이 아버님께서도 아들의 성숙한 마음을 받아 주실거라 생각 합니다
돈이 잠시 없는 건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까요!
힘들지만 그래도 평생을 함께(?) 할 자녀가 반듯한 생각을 가지고 자라 준 것을
오히려 고맙게 생각해 주실겁니다.
어려운 형편이지만 그래도 아빠 앞에서는 가끔 여자이고 싶은 엄마와
그런 엄마 마음을 읽어 준 멋진 영진이...
이렇게 듬직하고 반듯한 아들이 있는 한
아주 잠시(그렇게 믿고 싶어요) 힘든 상황에 처해 계셔도
영진이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행복한 부자이십니다
이런 작고 도 큰 행복을 평생 모르고 살아가실 그 분들...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 있을 자식을 키우신 그분들...
큰 돈 꿀꺽하곤 입 다물고 계시다가
남들 비난 할 때나 입을 여시는 그 분들 보다는 훨씬 행복한 부자라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잠시동안 혹시라도 좋지 않은 일 때문에
영진이가 돈이 필요한건 아닐까 하고 의심 먼저 했던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영진이의 성숙한 생각 때문에...
우리 아버지 앞에서 늘 생각이 어리기만 한 제가 너무 많이 반성도 됐습니다
아마도 저는 많이 자라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 더...
버스 안에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국회의원들은 서민들 살아가는 이야기들 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유가...
서민들의 소박한 (그들의 눈에...)소원들과 행복들을 들으면서
행여라도 ...혹시라도...사람이 되어 갈 까 봐서 무서워서 그런데요
sunh1080 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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