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을 뜬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어둠을 덮는 더 짙은 어둠이 사위를 옥죄어 온다.
일정한 템포로 출렁이는 것으로 보아 이곳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제법 큰 배.
불길한 어둠에 독극물로 변해버린 듯한 검은 바다.
달빛 조차 모습을 감춘 칠흑같은 밤과
시야가 뿌예질 정도로 쏟아지는 빗줄기.
시각은 이미 상실했다.
맨 살에 떨어지는 차가운 촉감이 쉴 틈 없이
스산한 소름을 돋게한다.
더욱 거세지는 비바람.
서늘하다 못해 찢어질 듯 날카로운 바람 소리.
날이 선 청각이 오감의 긴장을 증폭시킨다.
'저벅 저벅'
낡은 거적때기를 입은 거구의 남자가
포식자를 연상케 하는 느린 걸음으로 다가온다.
뒤이어 들려오는 수십의 빈틈없는 걸음소리.
'끼이익 끼이익.'
그들의 걸음에 선박 위의 녹슨 철판이 맞닿으며 소름끼치는 소리가 거부감을 일으킨다.
......
'툭'
2미터 남짓한 거구의 남자가 걸음을 멈추자
뒤따라오던 수십의 정체 모를 이들도 멈춘다.
흐릿하지만 분명하게 보인다.
어둠 속에 둥둥 떠있는 듯한 눈 흰자위.
'꿈뻑 꿈뻑' 차례로 감겼다 떠지는 수십개의 눈알에 환공포증이 생길 것만 같다.
거북함이 요동치던 찰나 하늘이 갈라지는 듯 '쩍' 소리와 함께 번개가 내리친다.
......
이윽고 그들의 불길한 형태가 들어난다.
온갖 철이란 철은 녹슬어 검붉은 진물이 흐르고
수백의 총탄이 박힌 듯 곳곳에 구멍이 뚫린 선박.
그 위에 우둑히 서있는 그들.
절대 악을 숭배하는지 휑한 허공을 보며
사악한 웃음 소리로 포효한다.
억제라곤 찾아볼 수 없는, 서슴없이 목을 잘라버릴 것만 같은, 가히 본능에 의해 살아가는,
법이라곤 없는 극악무도한 흑인 해적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앞엔 손발이 묶인 채 두려움에 떨고있는 인질들이 보인다.
그들은 유흥 거리라도 된 듯 괴랄한 굉음과 함께 무식한 대도로 인질들의 신체를 얇게 썰기 시작한다. 정확히 죽지 않을정도로.
차례로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에 공포가 턱 끝까지 차올라 맨정신으로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
.....
다음은 내 차례다. 나는 인질이다.
떨고있는 인질들이 보인다.
그들은 유흥 거리라도 된 듯 괴랄한 굉음과 함께 무식한 대도로 인질들의 신체를 얇게 썰기 시작한다. 정확히 죽지 않을정도로.
차례로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에 공포가 턱 끝까지 차올라 맨정신으로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
.....
다음은 내 차례다. 나는 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