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유관단체를 다니고 있는 20년차 직장인입니다. 이 회사는 14년째 다니고 있어요.크고 화려한 곳은 아니지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주말이고 밤이고 새벽이고 열심히 일하면서 회사가 커가는 것에 순수한 즐거움을 느끼고 사명감과 애사심이 넘쳤습니다. 그리고 작년 1월부터는 기획본부장 보직까지 맡으며 더욱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 가끔은 벅차기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을,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문제는 올해 1월 발생했습니다. 저희 기관은 3년마다 기관장이 변경되고 대부분 퇴직한 고위공무원이 오십니다. 현재 기관장이 특별히 예뻐하는 A가 있는데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저희 부서의 부장으로 발령을 내셨습니다. (작년에도 A를 부장으로 발령내고 싶어하셨는데 제가 반대해서 못하셨는데, 올해 기어코 자신의 뜻대로 발령을 내셨습니다.)
A에 대한 평판은 무능력에 처세술만 능하다. 자신의 일을 아래 직원들에게 내린다. 부원의 업무를 자신의 실적으로 빼앗는다. 오로지 자신의 권력과 돈에 도움이 되는 일만 관심있고 하려 한다. 여론몰이를 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다.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교묘하게 괴롭혀서 부서이동 또는 퇴사하게 만든다. 등입니다.
그런 A가 다른 부서도 아니고 기획본부로 발령을 받으니 저희 부원들은 그 무능함과 갑질을 몸소 느끼고 힘들어 합니다. 1) A부장이 B(특성화고 졸업후 바로 취직한 어린 여직원)에 대한 말투와 태도를 보고 B가 그만둘 것 같다고(실제로 B가 업무가 너무 힘들다고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것을 제가 한참을 달래서 계속 다니고 있습니다), 2) A부장이 업무 follow-up을 못해서 이해시키느라 업무효율이 떨어진다, 3) A부장에게 업무보고를 해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답변을 해서 답장도 안 했다는 말들이 제 귀에까지 들리니, A에게 조심하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점점 심해져서 횡포의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A는 자신이 굉장히 뛰어나고 완벽하다고 생각하여 조금이라도 안 좋은 말을 들으면 견디지 못하고 막말을 합니다. 제가 여러 차례 쥐의를 주니, 이제는 본부장인 저에게조차 팔짱 끼고 앉아서 "그동안 본부장이라고 네네거리면서 대우해 드린 거에요."라거나, 일처리가 미흡하다고 하면 "지금 저 가스라이팅 하는 건가요? 본부장님이 저 가스라이팅 해서 제가 이상한 줄 알았잖아요.", "기관장님께 가서 3자대면 해 보실래요?"라는 말을 서슴없이 합니다.
도저히 견디지 못한 제가 기관장에게 A의 행태에 관해 여러 차례 말씀드리고 해결책을 찾아주십사 요청을 드렸지만, 처음에 기관장은 A가 절대 그렇게 행동할 리가 없다고 제 이야기를 믿지 않았고, 보다 못한 직원들이 메신저로 대화하라고 해서 메신저를 캡처해서 드리니 그건 보지 않겠다고, 만약 A가 그런 행동을 했더라도 스트레스를 줘서 그랬을 거라고 합니다. "여직원들이 많아서 문제야."라고도 하시고, 오히려 A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 수십억원 이상이 되는 자금 관리를 A에게 하라, 합의결재라인에 A부장을 넣어서 A의 검토를 받도록 하라는 등 저를 배제하려는 듯한 업무 지시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부원들은 A부장을 믿지 못하고 저에게 보고하고 검토받아 처리하고 있습니다.)
기관장님께서 개인적으로 A가 예쁘고 좋을 수는 있지만, 1) 아무런 절차도 거치지 않고 인건비 항목 금액을 넘어 제경비금액을 헐어 A에게 수당을 지급하고, 2) 어떤 사업을 할 때 협의회를 거치도록 되고 있는데 협의회 결정이 마음에 안 드신다고 협의회를 거치지 않고 처리하며, 3) 인사위원회 결정에 대해 A가 이의를 제기하자 인사위원회 위원을 바꾸시는 등 기관 내규와 업무절차를 무시하고 행동하십니다.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게 내규를 개정하는 등 잘 처리하라고도 지시하십니다. 그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면 격노하시고 저와 제 부원에게 고성을 지르며 모든 업무를 하나하나 문제삼고 힘들게 하십니다.
기관장님의 성격은 이미 2년 전부터 겪고 있어 부원들과 오히려 사이는 더 돈독해졌고,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A부장이 올해 1월 저희 부서로 발령을 받아 오면서 기관장님의 차별적 대우와 A를 비상식적으로 우대하는 업무지시에 저조차도 견디기가 힘듭니다.
얼마 전에는 한 부원이 기관장 보고 후 울면서 잠시 보자고 하더군요. "기관장님께서 다시 한 번 경고하는데, 다시 그러면 본부장이랑 세트로 내려보낸다고 말씀하셨어요. 몇 달 전에 본부장님께 보고하지 말고 자신에게 다이렉트로 보고하라고 하셨지만, 기관장 보고 전후에 본부장님께 업무 수행에 대해서는 물어볼 수 밖에 없는데 그런 모습도 보기 싫으신가 봐요. 들어보면 제가 본부장님께 말하는 것조차 싫으신 것도 같아요. 근데 그러면 저는 누구에게 업무를 물어봐야 하나요? 부장님께 물어보면 대답이나 해주실 수 있어요?"라고 펑펑 우는데....제가 잘못한 거 같고, 미안하고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 기관에서 일하는 것이 좋아서, 고생하는 부원들이 안타까워서, 기관장 3년 임기 중 이제 6개월 남았다. 조금만 버텨 보자. 했는데, 저 때문에 오히려 다들 힘들게 하는 거 같아서...휴직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9월 첫째주 회사에 큰 업무가 있는데 그것만 마무리 하고 회사에 말해서 휴직 준비를 하려고 생각을 정리하고, 괜한 소문이 돌지 않도록 저희 부원, 실장들, 몇몇 친한 직원들에게는 왜 갑작스럽게 신변변화가 생길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혹시 다른 이유라고 소문이 나더라도 확실히 알아달라고, 사유는 "기관장과 A"라고요. 그동안 어디 나가서 말하기가 창피해서 이런 일을 당하고 있다, 힘들다는 말을 못했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용기가 나서 말을 하게 되더라고요. 6개월동안 받은 설움과 상처에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인지 말도 술술 나왔습니다.
마음을 정하니 오히려 홀가분해지고 상처도 안 받고 슬픔도 화도 느껴지지 않으며, 그냥 묵묵히 제 할 일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꾸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런 기관장과 A 때문에 본부장님이 휴직하시는 건 너무 자존심 상합니다." "어차피 A 지지파는 10명 남짓뿐이에요. 한 번 해보자고 하세요."
"익명게시판에 투표 해보세요. 누가 문제인지.""저는 본부장님이 계셔서 너무 든든하고 좋았습니다. 계속 본부장님이 계셨으면 좋겠어요." "본부장님이 없으면 우리 업무 협의는 누구랑 해야 해요?""힘이 되어 드리고 싶은데 마음만 앞서네요. 힘내세요.""본부장님이 기획본부에 계셔서 제가 회사를 잘 다닐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많은 직원들이 구두, 메신저, 문자, 카톡으로 응원의 말씀을 전해주셔서, 내가 잘못 살지는 않았구나. 안도감이 들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문제가 있는 특정 직원에 대한 도가 지나친 기관장의 편애로 힘들어서 휴직을 결심했는데,직원들의 응원에 마음이 흔들립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