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6살 직장인 여자입니다
이번 연휴에 친구들이랑 일본 놀러간다고 말 꺼냈다가
왜 이렇게 놀러다니냐 돈은 언제 모으려고 하냐
욕만 잔뜩 먹어서 속상해서 글 올리게 되었어요..
저는 삼남매 중 첫째로 어릴때부터 부모님이 사실 동생들 뒷바라지까지 생각하면 수도권 대학 가는걸 지원해주기 벅차니 지방 국립권으로 가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살아왔고, 성적이 됐더라도 저는 그때 당시엔 수도권으로 가고 싶다는 큰 꿈이 있는 것도 아니라 수용하고 적당한 지방권 국립대를 진학했어요.
20살부터 나가살면서 등록금은 국장으로 거의 나왔고,
달마다 생활비 40 그리고 한 학기 기숙사비 40..
기숙사비도 22살부터는 제 돈으로 자취를 시작하면서 받지 않았어요.
23살부터는 학교 다니면서 인턴 생활 시작하며
그때부터는 수도권에 살면서 생활비도 받지 않았고,
졸업하고 올해 4월까진 수도권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면서
이번에 본가 근처 직장 정규직으로 취업을 하면서
6년만에 본가로 돌아오게 됐어요.
22살부터는 자취비용, 23살부터는 생활비 안 받고
제 나름대로 주변 친구들보단 알바도 일도 열심히 살고
부모님께 손 안 벌릴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많지는 않지만 알바~계약직으로 일하면서 그 동안 단순 저축으로만 2000정도 모았고 저는 그게 나름대로 저만 아는 자랑거리였거든요..
(물론 지금 부모님집에 들어와 살지만 비용상 거리상 본가 돌아와 돈 모으고 독립하는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자취비용이 안 드니까 돈 빠져나가는 일도 많이 없구요)
이번 5월 일 시작하고 친구들과 8월에 제주도 3박4일로 여름휴가 다녀오고 10월 연휴에 일본을 가기로 했었어요.
부끄럽게도 19살 수능 끝나고 6~7연만에 처음 가는 해외여행이었어요. 그동안 코로나도 있었고, 사실 제 사정에서 해외여행 갈 여유까진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 동안 각 잡고 놀러가는건 강원도 한번.. 제주도 이년에 한 번.. 이 정도가 다였던거같아요
근데 이번 10월에 가는걸 얘기하니까
너는 왜 이렇게 놀러다니냐 돈 모을 생각은 없냐
언제모아서 언제 네 집 살려고 하냐 그런소리 들으니까
그냥 맥이 탁 풀리더라고요
제가 언제 그렇게 놀러다녔냐 물어보니까
지금 집 들어와서 놀러다니는거 보면 안 봐도 대학생때부터
뺀질나게 놀러다녔을 것 같대요. 빤히 보인대요.
몇 번 대꾸하다가 그냥 저는 놀 생각밖에 없다는 대답이 억울하고 어차피 듣지도 않을 것 같았어서 방에 들어왔어요.
사실은 그냥 자기 멋대로 서울로 대학가니까 생각보다 별 말 없이 지원해주는 여동생이나
그 정도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대학교때부터 심하면 지금까지도 친한 친구들은 여행 간다면 용돈 챙겨주시는 다른 부모님들이나 다 너무 부러웠어요
중고등학생때는 용돈을 안 주셨어요.
언제는 한 번 친구들이랑 노느라 전날 만원 받아가고 다음 날에도 약속이 있어서 오천원만 줄 수 있냐하는데
너는 맨날 놀기만하고 돈 쓰냐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친구들이랑 놀러가는 것도 눈치가 보였어요.
차라리 매달 같은 금액을 달라해도
그냥 달라해서 타다쓰라는 답변만 들었었던 적도 있었죠.
안 나가 버릇하니까 또 약속을 안 나가도 괜찮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대학가서 본가에 나와살기 전까지
제 자신이 내향적인 사람인줄 알았어요.
그게 아니었지만요
나가살면 그런 소리 안 듣는 것도 아는데
그리고 그래서 사실 지금까지 집에 안 들어올라고 한거였는데
말 그대로 돈 모아서 완전히 독립하려면 집에 안 들어오곤 돈이 잘 안 모였어요.. 이것또한 핑계고 사실 부모님 말처럼 제가 한량처럼 살 생각하는 사람이면 어떡하죠?
그냥 내 돈으로 놀러간다고 말하면 잘 다녀오라고 재밌게 놀라고 말 해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을까요..
부모님이 절 사랑하는 걸 아는데 이런 말 들을때마다 16살때 고작 오천원에 안 좋은 얘기를 듣던 중학생으로 돌아가는 기분이고 심장이 바닥까지 내려앉네요. 저는 언제쯤 이런 감정에 얽매이지않을 수 있을까요 ..
사실 이 개뚱뚱한 글 쓰는것도 말 끝나고 눈물 쏟아질 것 같아서 근데 또 울기는 싫어서 방 들어와서 횡설수설 뭐라도 쓰고 있는거예요 ㅎㅎ 이런 글도 처음 써보는데 진정되는데 도움은 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